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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과학 Neuroscience

인간의 행동이나 생각에 대한 이해와 이를 조절해 보려는 노력은 아주 오래전 부터 심령술, 처세술을 비롯한 다양한 방법으로 시도 되었다. 그러다 19세기 들어 프로이드의 분석 심리학이 발전하면서 학문으로서의 틀을 갖추게 되었다. 이를 활용한 심리상담이나 임상실험 들을 통해 인간의 심리를 알아보고 정신질환을 치료하고자  하였지만 본격적인 신경생물학이 자리잡기 전까지는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현재는 확실한 효능과 예측 가능한 약물들을 이용한 정신질환의 치료와 관리가 일반화되어 있다. 지난 수백년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인간의 생각과 행동을 이해하고 이를 각종 사회규범이나 교육, 그리고 스트레스와 갈등을 완화하는데 활용하기에는 너무도 모르는 것이 많다. 

과연 현대 생물학이 그 동안 심리학이나 정신병리학에서 밝혀낸 내용에 더해 어떤 사실들을 밝혀내고 있는지 알아보도록 하자.  이곳에는 정신건강과 정상적인 신경활동에 관한 내용을 주로 소개하였다.

신경과학 Neuroscience 2024 Topics

neuroscience

physiology cell biology

사람의 뇌는 기다릴 줄 안다.

우리 사회는 “빨리”라는 생활신조를 가진 것 같습니다. 빨리 가야하고, 빨리 먹어야 되며, 빨리 끝내야 하는 민족이죠. 그러다 보니 모든 일을 빨리 수행하는데 초점이 맞춰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자연계는 우리의 의도대로 빨리 움직여주지 않는 경우가 많죠. 특히 발생과정에서 일어나는 일련의 과정들은 순서에 따라 차분히 진행되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물며 인간의 뇌를 완성하는 일은 빠른 속도로 진행하기에는 너무도 복잡하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다른 포유동물들에서는 불과 수 주 안에 일어나는 뇌의 숙성 시간이 인간에게서는 몇 달, 길게는 수 년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우리는 왜 인간의 뇌에서만 숙성과정이 천천히 일어나는지 그 원인이나 기전을 알지 못하고 있었죠. 여기 소개한 논문에 따르면 인간의 뇌는 후성유전학적 방법으로 숙성 시간을 늦추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인간의 줄기세포에서 신경세포의 분화를 유도하면서 세포 안에 내재된 발생 지연 기전을 밝힌 것이죠. 이 주제는 이미 지난 Topic ID No. 009에서 미토콘드리아의 대사 속도와 신경 발달 속도의 관계를 주제로 다루었던 적이 있습니다. 이제 좀더 깊이 들어가 후성유전학적 변화가 뇌의 발달 시기를 결정한다는 것이 밝혀진 셈이죠. 왜 인간 뇌의 성장이 느린 가에 대한 의견을 피력 하자면, 인간의 뇌는 그 크기도 크지만 특히 대뇌피질의 복잡한 기능을 수행하는 구조와 회로가 완성되기 위해서는 단순히 내재된 신호만으로는 올바르게 형성되기 어려울 것으로 여겨집니다. 즉, 환경에서 오는 자극과 반응 그리고 반응에 따른 결과까지 분석하여 회로가 완성되니 그만큼 시간이 필요한 것이 아닐까요? 사람은 환경과 교육에 의해 완성된다는 말이 생각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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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포의 숙성은 세포의 기능에 변화를 주는 유전자 발현, 신진대사 그리고 생리적 변화를 수반한다. 사람의 신경은 대부분의 다른 세포에 비해 이 과정이 훨씬 오래 걸린다. 어떤 신경 세포는 거의 20년이 걸리는 것도 있다. 가설에 따르면 이런 장기간의 숙성이 인간 두뇌의 특이한 특징을 만드는데 기여한다고 한다. “이게 사실인지 모르는 이유는 아직 실험적으로 발생과정의 기간이 신경회로에 어떤 역할을 미치는지 알아볼 수 없었기 때문이죠.” Vlaams Institute for Biotechnology의 신경생물학자인 Pierre Vanderhaeghen의 말이다.

Memorial Sloan Kettering Cancer Center의 연구진이 Nature에 발표한 논문을 통해 후성유전학적 조절이 전사과정을 방해하여 인간 두뇌의 숙성을 지연시킨 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뇌의 발달과정에 대한 이러한 조절을 이해 함으로써 각종 뇌 질환의 연구 모델과 가능성을 한층 향상 시킬 수 있을 것이다.

인간 신경의 숙성 기전과 그 메카니즘을 연구하고 있는 Memorial Sloan Kettering Cancer Center의 발생생물학자이자 이 논문의 저자이기도 한 Gabriele Ciceri에 따르면 “이 과정은 종에 따라 특징적인 형질로 알려져 있으며, 실험실로 옮겨진 경우에도 유지되는 것으로 미루어 세포가 특정한 과정을 수행하는 속도를 조절하는 세포내 요인이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고 한다.

신경 숙성과 관련한 세포 수준의 조절과정을 연구하기 위해, Ciceri와 그의 연구팀은 새로운 인간 만능 줄기세포(human pluripotent stem cell, hPSC) 배양법을 개발하여야 했다. 세포분화를 유도하는 2 가지 경로를 차단하여 같은 시기에 해당하는 신경 줄기세포를 얻었다. 그리곤 이들을 신경세포로 분화시켰다.

이렇게 동기화된 신경세포 배양을 통해 시냅스 형성, 세포 길이 신장, 그리고 전기적 성질을 추적하여 100일 이상에 이르는 숙성과정을 관찰하였다. 즉, RNA-염기서열분석과 assay for transposase-accessible chromatin(ATAC) sequencing을 통해 신경신호생성과 연결 그리고 대사과정이나 면역과정에서 역할을 하는 유전자들이 점진적으로 활성화되는 과정을 보여 주었다.

연구자들은 이런 숙성과정 동안 염색체 구조와 후성유전학적 경로와 관련된 유전자들이 감소하는 것을 알 수 있었고 이들이 숙성과정을 조정하는데 어떤 역할을 하는지 알아보았다. 즉, 신경세포에서 선택적으로 이런 유전자들을 제거하여 보았다. 염색체 구조를 조절하는 유전자의 상실은 숙성과 관련된 유전자의 조기 발현을 유도하고 전기신호 생성능력이 일찍 발달하게 만들었다.

다음으로 연구자들은 히스톤 변형 효소들에 대한 억제제들을 이용하여 후성유전학적 변형이 숙성과정에 어떤 역할을 하는지 알아보았다. 이 단백질 중 3 가지에 대한 억제제가 각기 독립적으로 신경의 숙성과정을 촉진했다. 연구진은 신경숙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특정 단백질, enhancer of zeste homolog 2(EZH2)의 기능에 초점을 두었다. 전구세포에서 EZH2를 억제할 경우 활동전위, 시냅스 표지 유전자, 그리고 숙성 RNA의 발현이 처리하지 않은 신경세포에 비해 증가하였다.

EZH2는 DNA결합 히스톤 단백질에 메틸기를 첨가하기 때문에 연구진은 숙성기간 동안 전구세포와 신경에서 이 특정한 히스톤 단백질의 변화를 살펴보았다. 전구세포에서는 시냅스형성과 관련된 유전자들 일부는 억제와 활성화 두 가지 후성유전학적 특성이 모두 나타났다. 이런 유전자들은 준비 상태임을 알 수 있다. 반면 다른 유전자들은 초기에 후성유전학적으로 억제 신호와 일치하였고, 후기로 갈수록 전사를 활성화 시키는 방향으로 히스톤이 변형된다. EZH2를 억제하면 초기 신경세포에서 억제성 변형이 줄어드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런 숙성 관계 유전자의 직접적인 조절 이외에도, EZH2에 의한 억제성 변형에 의해 전구세포 안에서 다른 염색질 조절 유전자들이 대기 상태를 유지하는 것을 보여 주었다. 보통 신경세포가 숙성하거나 또는 EZH2의 작용을 억제하면 이런 조절자들의 활성화로 이어지고 세포의 발생에 관여하게 된다. “우리는 이 억제 장치를 풀어 이 숙성과 관련된 유전자들의 발현을 보다 빨리 일어나게 한 겁니다.” Ciceri의 말이다.

Dl 연구에 직접 참여하지 않았던 Vanderhaeghen은 염색질 조절자들에 대한 영향은 신경세포의 숙성 속도와 일하는 것을 발견했다. 하지만 그는 어떻게 대사 과정과 같은 다른 요인들이 여기서 발견된 억제현상과 관계되는지 더 궁금해 했다. “만약 이걸 시계라고 가정한다면, 이는 하나의 시계인가요? 아니면 다른 것과 연계된 것인가요?”라고 그는 물었다.

Ciceri의 바램은 여기서 발견된 사실과 방법들이 다른 연구자들이 보다 일정한 숙성과정에서 신경활성과 발생을 연구하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것이다. 이는 또한 뇌의 다른 부위를 연구하거나 다른 종간에 숙성 속도를 비교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나는 이런 일종의 후성유전학적 시계가 어떻게 조절되는지 그 기전을 알고 싶은 마음입니다.” 라며 Ciceri은 말을 마쳤다.

<이 글은 아래의 기사를 편역한 것입니다.>

Shelby Bradford, 2024, Human neurons play the waiting game. The Scientist Jun 5, 2024.

<원문 References>

1. Marchetto MC, et al. Species-specific maturation profiles of human, chimpanzee and bonobo neural cells. eLife. 2019;8:e37527

2. Sousa AMM, et al. Evolution of the human nervous system function, structure and development. 2017;170(2):226-247

3. Ciceri G, et al. An epigenetic barrier sets the timing of human neuronal maturation. Nature. 2024;626:881-890

4. Chambers SM, et al. Combined small-molecule inhibition accelerates developmental timing and converts human pluripotent stem cells into nociceptors. Nat Biotechnol. 2012;30:715-720

5. Maroof AM, et al. Directed differentiation and functional maturation of cortical interneurons from human embryonic stem cells. Cell Stem Cell. 2013;12(5):559-572

6. Iwata R, et al. Mitochondria metabolism sets the species-specific tempo of neuronal

development. Science. 2023;379(6632):abn4705

neuroscience

physiology genetics

한 유전자가 사회적 행동에 미치는 도미노 효과

인간의 품성이나 특성이 유전된다는 것이 사실일까요? 인간의 고유한 특성이라고 할 수 있는 사회성이나 성격 등의 형질까지 유전자에 쓰여 있는 걸 까요? 이런 의문들을 품었던 기억이 납니다. 한 생물의 형질은 결국 유전자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은 당연하겠죠. 사람이라고 예외일 수는 없을 겁니다. 다만, 염기서열이 모든 것을 결정하지는 않고 후성유전학적 특성에 의해서 결정되는 부분이 상당할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후성유전학적 특성은 포유류의 경우 다음 세대로 유전되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Topic No. 052, 058) 결국 후성유전학적으로 결정된 형질은, 즉 품성은 자식 세대로 넘어가긴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래의 글은 동물의 사회적 행동 특성이 특수한 전사 인자에 의해 결정될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비록 자세한 기전을 밝히지는 못했지만, 환경에 반응하는 특성이 특정 전사인자의 존재 여부에 의해 결정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논문입니다. 요즘 들어 개체의 환경과 경험에 따른 후성유전학적 특성이 각 개체의 행동과 생각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들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Topic No. 021, 022). 이에 더해 트랜스포손이라고 부르는 이동성 DNA부위가 정신질환과 관계가 깊다는 보고들도 나오고 있죠(Topic No. 028). 이런 유전자의 변화가 다음 세대로 넘어가는지는 더 연구해봐야 알겠지만, 이 논문에서 주장하듯이 성격이나 행동 패턴이 한 두 개의 전사인자에 의해 조절된다면, 후성형질의 유전도 생각보다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어쨌든 실제로 한 개체의 행동 패턴이 몇몇 유전자에 의해 결정되는 도미노 효과인지, 아니면 그저 어떤 전사 인자의 발현 정도가 뇌의 기능이나 발달에 영향을 미쳐서 생기는 간접현상인지는 좀더 확인해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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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쥐 뇌의 전사 인자 하나가 스트레스, 사회적 행동, 그리고 면역력에도 영향을 준다.


오래 전부터 과학자들은 여러 유전자의 발현을 조절하는 전사인자(transcription factor, TF)가 행동을 조절하는 핵심 역할을 할 것이라 생각해 왔지만, 그 실예를 찾아야 했다. Virginia Commonwealth University의 신경과학자인 Peter Hamilton은 수 년 동안, 특히 사회적 행동과 관련된 전사인자 연구에 매진해왔다. 이들은 2019년 생쥐에서 스트레스 회복력(stress resilience)과 관련된 전사인자를 발견했다. 이들은 최근의 연구에서 같은 전사인자가 사회적 행동들을 전반적으로 조절하며, 또한 면역에도 관계되었음을 밝혔다. 이들의 발견은 Translational Psychiatry 지에 보고되었고, 이는 포유류의 사회적 행동에 대한 유전적 근거를 밝혔을 뿐 아니라 정신 질환과 관련된 유전자를 밝히기 위한 토양을 마련한 셈이다.


Hamilton이 처음 밝힌 신경 조절자는 TF의 가장 큰 그룹, Krüppel-associated box (KRAB) zinc finger proteins (ZFP)에 속하는 전사인자다. 이 그룹에 속하는 TF들은 유전자 발현을 조절할 뿐 아니라 특히 transposable element(트랜스포손; 이동인자; 다른 유전자들에 영향을 미치는 DNA 서열을 포함한다)를 억제한다. 최근의 연구에서 이들이 주목하는 전사인자, ZFP189에 대해 기능이 완전히 달라지는 합성체(synthetic)를 만들어 어떻게 스트레스에 영향을 주는지 연구하였다. 즉, ZFP189의 억제 부위를 통째로 제거하여 이동인자에 대한 억제효과는 제거하고 도리어 활성자를 만든 것이다. 이어서 연구자들은 생쥐에게 합성체 또는 정상인 Zfp189 유전자를 잉여로 넣어 발현시켜 보았다. “아마도 이동인자가 너무 많거나 너무 적어서 사회적 행동에 조절장애가 생기는 지점이 있을 것입니다.”  Hamilton의 설명이다.

곧 이들은 합성체 TF가 신경생리에 문제를 일으킨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합성체 TF를 발현시킨 경우 정상 TF를 발현시킨 것에 비해 전전두엽(prefrontal cortex)의 신경들이 버섯 형태의 돌기를 내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이 부위는 스트레스를 감지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곳이다.

다음으로 이런 변형이 스트레스 내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보기 위해, 합성체 ZFP189를 가진 생쥐를 크고 난폭한 생쥐와 같은 방에 넣어 보았다. 대개의 생쥐들은 다소의 적대감을 견딜 수가 있는데 이 생쥐들은 달랐다: 이들은 사회적으로 완전히 따로 놀았다. 이 과정에서 연구자들은 ZFP189가 단순히 스트레스에 대한 반응에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좀 더 넓게 사회성에도 영향을 줄 지 모른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ZFP189가 집단에서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기로 했다. 이 합성체 TF를 갖는 생쥐가 위계질서를 인식할 수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연구진은 사회적 우월성 관 실험(social dominance tube test)를 수행했다. 이 실험은 2마리가 같이 통과할 수 없을 정도로 좁은 관의 양끝에 생쥐를 서로 마주보는 방향으로 가게 하여 어느 놈이 돌아서는지 알아보는 것이다. 일반적인 경우는 대개 상위에 있는 생쥐가 그냥 지나가고 아래 위치에 있는 생쥐가 돌아 나온다. “우리가 이 합성체 TF를 갖는 생쥐를 넣고 실험한 결과는 완전히 임으로(random chance) 일어났고 우리가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결과가 나왔다.

상대의 사회적 지위에 상관없이 합성체 TF를 가진 생쥐는 반 정도가 그냥 지나갔고 반 정도는 돌아 나왔다. “이는 이 전사인자가 사회적 지위를 인지하는데 관여한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Hamilton의 지적이다.


이 TF가 생각보다 더 많은 인지 작용에 관여한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연구진들은 합성체 TF에 의해 영향 받는 전전두엽의 신경들을 RNA sequencing(염기분석)을 통해 분석하기에 이르렀다. 합성체 ZFP189는 수 백개의 전이 인자들을 활성화 시켰다. 이들은 유전자 발현에 관해 도미노 효과를 가질 것으로 여겨지는 것들이다. 더 깊이 연구한 결과, 합성체 ZFP189에 의해 깨어난 전이 인자들은 면역 유전자들을 막는 반면, 정상 ZFP189 는 이들의 발현을 촉진시킨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ZFP189가 일반적으로 면역 유전자들의 발현을 활성화 시킨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과학자들은 의문을 품게 되었다. 뇌는 면역에 관한한 특수한 기관이다. 즉, 병원균을 막는 물리적인 장벽을 갖고 있어 면역세포의 지속적인 감시가 덜 이루어지는 곳이다. 따라서 연구자들은 이들 면역 인자들이 평소에 전전두엽에서 무슨 일을 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 예전에 과학자들은 염증이 생긴 개인은 사회부터 격리되고자 하는 경향이 있다고 제안한 적이 있다. 이는 감염의 사회적 확산을 막는 순기능이 있고, 따라서 이 면역 유전자들이 개체가 아플 때 사회로부터 은둔하는 행동을 유발한다는 가설을 세울 수 있다.

“신경과학계에서 뇌와 면역기능이 가깝게 연결되어 있다는 주장은 유행처럼 번지고 있습니다.” the Swiss Federal Institute of Technology in Lausanne의 분자 유전학자 이자 이 연구에는 직접 관여하지 않았던 Didier Trono의 말이다. “사실, 어떤 신경작용의 지배 유전자(master gene)로 보이는 조절인자는 면역 기능에서도 중요한 조절자로 보입니다.” 이에 더해 생리학적으로 이들이 연결되어 있을 것이라고 한다. Hamilton은 이와 달리 면역 인자들이 뇌에서 또 다른 기능을 갖게 되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람에서 ZFP189의 기능은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다. “이 연구는 생쥐에서 이루지긴 했지만, 한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KRAB ZFP중 하나는 인간에서도 유사 유전자가 발견되었다는 겁니다.” Trono의 말이다.

이어서 Hamilton의 계획은 이 TF를 연구하여 신경관련 질환에서의 역할을 맑히는 것이다. “이 연구에 의해 전이 인자가 뇌 질환 중에 많이 나타나는 사회성 결여에 대한 적절한 기전을 밝혀줄 것입니다.” 라고 말을 맺었다.


<이글은 아래의 기사를 번역한 것입니다.>

Kamal Nahas, PhD. 2024, One gene with a domino effect on social behavior. The Scientist Apr. 29, 2024.

<원 기사 references>

1. Lorsch ZS, et al. Stress resilience is promoted by a Zfp189-driven transcriptional network in prefrontal cortex. Nat Neurosci. 2019;22(9):1413-1423.

2. Truby NL, et al. A zinc finger transcription factor enables social behaviors while controlling transposable elements and immune response in prefrontal cortex. Transl Psychiatry. 2024;14(1):59.

3. Playfoot CJ, et al. Transposable elements and their KZFP controllers are drivers of transcriptional innovation in the developing human brain. Genome Res. 2021;31(9):1531-1545.

4. Yang P, et al. The role of KRAB-ZFPs in transposable element repression and mammalian evolution. Trends Genet. 2017;33(11):871-881.

5. Fueyo R, et al. Roles of transposable elements in the regulation of mammalian transcription. Nat Rev Mol Cell Biol. 2022;23(7):481-497.

6. Arnsten AFT. Stress signalling pathways that impair prefrontal cortex structure and function. Nat Rev Neurosci. 2009;10(6):410-422.

neuroscience

physiology

플라나리아를 이용한 동물행동 실험

이 글은 지난 50, 60년대 McConnell의 플라나리아를 이용한 동물행동 연구결과들에 대한 재조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결과들이고 이 후 재현이 어렵다는 이유로 파기되다시피한 연구 결과들이지만 현재에 이르러 이 실험들에 대한 재평가가 이루어지고 있고 일부는 다시 입증이 가능하다는 것이 알려지고 있습니다. 본인도 대학 시절 이 플라나리아 실험에 대한 글을 읽고 신경생물학의 꿈을 키웠던 생각이 납니다. 개천에서 직접 잡은 플라나리아들을 키웠던 기억도 나는 군요. 하지만 생각보다 까다로운 동물인지 실험은 전혀 못해보고 다 죽었던 기억이 납니다. 이 글에서는 오래전에 진행되었던 플라나리아를 이용한 동물행동실험을 소개하고 문제점이 무엇이었는지 그리고 앞으로의 전망을 간단히 소개하고자 합니다. 우선 플라나리아(Planaria)를 간단히 소개하자면, 편형동물문(phylum Platy-helminthes)에 속하는 동물로 종에 따라 크기가 1 mm에서 90mm(9 cm)까지 다양합니다. 대부분이 담수에 살며 해수나 육상인 경우도 있죠. 수생종의 경우 섬모와 꼬리의 운동으로 미끄러져 다는데, 플라나리아는 여러 자극에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따라서 빛도 줄이고 될 수 있는 데로 조용한 환경을 유지해주어야 합니다. 플라나리아는 뇌를 가진 가장 하등(?)한 동물이라고 할 수 있죠. 즉, 중추신경계를 갖으며 포유류의 거의 모든 신경전달물질들이 발견됩니다. 이런 이유로 약물 연구에 많이 사용되었는데,. 약물을 처리하는 방법은 그들이 자라는 물속에 직접 약물을 넣는 것입니다. 실험 목적에 따라 다양한 종이 이용되지만, 민물 플라나리아의 일종인 Girardia dorotocephala와 Dugesia Japonica, 그리고 Schmidtea mediterranea 등이 가장 많이 실험에 사용되고 있습니다. 실험실에서 쉽게 키울 수 있고 현재는 유전체도 밝혀져 있습니다(Grohme et al., 2018). (그림 출처 : Deochand N, et al.,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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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나리아는 머리와 뇌를 비롯한 신체 모든 부분을 재생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이런 능력은 다른 동물에게선 찾아보기 힘들다. 연구자들은 플라나리아를 훈련시킨 후 이 개체를 앞과 뒤로 잘라, 훈련된 형질이 머리와 꼬리부분에 모두 남아 있는지 실험해보았다. 이는 동물행동의 학습을 이해하는데 아주 중요한 질문이다. 즉, 학습이 머리와 뇌에 국한되어 남아 있을까? 하는 질문이다. 이 실험은 오래 전부터 실시되었으나 수많은 상이한 결과들과 잘못된 해석이 나와 큰 진전을 보지 못했다. 하지만 분자생물학적인 기술과 각종 분석기술이 발달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플라나리아 논쟁

Thompson과 McConnell (1955)의 논문이 아마도 이 논쟁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은 G. dorotocephala를 이용해 조건반사 실험을 실시했다. 이들은 빛을 조건 자극(conditioned stimulation, CS)으로 전기쇼크를 이에 따른 무조건 자극(unconditioned stimulation, US)으로 사용하였다. 즉, 빛을 3초간 비추고 마지막 1초동안은 전기쇼크를 동시에 가하는 식이다. 몇 차례 이를 반복한 후 학습이 되었는지를 판단하기 위해, 전기 쇼크 없이 빛만 쪼였을 때도 수축하거나 방향을 바꾸는 지(contraction or turn)를 조사하였다. 이런 변화가 앞에 언급한 조건 반사 학습에 의한 것인지 확인하기 위해 3가지 대조군이 필요한데, 첫째는 빛 만을 쪼이는 경우(light control, LC), 둘째는 자극이 전혀 없는 경우 (response control, RC), 셋째는 전기 쇼크만 같은 횟수를 처리한 경우 (Shock control, SC)이다. LC와 RC의 경우는 자극이 반복될수록, 실험에서 빛만 쪼였을 때 반응하는 횟수가 줄어드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이는 자극에 순응(adaptation)하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일 것이다. 이와 비교하여 실제 빛과 전기쇼크를 같이 처리한 실험군은 횟수가 많아 질수록 반응하는 경우가 늘어났다. 즉, 학습이 된 것이다. SC 그룹을 이용해 전기쇼크 자체가 빛에 대한 민감도를 높인 것이 아닌지 알아보았다. SC의 경우 처음과 마지막 15회 시도 후에 나타난 빛에 대한 반응 정도의 차이가 가장 적었다.(아래 그림 Figure 3 참조)

이들은 이 학습실험을 재생실험으로 확장해 보았다. 즉, 훈련 후 몸을 둘로 나누어 조건반사 학습이 재생된 조직에 남아 있는지 확인한 것이다. RC 그룹은 훈련을 받지 않은 그룹으로 이들도 몸을 둘로 나누어 해부과정 자체가 쇼크나 빛에 대한 반응에 영향을 주었는지 확인하였다. 이들의 결과는 놀랍게도 학습반응이 머리 부분과 꼬리 부분 둘로 나누어진 조직에 모두 남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McConnell et al., 1959). 하지만 일부 학자들은 이 실험에 대해 대조군 설정에 문제가 있다고 비판하였다.

Halas 등(1962)은 이 실험을 재현하였는데 실험군과 LC그룹 간에 차이가 더 적은 것을 제외하고는 비슷한 결과를 얻었다. Halas의 해석에 따르면 빛 자체가 일종의 약한 무조건 자극(US)으로 작용하여 방향전환이나 수축을 유발하였고, 따라서 실험군의 결과를 일종의 민감화(sensitization)로 해석하는 것이 옳다고 주장하였다. Halas가 빛을 약한 무조건 자극(unconditioned stimulant)로 본 것은 옳지만, 민감화라는 해석은 오류가 있다고 본다. 왜냐하면 그들의 데이터를 그래프로 그려보면 실험군은 상향 또는 유지되는 경향을 볼 수 있고 다른 대조군들은 하향곡선을 그리는 것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Figure 4 참고).  Halas의 실험이나 McConnell의 실험결과를 분석해보면 모두 민감화 현상을 볼 수는 없다. 왜냐하면 SC 그룹에서 계속되는 자극에 방향 바꾸기(turn)의 수가 줄었지만 수축(contraction)의 경우는 변화가 없었기 때문이다. 즉, 민감화로는 해석할 수 없는 실험군의 반응성 증가를 보였기 때문이다. Halas는 실험 결과를 분석하는데 분명해 보이는 실험결과에 대해 null-hypothesis significance testing(NHST)를 사용해서 실험군과 대조군 간에 차이가 없음이라고 결론을 냈다. 당시 과학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컸고, McConnell의 연구 결과가 과학적으로 논란거리라는 기록물이 나오면서 대중들이 그의 발견을 믿지 못하게 만들었을 가능성도 있다.

Halas 등은(1962)이런 반응이 조건반사의 결과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조건 반사가 아니라는 의견에는 크게 2 가지 주장이 있다. 쇼크 자체가 플라나리아의 자극에 대한 반응성에 변화를 주어 빛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도록 하였거나(위에서 언급했듯이 SC 그룹의 결과는 이를 지지하지 않는다.), 가성-조건화가 일어나면서 생긴 결과라는 것이다. 즉, 임의로 주어진 빛이나 전기 쇼크는 실험군에서 비슷한 결과를 도출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후 이어진 다양한 실험 설계를 통해 이 현상을 민감화나 가성-조건반사로 해석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의견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그런데 McConnell(1962)의 실험에서 이런 학습의 결과가 먹이를 통해 다른 개체에게로 전달될 수 있다는 주장은 더 많은 논란을 일으켰다. 이 실험은 적절한 대조군(동종포식의 영향이나 동종포식 후 빛만 쪼인 대조군)이 없었다. 그 결과 이를 “기억 전달”이 아니라 민감화나 가성-조건반응으로 비판하는 비평가들에게 빌미를 제공한 셈이 되었다. 결국 그들의 많은 연구들이 심리학계에서 이야기 거리 정도로 폄하되었다. 하지만 시대가 바뀌면서 분자적인 연구들이 진행되었고 RNA interference를 이용한 실험에서 McConnell의 실험결과와 해석을 지지하는 결과들이 나오기 시작했다(Duncan et al., 2015).

플라나리아는 획득 형질이 세대를 넘어 유전이 될 수 있느냐에 대한 해답을 지니고 있을 지도 모른다. 재생이 잘 일어나는 특징으로 인해 일찌감치 바이스만의 장벽(Weismann barrier)이 작용하지 않을 것임을 예고한 플라나리아는 이미 오래전에  학습의 결과가 후성유전학적 변화를 야기하고 이것이 자손에게 전달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셈이다. 플라나리아의 재생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줄기세포들은 인근의 다른 세포로부터 여러 정보를 받을 수 있고 이때 학습행동 등 여러 정보가 체세포에서 신생 신경조직으로 옮아갔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아직 어떤 형태의 정보가 언제 어디로 얼마나 전달되는지는 모르지만 이는 본격적인 연구가 진행되어야 할 이유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글은 아래의 논문 중 일부를 발췌 편역한 것입니다.>

Deochand N, Costello MS, Deochand ME, 2018, Behavioral research with planaria. Perspectives on Behavior Science (2018) 41:447–464: https://doi.org/10.1007/s40614-018-00176-w

<인용 논문>

Duncan et al., 2015, Cell Reports 13, 2741–2755: http://dx.doi.org/10.1016/j.celrep.2015.11.059

Grohme MA, et al., 2018, The genome of Schmidtea mediterranea and the evolution of core cellular mechanisms. Nature 554: 56-61: doi:10.1038/nature25473

Halas, E. S., James, R. L., & Knutson, C. S. (1962). An attempt at classical conditioning in the planarian. Journal of Comparative & Physiological Psychology, 55(6), 969–971.:  https://doi.org/10.1037/h0040092.

McConnell, J. V., Jacobson, A. L., & Kimble, D. P. (1959). The effects of regeneration upon retention of a conditioned response in the planarian. Journal of Comparative & Physiological Psychology, 52, 1–5: https://doi.org/10.1037/h0048028.

McConnell, J. V. (1962). Memory transfer through cannibalism in planarians. Journal of Neuropsychiatry, 3(1), 542–548.

Thompson, R., & McConnell, J. V. (1955). Classical conditioning in planarian, Dugesia dorotocephala. Journal of Comparative and Physiological Psychology, 48, 65–68. https://doi.org/10.1037/h0041147.

neuroscience

cell biology

기억은 DNA가 잘리고 회복되면서 만들어진다.

뇌에 관한 연구는 분자생물학적인 기술과 생체를 분석하는 각종 기술들이 발달하면서 놀라운 발견들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동물을 이용한 실험을 통해 후성유전학적 변화와 RNA 그리고 유전체의 변화가 뇌의 기능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과연 어떤 진실이 숨어 있을까? 하는 기대감이 듭니다. 이와 동시에 이런 동물실험들이 인간에게 얼마나 적용될 수 있을까? 하는 회의적인 생각도 듭니다. 이번에 소개할 논문은 기억형성과정에서 신경세포의 DNA가 끊어지고 다시 회복되는 염증반응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밝힌 논문입니다. 단, 여기서 얘기하는 기억(memory)은 사람이 무언가를 공부해서 머리에 집어넣는 서술적 기억(declarative memory)을 얘기하는 것은 아닙니다. 여기서의 기억은 전기쇼크를 받았던 것을 기억하는 일종의 정신적 외상(트라우마, trauma)을 말합니다. 사실 개인적으로 이 정신적 외상이라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 “혹독한 정신적 경험이 실제로 물리적인 손상을 입힐 수 있을까?” 라고 생각한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 논문에 따르면 트라우마를 겪는 과정에서 실제로 신경세포의 DNA가 끊어지는 손상을 입을 뿐 아니라 이를 회복하는 과정이 상처처럼 뇌에 남게 된다는 것이죠. 인간은 살면서 여러 사건으로 인해 트라우마를 겪기 마련입니다. 이런 트라우마는 종종 가족이나 당사자에게 큰 문제가 될 수 있죠. 이 논문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데 중요한 단서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유명 학술지에 실린 만큼 실험기술이나 결과의 해석에 대해서는 충분히 검증이 됬겠지만, 사실 많은 실험이 사후에 측정해야 하는 등 특수한 상황에서 진행되었다는 점도 고려되어야 할 것 같군요.

081

생쥐의 신경세포는 염증반응의 도움을 받아 장기기억을 만든다.

장기기억(Long-term memory)이 만들어질 때 신경세포는 자신의 DNA가 끊어질 정도의 강력한 전기적 활성을 경험하게 된다. 이어서 염증반응이 일어나 이렇게 만들어진 손상을 회복하고 기억을 견고하게 만들어준다는 사실이 생쥐 실험을 통해 밝혀졌다.

지난 3월 27일 Nature에 발표된 논문의 내용은 “정말 흥미롭습니다.” 이 연구에 직접 관여하지 않은 MIT in Cambridge 의 신경생물학자인 Li-Huei Tsai의 말이다. 그들에 따르면 기억을 형성한다는 것은 “위험한 일”이라는 것을 보여준 겁니다.  그녀는 말을 이었다. 일반적으로 DNA 이중 나선의 두 가닥이 모두 끊어지는 것은 암을 포함한 질병 들과 관련되어 있다. 하지만 이 경우는 DNA가 끊어지고 회복되는 주기가 어떻게 기억이 생성되고 유지되는 지를 설명해준다.

이 논문은 또한 흥미로운 가설을 제시한다: 즉, Albert Einstein College of Medicine in New York City의 신경 과학자이며 이 논문의 공동저자 이기도 한 Jelena Radulovic은, 알츠하이머와 같은 퇴행성 신경질환 환자 들은 이 과정에 문제가 있어 신경의 DNA에 이상이 누적된 것이 아닐까? 라는 가설을 제시하였다.


염증반응

이 논문이 DNA 손상이 기억과 관계가 있다는 것을 처음 주장한 것은 아니다. 2021년 Tsai와 동료들은 DNA 이중가닥 손상이 뇌 전체에 걸쳐 일어나며 기억과 관련되어 있음을 보여 주었다.

DNA 손상이 기억형성에 어떻게 관여하는지를 보다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 Radulovic과 동료들은 생쥐를 조그만 우리에 넣어 전기 쇼크를 주는 방법으로 훈련시켰고, 이렇게 훈련된 생쥐는 다시 그 케이지에 들어가면 그때의 경험을 기억하여 몸이 굳어버리는 “얼음”(“freezing”)반응을 보인다. 이때 연구자들은 기억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부위(해마 부위, hippocampus)에 신경세포들의 유전자 발현 양상을 조사하는 것이다. 이들은 훈련 후 4일이 경과했을 때 일부 염증관련 유전자들이 활성화되어 있음을 발견하였고, 3 주 후에는 이들 유전자들의 발현이 훨씬 덜 발현되는 것을 알았다.

이 연구진은 이 염증 반응의 원인 단백질을 특정했는데: 세포내 DNA 조각에 반응하는 Toll-like receptor 9(TLR9)이였다. 이 염증반응은 외부 침입자의 DNA 조각에 반응하는 것과 비슷한데, 이 경우는 신경세포 자신의 DNA 조각에 반응하는 것임을 알아냈다.

TLR9은 DNA손상에 회복반응을 하는 해마의 특정 부위 신경세포들에서 가장 활성화되어 있었다. 이 세포들은 DNA 회복 기구가 세포분열과 분화에 관여하는 세포내 소기관, 중심체(centromere)에 모여 있다. Radulovic에 따르면 대부분의 신경세포는 분열을 하지 않으니 이들이 DNA 회복에 참여한다는 건 놀라웠다고 한다. 그녀는 기억이 외부 침입자를 제거하는 기전과 비슷한 방법으로 형성되는 지 궁금했다.  달리 말하면, DNA 손상에 이은 손상-회복 주기 동안 신경세포가 기억-형성에 관한 정보를 만드는지 알고 싶었다. 

연구자들이 이 TLR9유전자를 생쥐로부터 제거하면, 훈련에서 얻은 기억을 회상하는데 문제가 생기고 이들은 정상 생쥐에 비해 전기 쇼크를 받았던 상자에 들어갔을 때 훨씬 낮은 빈도로 “얼음”반응을 보인다. Radulovic에 따르면 이 발견은 “우리가 자신의 DNA를 오랫동안 정보를 유지하기 위한 일종의 신호 물질로 사용한다.”는 것을 말한다.


연구 결과의 해석

이들의 발견이 그 동안 기억에 관해 알려진 사실들과 어떻게 맞아 들어갈지는 아직 확실치 않다. 예를 들어, 연구자들은 engram(기억의 잔상)이라고 부르는 해마 속 일군의 신경세포들(잔상세포)을 발견했다. 이 세포들은 각 기억에 대한 물리적 흔적이라고 할 수 있고, 학습이 이루어질 때 특이한 유전자들이 발현된다. 그런데 Radulovic과 동료들이 발견한 기억-관련 염증반응은 주로 잔상세포들이 아닌 세포에서 관찰되었다고 한다.

Trinity College Dublin의 회상 신경학자인 Tomás Ryan는 “이 연구는 DNA 손상, 회복이 기억에서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 현재까지의 증거 중 가장 좋은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그는 이 신경들이 기억의 잔상을 만들었다는 것에 대해 의문을 갖는다. - 대신, DNA 손상과 회복은 잔상 생성의 결과로 일어난 것일 수 있다는 것이다. “잔상을 만드는 것은 충격이 큰 사건입니다; 이후에 다시 원상 회복을 위해 많은 일을 해야 하는 거죠.” 그의 주장이다.

Tsai도 이어지는 연구에서 어떻게 DNA의 double-strand break가 일어나는지, 다른 뇌 부위에서도 일어나는지 밝혀지기를 바란다고 했다.

Ryan과 함께 Trinity College Dublin에 근무하는 신경과학자인 Clara Ortega de San Luis는 이런 결과들이 기억 형성의 기전과 세포내 환경 유지에 그 동안 요구되었던 깊은 관심을 불러일으켰다고 했다. “우리는 신경세포간의 연결과 가소성 등에 대해 많은 것을 알고 있지만, 정작 신경세포 안 일어나는 일에 대해서는 그만큼 알지 못하는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이글은 아래의 기사를 번역한 것입니다.>

Max Kozlov, 2024, Memories are made by greaking DNA-and-fixing it. Nature News 27 March 2024.

(doi: https://doi.org/10.1038/d41586-024-00930-y)

<원 기사의 references>

1. Jovasevic, V. et al. Nature 628, 145–153 (2024).

2. Stott, R. T., Kritsky, O. & Tsai, L.-H. PLoS ONE 16 , e0249691 (2021).

3. Josselyn, S. A. & Tonegawa, S. Science 367, eaaw4325 (2020).

aging neuroscience

physiology

뇌가 노화에 브레이크를 거는 법

사람에 따라 노화되는 시기와 양상이 다르다는 것은 주위를 살펴보면 쉽게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차이의 원인을 생각해보면 유전인지 환경인지, 스트레스인지 성격인지, 아니면 먹는 음식 때문인지 쉽게 알 수가 없죠. 그래서 젊게 살고 싶다면, 일단 유전자는 바꿀 수 없으니까, 스트레스를 피하고 건강에 좋다는 음식들을 찾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여기 소개한 논문은 노화와 관련하여 새로운 면을 보여주는데요. 아직 동물실험 단계이지만 재미있는 가설이고 실험적 증거들은 확실한 것 같습니다. 이 논문에 따르면 신체 각 기관의 노화를 뇌가 조절하고 있다고 합니다. 특히 하루 주기와 섭식을 조절하는 신경들이 혈액에 각 기관들의 대사과정을 조절하고 젊음을 유지하게 해주는 물질을 분비하여 신진대사를 전체적으로 조절하고 노화를 늦춘다고 합니다. 노화는 다양한 가설과 실험들이 시행되고 있는 분야입니다. 사람들의 관심도 높고 특히 경제적으로 부유한 사람들의 관심은 젊음 유지와 윤택한 생활이기에 상대적으로 노화관련 시장은 엄청나게 커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유명한 대학의 노화 연구자들은 개인회사를 설립하여 자신의 연구 성과를 곧바로 시제품화하여 시장에 내놓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상업적인 성공 사례들은 많지만 아직은 효과면에서는 그다지 성공적이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이것저것 노화방지 효과가 있다는 물질을 섞어서 파는 수준의 것들이 대부분이고 이들의 효과는 나이, 성별, 체질 등에 따라 다를 수 밖에 없는데 무분별하게 소비되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보약 먹듯이 노화를 방지 한다니 먹어 둬서 손해 볼 것 없다는 생각인 것 같습니다. 여기에 더해 이제는 뇌의 건강이 노화방지에 효과가 있다는 가설이 첨가된 셈입니다. 우리 생활에 어떻게 적용될지 모르지만 이것 하나는 잊지 말아야 할 것 같습니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것 말입니다. (그림 출처: Tokizane K, et al. 2024)

080

대사과정에 연계된 신경세포들이 생쥐의 노화를 늦춘다.

뇌는 신체의 조절 센터다. 수 십 억개의 신경은 멀리 떨어진 기관에 지시사항을 전달하기 위해 사방으로 뻗어있다. 이 지시 사항은 근육 수축을 유도하기도 하고, 장이 음식물을 소화할 준비를 시키기도 하며 그 밖에도 수 많은 중요한 일들을 조절한다. 그런데 뇌는 보편적인 현상, 즉 노화에 대해서도 뜻밖의 기능을 갖고 있을지 모르겠다.

지난 Cell Metabolism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연구자들은 뇌 속에서 노화를 제어할 뿐 아니라 다른 대사 과정도 늦추는 신경세포들을 찾아냈다. 이 신경세포들의 주요 유전자들을 바꾸면 분자 수준에서 시작하여 연쇄적인 변화가 일어나 결과적으로는 생쥐의 수명이 연장되는 결과를 보였다. Washington University School of Medicine의 발생 생물학자이자 이 논문의 공동 저자인 Shin-Ichiro Imai는 이 발견이 인간의 노화를 이해하고 막는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한다.

노화는 여러 신체 기관에서 일어나는 복잡한 과정이다. Imai는 10여년 전에, dosomedial hypothalamus(DMH) 부위에 있는 하루 주기와 섭식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sirtuin-expressing neurons들이 노화에 중요하다는 것을 알아낸 후 노화에서 뇌의 역할에 대해 흥미를 갖기 시작했다. “분명 뇌는 포유류에서 노화와 수명 결정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입니다.” Imai의 말이다.

최근의 연구에서 Imai의 연구팀은 관련 신경세포들을 protein phosphatase 1 regulatory subunit 17(Ppp1r17)을 발현하는 신경세포로 범위를 좁힐 수 있었다. 이 유전자의 기능을 알 수 없었지만, DMH neuron에서 이 유전자의 발현을 바꾸면 생쥐의 살이 찌고 덜 활동적으로 되며 지방의 분해를 잘 못하게 된다. 좀더 자세히 관찰한 결과 지방조직으로 뻗은 신경들이 줄어들었고 덜 활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체중과 섭식에 영향을 주는 신경이 노화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 연구에 직접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섭식행동에서 Ppp1r17 neuron의 역할을 연구하는 Bezmialem Vakif University의 분자생물학자인 Caner Çaglar의 말이다.

Ppp1r17은 생쥐의 신진대사를 억제하는 한편 연구자들은 이 분자 자체가 아주 이상하게 행동하는 것을 포착하였다. 생쥐의 나이가 듦에 따라 Ppp1r17은 각 세포의 핵에서 세포질로 이동하는 것이다. 연구자들의 이렇게 Ppp1r17이 세포질로 이동하면 신경에서 나오는 중요한 수명연장 신호의 분비가 멈추게 된다고 보고 있다. 이러한 세포내 이동은 protein kinase G(PKG)에 의해 조절된다. 연구자들이 이 PKG의 발현을 줄이면 생쥐의 신체 전반에서 그 영향을 볼 수 있다. 이 경우 30 개월이 지난 생쥐(사람으로 치면 70세 이상에 해당한다)도 털색이 하얘지지 않았고 활동량도 높게 유지되었으며, 꼬리에 나타나는 나이와 관련된 꺾임 문제도 발생하지 않았다. 이 생쥐들은 정상 Ppp1r17을 갖는 생쥐들에 비해 늙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생존률이 높았다.

이 신경의 Ppp1r17 조절에 따른 다양한 측면에서의 신체 변화는, 이 신경이 가진 신체 기관들에 대한 광범위한 영향을 반영한다고 Imai는 말한다. Çaglar는 Ppp1r17 신경들이 뇌의 다른 부위에도 신호를 보낸다고 한다. “저 같으면 각 연결이 노화에 미치는 특수한 영향에 좀더 초점을 맞추었을 것 같군요.” Çaglar의 말이다.

Imai의 연구진은 지난 1, 2년간 (Ppp1r17의 양이나 위치와는 별개로) 수명 연장 효과를 갖는 이 신경들의 chemogenetic activation 능력을 보여주었고, 이는 포유류 노화를 조절하는 신경에 관한 첫 사례임을 확신하게 해주었다.

과학자들은 이전에 선충이나 초파리에서 이와 유사한 양상을 보여준 적이 있다. 즉, 대사 기관과 연결된 신경을 제어하여 수명을 연장하는 것이다. 이제 Imai는 사람의 노화도 신체 기관 들간에 상호 연결과 결부되어 있다고 확신한다. “생쥐와 인간은 당연히 다르죠, 하지만 사람에서도 비슷한 종류의 조절 과정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Imai는 특히 Ppp1r17 신경세포의 활성과 관련된 미지의 분비물에 관심을 갖고 있다: 에너지 대사와 관련된 효소 extracellular nicotinamide phosphoribosyltransferase (eNAMPT)를 포함하는 작은 캡슐의 혈액내 양이 증가한다.  이 소포(vesicle)는 온 몸에 전달되어 각 기관의 활성을 조절한다. 흔히 기능을 향상 시키고 노화를 늦춘다. “이건 기관들 간에 정말 놀라운 상호 연락 시스템입니다.” Imai의 말이다.

그와 그의 연구진은 이 eNAMPT를 각 기관의 기능을 회복시켜 작용하는 항노화제로 투여하는 것을 시험하고 있다. 아직은 생쥐 실험이 진행되는 단계로 사람에 대한 임상과는 거리가 많이 떨어진 단계이다. 하지만 Imai는 언젠가는 신체 전반에서 오는 노화로 고생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 낙관론자이다.

<이글은 아래의 기사를 번역한 것입니다.>

Aparna Nathan, Ph.D. 2024, How the brain hits the breakes on aging. The Scientist Mar. 18, 2024

<원 기사 REFERENCES>

1. Tokizane K, et al. DMHPpp1r17 neurons regulate aging and lifespan in mice through hypothalamic-adipose inter-tissue communication. Cell Metab. 2024;36(2):377-392.

2. Satoh A, et al. Sirt1 extends life span and delays aging in mice through the regulation of Nk2 homeobox 1 in the DMH and LH. Cell Metab. 2013;18(3):416-430.

3. Caglar C, Friedman J. Restriction of food intake by PPP1R17-expressing neurons in the DMH. Proc Natl Acad Sci USA. 2021;118(13):e2100194118.

4. Jackson SJ, et al. Does age matter? The impact of rodent age on study outcomes. Lab Anim. 2017; 51(2):160-169.

5. Bishop NA, Guarente L. Two neurons mediate diet-restriction-induced longevity in C.elegans. Nature. 2007;447(7144):545-549.

6. Hwangbo DS, et al. Drosophila dFOXO controls lifespan and regulates insulin signalling in brain and fat body. Nature. 2004;429(6991):562-566.

health neuroscience

physiology

후성유전학적 변화가 microRNA를 통해 통증을 조절한다.

동물이 살아가기 위해서는 통증을 피해갈 수는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사실 어떻게든 피해가고 싶은 게 통증이지요. 통증은 우리를 괴롭히는 좋지 않은 생리반응 이고, 통증이 없다면 여러 가지로 편할 것이라 여기는 사람들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사실은 통증을 느끼지 못한다면 불과 40을 넘지 못하고 사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합니다. 왜 그럴까요? 가만히 생각해보면 놀랄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통증이 없을 때 생기는 일들을 생각해보면 수긍이 갈 것입니다. 예를 들어 다리 뼈가 부러졌는데 이를 모르고 계속 생활하다 보면 다른 위험까지 감수해야 할 것입니다. 실제로 사람들 중에는 통증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고, 이들이 겪는 일은 아주 위험할 수 있습니다 (기사 참고: https://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915799.html). 최근에 알려진 유전적 원인으로는 신경발달에 중요한 전사인자, PRDM12가 잘 못되었을 때 통각을 느끼는 통각수용기(nociceptor)가 만들어지지 않아 무통증 증세로 나타난다고 합니다. 사람에 따라 통증을 느끼는 정도가 다르지만 당장 어떤 이유로든 통증을 느낀다면 괴로운 건 사실입니다. 심하면 잠을 설치고 우울증에 빠지기도 하죠.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통증 클리닉을 찾고, 병원에서 처방해주는 진통제를 먹으며 생활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경우 전체 어른 인구의 약 20%가 만성 통증을 경험하고 약 6.9%는 심한 통증으로 생활에 지장을 받는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통증은 많은 연구자들이 도전하는 과제입니다. 아래 소개한 논문은 외상을 입거나 질병에 의해 신경에 손상을 입으면, 통증에 더 민감해지는 과정을 잘 보여주었다고 생각합니다. 후성유전학적 변화와 microRNA가 관여하는 복잡한 과정이 숨어 있는 것 같습니다. 동물실험이긴 하지만 사람의 경우에도 비슷한 microRNA의 농도가 만성 통증 환자에게서 증가한 것을 볼 수 있다니 더욱 관심이 가는 것이 사실입니다.

076

Beta-endorphin합성을 조절하는 microRNA의 후성유전학적 조절

지난 2023년 11월 Nature Communication에 출판된 Tao박사 연구팀의 논문에 따르면 포유류의 통각이전달되는 과정에서 microRNA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한다. 물론 이전에도 microRNA가 통증에 관여한다는 논문들이 있었으나 그 자세한 기전을 밝힌 것은 처음 인 듯 하다.

신경병적 통증(neuropathic pain)은 암을 비롯해 당뇨, 물리적 손상 등에 의해 체성감각신경이 손상되거나 병에 걸려 생기는 통증을 말한다. 대부분의 경우 통증을 완화하기 위해 아스피린 같은 Non-Steroidal Anti-Inflammatory Drug(NSAID)나 gabapentinoid, opioid계열의 약을 처방한다. 하지만 이들은 심각한 부작용이 있음이 이미 잘 알려져 있다. 따라서 통증이 발생하는 기전에 대한 보다 자세한 이유를 알아야 이런 부작용을 줄이는 약과 치료 전략이 나올 것으로 생각된다.

통증을 제어하는 기전으로, 시상하부에 arcuate nucleus(ARC)부위는 포유류의 제3뇌실 근처에 진화적으로 잘 보전된 지역으로 내재성 opioid system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잘 알려져 있다. 이 부위를 손상시키면 모르핀투여에도 통증제어가 안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지역에는 beta-endorphine(b-EP)을 분비하는 신경이 많이 분포하는 것이 알려져 있고 만성통증 환자들의 경우 b-EP의 뇌척수액내 농도가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b-EP의 분비와 그 조절 그리고 그 영향을 알아보는 것이 통증을 제어하는 약을 개발하는데 중요할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최근 들어 miRNA가 뇌의 대부분의 기능과 질병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보고가 이어지고 있다. 많은 경우 이들 miRNA의 제거는 뇌 질환 진행의 중요한 단계로 인식되고 있다. 따라서 통증유발을 전후하여 ARC에서 miRNA가 어떤 변화를 보이는지 알아보았다. 그 결과 miR-203a-3p(mi-203)라는 microRNA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알아낸 것이다.

우선 통증을 유발하기 위한 신경손상을 주었을 때 동물들은 이어지는 통증에 아주 민감하게 반응한다. 어떻게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지 알아보고자 한 것이다. 연구자들은 이 과정에서 miR-203의 발현이 급격하게 증가하는 것을 발견했다. 물론 다른 종류의 microRNA도 증가하는 것을 볼 수 있었지만 실제로 뇌척수액 속에 농도가 증가한 것은 miR-203이 유일했다.

miR-203은 통각을 조절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인위적으로 miR-203을 ARC에서 발현시켰을 때도 마치 통증유발 시술을 했을 때와 비슷한 증세를 나타낸 것을 통해 알 수 있었다. 또한 이런 miR-203의 발현 증가는 NR4A2라는 전사인자가 miR-203 유전자의 promoter에 결합하여 생긴 일임을 밝혀냈다. 이들은 이러한 NR4A2의 결합은 histone deacetylase9 (HDAC9)의 감소 때문이라는 사실도 알아냈다. 그 결과 histone3의 18번째 lysine에 acetyl기가 제거되지 않고 유지되면서 miR-203 promoter에 NR4A2가 결합한 것이다. 하지만 어떻게 HDAC9이 감소하게 되었고 이것이 miR-203 promoter 근처의 histone에 영향을 주었는지는 아직 설명하기가 어려운 것 같다.

이렇게 만들어진 miR-203은 엔도르핀의 일종인 beta-EP의 생성을 주도하는 convertase1의 합성을 억제하고, 그 결과 propreomelanocortin(POMC)에서 잘라져 만들어지는 베타-엔돌핀이 만들어지지 않으면 통증을 심하게 느끼게 되는 것이다. 즉, 통증에 반응하는 정도가 민감해진다.

요약하자면 시상하부의 arcuate nucleus(ARC)에서 합성되는 beta-endorphin(b-EP)가 통증을 없에는 것은 잘 알려져 있으나 그 작용 기전은 아직 자세히 알려지지 않고 있었다. 본 논문에서는 microRNA에 의한 후성유전학적 변화가 ARC에서의 b-EP의 합성을 조절하여 통증을 제어한다는 사실을 밝힌 것이다. 통증을 유발한 쥐의 ARC에서 발현되는 microRNA 중 miR-203a-3p의 합성이 가장 많이 증가한 것을 볼 수 있었다. 사람의 경우도 삼차신경통(trigeminal neuroglia) 환자의 뇌척수액에서도 비슷한 증가가 일어난 것을 알 수 있었다. 이와 함께 이들은 신경손상 이후 히스톤 탈아세틸화효소(histone deacetylase) 9이 급격히 감소한 것을 발견했고. 이로 인해 히스톤 H3의 lysine-18의 아세틸기가 유지되었다. 그 결과 NR4A2 전사인자가 miR-203a-3p 유전자의 프로모터에 잘 결합하게 된 것이다. 이렇게 증가된 miR-203a-3p는 convertase1의 발현을 조절하여 신경통을 유지하도록 만든다. Convertase-1은 b-EP의 전구체인 propriomelanocortin를 잘라 b-EP가 나오도록 하는 효소이다. 이렇게 밝혀진 기전은 앞으로 신경통 치료 약품의 새로운 표적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이글은 아래의 논문을 요약한 것입니다.>

Tao et al., 2023, Epigenetic regulation of beta-endorphin synthesis in hypothalamic arcuate nucleus neurons modulates neuropathic pain in a rodent pain model. Nature Commu. 14:7234

DOI: https://doi.org/10.1038/s41467-023

neuroscience evolution

physiology

수 백 만년 전부터 감정을 전달해온 분자: 옥시토신

사람들은 집단으로 모였을 때 행동이 달라지는걸 볼 수 있습니다. 그 양상은 개인에 따라 다를 수 있겠지만 군중심리에 휩쓸려 평소에는 절대로 할 수 없는 행동을 한다거나 원래의 성격이나 행동과는 전혀 상반된 말이나 행동을 하기도 합니다. 이런 변화는 사람에게서만 볼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다른 동물들도 집단을 이루면 행동이 달라지는 걸 볼 수 있는데요. 이번에 소개할 논문은 물고기인 제브라피쉬(zebra fish)도 감정이 전파되는 현상을 볼 수 있고 이를 매개하는 분자도 포유동물과 같은 옥시토신이라는 것을 밝힌 논문입니다. 경골어류는 진화적으로 우리 보다 훨씬 전에 생긴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런 집단내 감정을 공유하는 메커니즘을 갖고 있다는게 흥미롭습니다. 옥시토신은 포유동물에서 스트레스 해소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같은 계열의 바소프레신, 그리고 스트레스 호르몬인 글루코코르티코이드(=corticotropin), 그리고 관련 조절호르몬들이 함께 묶여 포유동물이 두려움이나 공포와 같은 스트레스를 견디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스트레스 해소 메카니즘이 수백만년전에 진화적으로 분리된 물고기에서도 발견된다니 생물들의 삶 자체가 스트레스의 연속이었구나 라는 생각이 듭니다. "스트레스를 잘 극복하고 행복하게 사는게 생물들의 목표가 아닐까?"라는 생각마저 듭니다. 스트레스를 푸는 여러 가지 방법을 잘 터득하면 인생을 훨씬 더 윤택하고 여유있게 살아갈 수 있슴은 말할 필요도 없을 것 같습니다.

074

수 백 년 전부터 감정을 전달해온 분자

물고기도 사람과 마찬가지로 감정을 전달할 수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이때 작용하는 분자가 옥시토신이다.

누군가 우릴 보고 웃는다면 우리도 미소로 답하게 된다. 반대로 만약 미쳐 날뛰는 또는 스트레스를 잔뜩 받은 사람과 함께 있게 된다면 우린 이 네거티브한 감정을 그대로 흡수하게 된다. 남들의 감정에 맞추려는 경향을 감정 전염(emotional contagion)이라고 한다. 이런 공감의 원시적 형태는 우리 뇌 속에 수천년전부터 프로그램되어 있었고 그 이유는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무엇인가 두려운 것이 나타났을 때 이런 감정의 빠른 전파가 일어난다면 이는 생존할 확률을 높일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감정의 흉내 내기는 사회적 결속을 이루는데 도움이 된다.

이런 행동은 사람에게 국한된 것이 아니다. Instituto Gulbenkian de Ciência (IGC)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오래된 척추 동물 중 하나인 물고기에서도 이런 감정을 동기화시키는 메커니즘이 존재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가장 최근의 연구에서 IGC에 소속된 Rui Oliveria의 연구팀은 사람이나 다른 포유동물과 마찬가지로 제브라피쉬 (Zebra fish)는 다른 개체의 감정을 전달하기 위해 옥시토신(oxytocine)을 필요로 한다. 이들이 수행한 실험은 자연상태에서 스트레스를 받는 무리를 만나면 이들과 비슷하게 행동을 따라하게 된다는 것을 보여 주었다. 한편, 옥시토신이나 그 수용체에 유전적 변형을 가한 경우에는 이런 무리를 만나도 평상시처럼 수영한다는 것을 알았다. 이는 예컨데 무리 중 하나가 다치는 경우, 공포를 전파하는데 이 분자가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단순히 행동을 따라한 것인지 혹은 동족의 위기감을 알아차린 것인지 알 수 있을까? “우리는 이 관망자들이 스트레스를 받은 무리 쪽으로 접근한 다는 사실을 알아차렸죠 비록 정상적인 유영으로 돌아온 뒤에도 말이죠. 반면에 돌연변이 개체들은 중립적인 상태로 지내온 무리에 가까이 있는 경향을 보였죠.” IGC의 postdoc이며 본 논문의 공동 제일 저자인 Kyriacos Kareklas의 설명이다. 이 말은 옥시토신을 통해 제브라피쉬가 이웃한 무리의 움직임 뒤에 숨어있는 감정상태를 알아차리고 흉내 내게 됬다는 걸 의미한다.

물고기가 스트레스 받은 무리에 접근한다는 게 인상적인데요, 자연계에선 이때 가까이에 포식자가 있다는 걸 의미할 수도 있을 텐데 말입니다.  이런 행동이 이들을 위험에 빠뜨릴 수도 있겠지만 “동족 가까이로 접근한다는 건 그 무리가 스트레스로부터 해방되는 데는 도움이 될 겁니다.”라고 정리했다. 이런 접근 행위는 포유동물에서는 잘 알려져 있고 이때에도 옥시토신이 조절한다는 게 알려져 있다.

하지만 물고기와 인간의 감정 전파에 관한 공통점은 옥시토신 만이 아니다. “감정을 느끼고 맞추기 위해선 제브라피쉬도 이런 목적으로 사용되는 인간의 뇌 부위와 비슷한 부위를 사용합니다.” 책임연구원인 Rui Olivira의 설명이다. 이런 것들이 물고기를 사회적 행동이나 신경 메커니즘을 연구하는 완벽한 모델로 만드는 것이다. 이런 발견들이 다른 이들의 감정이 우리에게 어떻게 영향을 주는지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고, 보건정책, 정치에서부터 마켓팅에 이르기까지 우리의 행복한 사회를 만들어가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이 글은 아래의 기사를 번역한 것입니다.>

Ana Morais (Peer-reviewed Publication from INSTITUTO GULBENKIAN DE CIENCIA) A molecule that has been spreading emotions for millions of years. EurekAlert! News Realese 24-Mar-2023

<original paper>

Science, Evolutionarily conserved role of oxytocin in social fear contagion in zebrafish. 24-Mar-2023

DOI : 10.1126/science.abq5158

neuroscience health

physiology

자연 환각제: 장과 뇌 속의 내재성 환각제

자연계에서 만들어지는 화합물 중에는 이상한 물질들이 많죠. 그 중에서도 환각을 일으키는 환각제(psychedelic)는 궁금증을 유발하는 물질입니다. 아미노산의 유도체인 트립토아민(tryptamine)이나 페니틸아민(phenethylamine)이 환각물질들의 골격이라고 할 수 있는데 식물에서 발견되는 N,N-dimethyltryptamine(DMT)가 대표적인 예입니다. 본인은 아직 먹어보질 못해서 무어라 설명할 수는 없지만 몽롱하고 환각에 빠진 상태로 만드는 특징이 있다고 합니다. 자연계에서는 식물뿐 아니라 균류나 동물에게서도 발견되고 심지어 장내 미생물에서도 만들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각 생물에게서 모두 환각작용을 일으키지는 않을 것이 분명한데 식물이나 균류에서 무슨 역할을 하는지 아직 분명치 않다고 합니다. 이런 물질의 구조는 인간의 기분을 결정하는 신경전달물질과 유사하거나 꼭 같은 것을 보면 이들도 신호전달물질의 역할을 한다는걸 짐작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 이런 환각물질들을 우울증이나 다른 정신질환의 치료에 사용하려는 움직임들이 있습니다. 정말 조심해야할 부분인 것 같습니다. 마리화나가 일부 국가에서 치료 목적으로 합법화되어 있다는 건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이런 국가나 지역에서 그 부작용으로 마약 대한 경각심이 떨어지고 다른 심각한 마약사범이 함께 크게 늘어난 것을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071

환각물질(psychedelics)은 균류, 식물, 그리고 미생물들이 만들어내는 진화적으로 오래된 물질이다. 물론 사람도 환각물질을 만들어낸다. 연구자들은 어떻게 그리고 왜 만드는지 알고 싶어한다.

숲 속 어둡고 조용한 바닥에서 버섯들은 바쁜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이들은 숲의 소화기관으로서 산과 효소를 분비해서 공생하는 박테리아들의 도움을받아 유기물을 천천히 처리한다. 버섯-균류의 자실체(fruiting body)-은 사실 소위 wood wide web이라고 불릴 만큼 땅속 널리 퍼진 균사망(mycelialnetwork)의 꼭지 부분에 불과하다. 균사들은 수천 에이커의 넓은 지역에 담요처럼 깔려 마치 신경이 자라는 것처럼 가지를 치며 자라고 있다.

사실 균류의 균사는 숲의 신경과도 같은 역할을 한다. 이들은 땅속으로 나무와 식물들 그리고 토양 미생물들과 상호작용하여 주위환경을 끊임없이 감시하는 환경 감지기의 역할을 한다. 그들은 가믐이나 곤충의 대발생과 같은 환경적 위협이 있을 때 양분이나 자원을 나눠 쓰게 하며, 쏟아지는 정보를 종합하여 문제를 해결하고 결론을 내리는 역할을 한다. 이들은 이 일을 수행하는데 있어 사람의 뇌나 장에서와 같이 전기적 신호와 신경전달물질을 사용하며,학자에 따라서는 이를 지적 대화(intelligent communication)로 묘사하기도 한다.

수 백만종의 균류 중 약 200 종이 환각물질을 만든다. 마법 버섯(magic mushroom)이라 불리는 버섯에서 나오는 실로사이빈(psilocybin)은 대표적인 환각물질이다. 환각물질은 자연계에 널리 퍼져있다. 어떤 식물들은 N, N-dimethyltryptamine(DMT)을 생산한다. DMTpsilocybin을 포함한 다른 환각물질의기본 구조가 되기 때문에 환각제의 원형으로 여겨진다.

사람을 비롯한 다른 동물들도 내재성 환각물질을 만든다. 그 중 일부는 균류나 식물이 만든 것과 똑 같거나 매우 유사하다. 이는 환각제의 효과가 사람 세포에 있는 수용체 또는 대사경로에 물질이 결합하고 분해되는 지에 따른다는 점을 고려해 볼 때 그리 놀라운 것은 아니다. 연구자들은 뇌와 장에서 내재성환각물질이 생산되며, 장의 경우는 장 속 미생물들의 도움을 받는 다는 것을 알아냈다.

이러한 외재성과 내재성 환각물질의 유사성과 왜 인간이 향정신성 물질을 만들어내는지에 대한 의문은 과학자들로 하여금 수 백만년의 진화를 관통하는환각여행으로 빠져들게 한다.

몽롱한 기분

PsilocybinDMTindolamine이라는 특이한 신호전달 분자군에 속한다. – 이 신경전달물질은 생물학적, 생리학적 기능이 다양한 트립토판(tryptophane)의 유도체들이다. 예를 들어 여기에 속하는 세로토닌(serotonine = 5-hyhydroxytryptamine, 5-HT)은 장과 뇌 사이에서 신호 역할을 하여 소화기능, 소화관의 운동, 식욕, 기분, 학습, 기억, 인지, 혈관수축 그리고 수면 등을 조절하는 것으로 잘 알려진 indolamine이다. 사람의 장은 장내 미생물의 도움을 받아 전체 세로토닌의 90% 이상을 생산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균류, 식물, 곤충, 그리고 다른 동물들도 세로토닌을 합성한다.

내재성 환각물질의 생리학적 기능에 대해 거의 50년을 연구해온 Louisiana State University의 석좌교수인 Steven Barker는 “균류, 식물, 동물 그리고 인간에게서 발견되는 세라토닌, 멜라토닌과 같은 트립토판 유도물질들은 모두 같은겁니다. 이 분자들을 만드는 효소의 유전자도 거의 같죠. 구조와 기능이 쭉보존되고 있고, 뇌나 장 그리고 다른 기관에서 꼭 같지는 않더라도 아주 유사한 기능을 발휘하고 있습니다.”라고 전했다.

내재성 환각물질이 신경전달물질로 뇌 속 신경세포의 성장과 유지, 회복, 그리고 보호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증거들이 늘어나고 있다. Barker는 그의 주요 연구성과 중 하나로 쥐 뇌의 시각피질과 송과샘에 DMT가 있다는 것을 밝혔다. Barker와 그의 연구진은 이들이 사람에게도 존재한다는 간접적인 증거도 찾아냈다; DMT 합성, 저장, 그리고 분비에 필요한 효소와 다른 인자들이 사람의 뇌에도 존재한다.

“증거는 많지만 환각제와 관련된 역사와 미신들을 고려해 볼 때, 이 분자들이 신경전달물질로 인정 받기 까지는 시간이 걸릴 겁니다.”라고 Barker는 말했다.

Baker의 팀은 생리적 저산소증과 내재성 환각물질의 관계를 규명하는 중요한 연구를 수행했다. 이들은 죽음에 가까운 심각한 저산소 상태를 유발하기 위해 심장마비를 유도했다. 이들이 발견한 것은 뇌조직에 DMT의 확연한 증가였고, 아직 확실한 증거는 없지만 Barker의 추측에 따르면 임사체험 동안 이런환각작용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한다. “내재성 환각물질의 원래 기능은 저산소상태에서 신경을 보호하는 것일 수 있습니다. 만약 누군가 물리적인 손상으로 출혈이 생기고 저산소 상태로 간다면, 당사자가 그런 손상에서 벗어나려고 할 때 내재성 환각물질들이 신경을 살아있도록 도와준다는 겁니다. 해리 상태(dissociation state; 현실과 격리된 분열상태)는 이런 상황에서는 신경의 생존과 그 사람의 생존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Barker의 주장이다. 실제로 다른연구자들도 저산소증에 대한 DMT의 보호작용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치료를 넘어서

현대인이 이 물질들을 발견하기 훨씬 전에, 토속 문화권에서 이미 indolamine계열의 환각물질들을 소비해 왔다. “제사의식이나 치료의 목적으로 사용 됬습니다. 우리는 이제야 이들이 어떻게 치료효과제로 작동했는지 과학적으로 이해하게 되었죠.” Barker의 말이다.

Trinity College Dublin의 정신과 의사이자 원로 임상 강사인 John Kelly는 그의 동료들과 함께 난치성 우울증(treatment-resistant depression)에 대한 치료를 위해 실로사이빈을 심리치료와 함께 사용하는 임상실험을 실시했다. Kelly와 그의 동료들은 한번의 투약에도 실로사이빈은 우울증 증세를 완화하는 것을 발견하였다. “가장 놀라웠던 건 실로사이빈은 환자의 여러 치료단계에 걸쳐 사용가능하다는 점입니다.” Kelly의 말이다.

환각물질-보조 심리치료의 일부 효과는 미생물군-장-뇌 축(microbiota-gut-brain axis)을 통해 이루어진다; 이는 장 신경계(enteric nervous system)라고 불리는 소화계의 신경망과 뇌 사이의 양방향 소통을 말한다. 신경전달물질, 호르몬, 면역 제어 인자(immunomodulatory factor) 들을 포함한 다양한 분자들이정보 교환의 기초를 구성하며, 이때 장내 미생물들이 세로토닌, 트립타민과 같은 화학 신호를 포함한 다양한 대사체와 신경전달물질, 그리고 신경조절물질(neuromodulator)을 만들어 정신 건강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환각물질 치료는 미생물군-장-뇌 축의 일부 핵심 경로를 강화시켜 행동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사실 내재성 진통제(endogenous opipoid)는 통증에 대항해서, 내재성 환각물질(endogenous psychedelic)은 우울증에 대항하기 위해 우리 몸에서 만들어지고 있을 수 있다. 여기에도 장내 미생물이 음식물 속 트립토판으로부터 트립토아민을 만드는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인간의 몸 속에 있는 다양한 미생물 집단이 기본적으로 인간의 생리현상과 깊이 관계를 맺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그리 놀라운 일은 아니다. 연구자들은 계속 장내 미생물과 중추신경계의 관계를 연구하여 그 기전을 밝히고, 내재성 환각물질이미생물과 장과 뇌, 그리고 그 밑에 생리현상들과의 관계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밝히려고 한다.

“모든 것들이 화학적 신호에 담긴 정보를 통해 함께 연결되어 있는 겁니다. 우리가 경험하는 모든 것이 신경화합물의 상호작용에 포함된다고 할 수 있죠.이는 모든 동물들에서 그렇습니다. 우리는 화합물을 통해 정보를 주고 받죠.” Barker의 말이다.

균류와 인간 사이에도 진화적으로 보존된 기전이 - 특히, 그들이 만들어내는 신호분자가 – 인간의 건강과 질병에서 내재성 환각물질의 역할을 보다 다각도로 보여주는 화려한 그림을 제공해주는 것이다. 지하에 뻗은 균사들이 그들 만의 어떤 지능을 갖는지 그리고 이런 것들이 인간의 의식을 깊이 이해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지는 완전히 다른 문제다. Baker는 이 문제에 대한 독특한 접근법을 고민 중이다. “자, 이제 나는 밖에 나가 환각 버섯을 직접 채취해서 맛보려고 합니다. 그들이 나에게 직접 말하도록 하는 거죠. 당분간 직접 해보지는 않겠지만, 자신의 연구 대상을 잘 알지 못한다면 나쁜 과학자겠죠.”

<이글은 아래의 기사를 번역한 것입니다.>

Iris Kulbatski, PhD. Natural High: Endogenous psychedelics in the gut and brain. The Scientist Sep 8, 2023.

<원 논문의 대표 참고 논문>

Kelly JR, et al. Seeking the Psilocybiome: Psychedelics meet the microbiota-gut-brain axis. Int J Clin Health Psychol. 2023;23(2):100349.

Barker SA. N, N-Dimethyltryptamine (DMT), an endogenous hallucinogen: past, present, and future research to determine its role and function. FrontNeurosci. 2018;12:536.

Williams BB, et al. Discovery and characterization of gut microbiota decarboxylases that can produce the neurotransmitter tryptamine. Cell HostMicrobe. 2014;16(4):495-503.

neuroscience health

physiology

스트레스에 따른 수면 장애를 일으키는 신경

우리나라 전체 성인 인구의 약 20%가, 미국으로 가면 전체 성인 인구의 약 1/3~1/2이 여러 종류의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다고 합니다. 주위에 불면증에 시달려본 경험이 없는 사람을 찾기가 어렵죠. 불면증 중에도 우울감이나 불안으로 인한 수면 장애는 건강에 중대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고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주요 원인입니다. 불면증을 치료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수면 장애의 원인을 찾아 제거하는 것이겠지만 그 원인이 불분명한 경우가 많고 안다고 해도 제거할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따라서 불면증이라는 증세 자체를 완화하는 방법을 사용할 수 밖에는 없는데, 잠을 유도하는 각종 수면제(sleeping pill)들이 개발되어 있습니다. 가장 많이 처방되는 약성분으로는 Benzodiazepine, barbiturate 등을 들 수 있습니다. 이들은 신경활동을 억제하는 gamma-aminobutylic acid(GABA)의 합성을 증진시키거나(bezodiazepine), GABA 수용체에 작용하는(barbiturate) 것으로 알려져 있지요. 기본적으로는 불면증 뿐 아니라 뇌전증, 조현병등의 증세를 완화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부작용도 심하고 의사의 처방에 의해서만 사용이 가능합니다. 최근에 개발된 비중독성 수면제들도 있지만 아직은 범용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기본적으로 마취의 기능을 갖기 때문에 천식이나 기도폐색증이 있는 경우 위험할 수 있습니다. 아래에 소개한 글은 스트레스 후에 생기는 불면증이 어느 신경군에 의해 일어나는 현상인지를 밝힌 연구결과를 소개한 글입니다. 이번 연구 결과가 어떤 방식으로 응용될지는 알 수 없지만, 깊은 잠을 자지 못하는 많은 사람들을 위해 이런 연구들이 활용되었으면 합니다. 아직도 해결 못한 수면과 관련된 많은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기초 연구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066

스트레스에 따른 수면 장애를 일으키는 신경 세포들

놀란 생쥐는 잠을 잘 자지 못한다. 연구자들이 이 현상을 일으키는 신경 일부를 발견했다.

누구든 힘든 하루를 보낸 후 밤새도록 뒤척여본 사람이라면 스트레스가 수면 리듬을 빼앗을 수 있음을 잘 알 것이다.

연구자들은 깜짝 깨어남(미세 각성: microarousal)을 조절하는 생쥐의 뇌 속에 일군의 신경들 찾아냈다. 이 발견은 어떻게 스트레스가 잠을 방해하는지 설명해줄 수도 있을 것이라고 University of California, LA의 신경과학자인 Ketema Paul이 말했다. “스트레스에 의한 수면장애를 대처하는데 올바른 표적을찾는 바른 방향을 향한 큰 진전이라고 봅니다.”

Microarousal을 정상적인 수면의 한 과정이다. 밤새 자는 동안 비렘수면{non-rapid eye movement (non-REM) sleep} 사이에 잠깐 깨는 시기이다. 그런데이 microarousal이 너무 자주 발생하면 수면의 질이 떨어지고 심지어는 수면 장애, 나가서는 불면증(insomnia)으로 이어지게 된다고 이 연구의 공동 연구자인 University of Pennsylvania in Philadelphia의 신경과학자인 Shinjae Chung이 설명한다.

Chung과 그녀의 동료들은 뇌의 어떤 회로가 microarousal을 조절하고 급성 스트레스에 의한 격발을 전달하는지 알아보고자 하였다. 급성 스트레스는 급작스러운, 큰 사건에 의해 유발된다. 반면 만성 스트레스는 시간을 두고 스트레스가 지속된다. 사람의 경우 급성 스트레스는 차 사고와 같은 사건에 의해일어난다고 Chung은 말했다.

급성 스트레스를 일으키기위해 생쥐를 공격적인 생쥐의 공격에 반복적으로 노출시켰다. 그리곤 그 공격적인 생쥐를 제거하고, 표적이 되었던 생쥐들을방의 반쪽에 나누어 놓는다. 공격적인 생쥐는 소위 사회적 패배 스트레스(social defeat stress)를 이끌어내기 위해 설계된 것이다. 그리고 그 스트레스는표적이 되었던 생쥐들의 잠에 계속 영향을 미치게 된다.

시상하부로 돌아오다.

연구자들은 스트레스를 받은 생쥐가 잠이 들었을 또는 깨어 있을 때 뇌의 활동을 알아보기 위해 뇌파검사 (electroencephalogram, EEG)와 신경전도검사(electromyography, EMG)를 사용하였다. 이와 동시에 특정 신경집단이 어떻게 자극되는지를 보기 위해 섬유측광(fibre photometry)라고 불리우는 뇌 영상기술을 이용했다. 과학자들은 이미 시상하부뇌줄기 꼭대기에 있는 대략 아몬드 크기의 조직가 잠을 조절하는데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연구진은 시상하부의 시교차전핵(preoptic area)에 몇몇 세포군을 표적으로 삼았다. 스트레스를 받은 쥐들은 스트레스를 받기 이전에 비해 자주 microarousal을 겪고, 따라서 non-REM수면 시간이 짧다. 연구진들은 preoptic area의 일부 세포집단이 non-REM 수면시 정상적인 microarousal이 있을 때 활성화된 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리고 바로 그 세포들, 글루탐산성 뉴런(글루탐산을 분비하는 신경: glutamatergic neuron)가 급성 스트레스를 받은 뒤 더 활성화되는 것이었다. 연구자들은 이 glutamatergic neuron을 억제하면; 즉, 이 신경들을 끄면, 그 반대의 활동이 일어나 스트레스 받은 쥐들이 microarousal 사이에 간격이 넓어져 좀더 오랜 잠을 자게 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이는 아마도 수면의 질을 조절하는 여러 경로 중 하나일 것이며 이를 Current Biology지에 발표했다. “이 신경들은 수면을 끊어지지 않도록 해주는 안정성과 지속성을 조절하는데 정말 중요하죠.” Chung의 말이다. 

이 발견은 스트레스를 받으면 수면시간이 늘어난다는 이전의 연구에 어긋난다고 Stanford university의 수면 연구자인 Brittany Bush가 말했다. 하지만 이런 결과의 차이에는 여러 요인이 작용했을 수 있고 이번 연구는 “깨여있는 것과 스트레스의 관계를 통해” 과학자들의 이해를 도왔다.

이전의 연구에서 중요한 차이는 생쥐들을 다시 그들의 원래 위치로 돌려보낸 것이다. 이번 연구의 경우는 스트레스를 받았던 바로 그 장소에서 잠을 자도록 했다. Chung의 설명이다. 다음 연구는 왜 이런 결과에 차이가 나는지 예를 들면 왜 개체에 따라 스트레스에 대한 회복력에 차이가 나는 지와 같은 문제들로 이어갈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이 연구결과는 당장 사람의 수면을 치료하는데 사용되지는 않을 것 같다. 하지만 미래에는 사람의 스트레스와 수면 간의 관계 또는 수면과 스트레스가 건강에 미치는 다양한 효과에 관한 질문들에 대답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Paul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여러 잠재적 신경회로 중에 어느 한 회로가 밝혀지면, 우리는 다음 질문을 하기에 훨씬 쉬워집니다. 저에게는 이 논문의 가장 흥미로운 부분이죠.”


<이 글은 아래의 기사를 번역한 것입니다.>

Jude Coleman, 2023, Neurons responsible for poor sleep and stress found in mice. Nature News 13 Dec. 2023.

doi: https://doi.org/10.1038/d41586-023-03936-0

References

1. Smith, J. et al. Curr. Biol. https://doi.org/10.1016/j.cub.2023.11.035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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