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행동
인간의 행동이나 생각은 사실 나 자신이 인간이기 때문에 잘 안다고 착각할 수 있다. 하지만,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 나 아닌 다른 사람의 생각을 평소에는 짐작하고 그에 따라 반응하면 되지만 일단 갈등이 생기거나 협상을 해야할 상대가 되면 전혀 예측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특히 잘 안다고 생각했던 사람들일 수록 내가 알던 것과 달리 행동할 때 당황스럽고, 의도적으로 달리 행동하는 것이 아닐까? 의심스러울 때도 있다. 하물며 나와는 다른 환경에서 자라고 다른 언어를 쓰며 다른 어린 시절을 보낸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부딛치고 살아가야 하는 글로벌 사회에서는 인간에 대한 이해가 가장 어렵고 또 가장 중요한 주제가 될 것이다. 과연 인간의 뇌를 직접 실험 대상으로 삼기 어려운 상황에서 현대 생물학이 그 동안 심리학이나 정신병리학에서 밝혀낸 내용에 더해 어떤 사실들을 밝혀내고 있는지 알아보도록 하자. 한가지 강조하고 싶은 것은 모든 학문의 특성상 심리학이나 동물행동학도 밝혀진 사실을 바로 일반화 하려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인간 행동을 이해하는데 가장 경계해야할 부분 인것 같다.

정신질환과 신경생물학
인간의 행동이나 생각에 대한 이해와 이를 조절해 보려는 노력은 아주 오래전 부터 심령술, 처세술을 비롯한 다양한 방법으로 시도 되었다. 그러다 19세기 들어 프로이드의 분석 심리학이 발전하면서 학문으로서의 틀을 갖추게 되었다. 하지만 자연과학적 연구가 본격적으로 진행되기 전까지는 과학과 비과학의 경계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현재는 확실한 효능과 예측 가능한 정신적 변화를 일으키는 약물들이 개발되어 있고 이들의 작용을 이용한 정신질환의 치료와 관리가 일반화되어 있다. 하지만 인간의 정신을 바꾸는 약물은 인간의 존엄성을 위협하는 존재가 될 수 있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의 인격을 빼앗는 향정신성 약물, 마약은 현대 사회의 큰 위험요소가 되고 있다. 이제 인간의 정신세계를 보다 큰틀에서 이해하고 이를 바람직한 방향으로 발전시켜 전 세계의 인류가 평화적으로 갈등을 최소화하면서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 갈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인간의 정신세계에 대한 생물학적 연구를 소개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