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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OLUTION 진화

데오도시우스 도브잔스키(Theodosius Dovzhansk)에 따르면 "진화론에 따른 설명이 아니면 생물학은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 (Nothing in Biology makes sense without the light of Evolution.)"고 한다. 현재의 나도 전적으로 동감하는 말이다. 과거에 어떻게 진화가 이루어졌는지 아직 완전히 알아낸 것은 아니지만 진화가 일어났다는 증거는 차고 넘치는 상황이다. 과거에 일어난 일이지만 우리의 상상을 자극하는 어마어마한 사건들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공룡의 대멸종, 캄브리아기에 있었던 종 다양성의 대폭발, 지구 전체가 얼음에 뒤덮였던 ice-ball 시기 등의 증거가 지구 여기저기에서 그리고 생물들의 유전체에서 발견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진화론의 힘은 비단 생물학에서만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조금 깊이 생각해보면 진화론은 인간의 문명발달의 원리, 경제의 원리, 딥러닝의 원리, 그리고 어쩌면 우주생성의 원리 까지 그 영역을 넓힐 수 있는 정말 무시무시한 이론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여기서는 생물의 진화, 인간의 진화와 관계된 연구 결과들을 소개하려고 한다.

Evolution 2024 Topics

evolution

genetics

박쥐의 면역계: 독특한 항바이러스 시스템

박쥐는 이솝우화 때문인지 지조 없고 비겁한 동물로 평가 절하되고 있습니다. 사실 알고 보면 박쥐만큼 진화의 첨단에 서 있는 생물을 보기 힘듭니다. 포유류가 자그마치 새들과 어깨를 견줄 정도로 잘 날아다니고, 초음파탐지를 이용해 밤에도 움직이는 곤충을 정확히 포획할 수 있습니다. 박쥐가 잡아먹는 곤충의 양이 어마어마해서 매년 수 십억 달러의 경제 효과가 있을 정도입니다. 또한 박쥐가 옮겨주는 화분으로 수분되는 식물들도 많습니다. 박쥐의 또 다른 특징으로는 질병에 잘 걸리지도 않아 늙어 죽을 때까지 얼마나 늙었는지 나이를 가늠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평균 수명도 같은 몸 크기의 동물들에 비해 월등히 깁니다. 어떤 종은 40년 이상 산다고 하는데 이는 비슷한 무게의 다른 포유류에 비해 10배정도나 되는 거죠. 그런데 요즘 박쥐가 주목을 받는 결정적 이유는 인간에게 질병을 일으키는 바이러스와의 관계 때문이죠. 즉, 박쥐는 인간이나 다른 포유류에겐 치명적인 바이러스들을 건강한 상태로 보유할 수 있는 능력이 있기 때문입니다. 공수병이나 에볼라와 같이 인간에겐 치명적인 바이러스들이 포함되는데요 박쥐는 어떻게 이 바이러스 들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을까요? 이 비밀을 풀기위해 박쥐의 유전체에 대한 연구가 필요했고, 2016년 Bat1K project가 시작되었습니다. 1,400여 종이나 되는 모든 박쥐들의 유전체를 분석해 보자는 거죠. 그 결과 가장 특징적인 변화는 면역 유전자들의 독특한 진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직 확실하지는 않지만 바이러스에 대한 지나친 염증반응이 일어나는 것을 방지하면서도 효과적인 항바이러스 시스템을 유지하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요? 사람에게도 이런 면역 시스템의 적용이 가능할까요?

​본문

박쥐의 면역계: 원조 항바이러스 프로그램

박쥐는 치명적인 바이러스에 감염되도 건강하게 지낼 수 있다. 이제 과학자들은 어떻게 이게 가능한지 이해하기 시작했다.

박쥐의 서로 다른 종에서 일관되게 볼 수 있는 다양한 적응 형질을 갖는데 이중 바이러스 감염에 아주 잘 견디는 성질이 있다. 박쥐는 다양한 이질적인 그룹으로 구성되어 있다. 대표적인 종이 약 5천만년전에 나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진화적인 스트레스가 종-특이적인 적응에 중요한 형질을 수여했을 것으로 여겨진다. 일예로 박쥐는 포유동물 중에는 유일하게 자신의 동력만으로 날을 수 있다. 따라서 많은 양의 에너지를 필요로 하고 그만큼 활발한 신진대사가 일어나며 그 결과 과다한 활성산소가 생산될 것이다. 이런 활성산소는 DNA의 손상을 유발하고 이는 세포의 죽음으로 이어지며 만성 염증을 유발할 것이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염증반응을 제어하는 특별한 기전이 존재할 것이라고 생각된다. 이것이 과도한 면역반응 때문에 생기는 부작용을 방지하고 여러 바이러스가 박쥐의 몸 속에서 질병을 일으키지 않고 존재할 수 있는 이유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아래에 이와 관련된 가설과 증거들을 정리해 보았다.


A) DNA 감지기의 상실

박쥐의 일부 종들은 PYHIN 유전자 집단 전체를 상실했다. Pyrin and hematopoietic interferon-inducible nuclear domain(PYHIN) 단백질은 외래성 또는 자기자신의 DNA를 감지하고 면역반응을 일으킨다. 이 유전자군 전체가 없다는 것은 유해한 DNA 바이러스에 의한 염증을 제한하는 박쥐의 능력을 설명해준다. 하지만 어떤 다른 면역반응을 통해 DNA 바이러스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지는 아직 확실치 않다. 

B) 바이러스의 길항작용에서 탈출하다

일부 항원 감지 장치가 결손된 경우도 있고 중복 다양화된 경우도 있다. Protein Kinase R (PKR)은 double-stranded RNA(RNA 바이러스의 형태)에 의해 활성화되어 바이러스의 침입을 알리고, 항바이러스 반응을 일으킨다. Poxvirus(천연두 바이러스), herpesevirus(허피스바이러스), influenza virus(인플루엔자 바이러스) 등 많은 바이러스들이 PKR의 기능을 방해하도록 진화했다. 이는 PKR을 억제하는 것이 바이러스의 감염에 중요한 전략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연구자들은 이 효소의 다양화가 이런 바이러스들의 방해를 피해가도록 해주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즉, 이들 바이러스를 효과적으로 방어할 수 있을 것이다.

C) 인터페론

인터페론(interferon)은 항바이러스의 핵심 역할을 한다. 박쥐의 종에 따라 다른 양상의 인터페론 유전자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일부 종은 인타페론-알파(interferon-α)의 유전자 수가 적지만, 일부 종에서는 언제나 바이러스가 없을 때에도 지속적으로 이 유전자를 발현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일부는 잘 연구되지 않은 인터페론-오메가(interferon-ω) 유전자가 20개 이상 확장된 모습을 보여준다. 참고로 인간의 경우는 이 유전자가 단 하나 뿐이다.

D) 인플라마솜(inflammasome)

박쥐의 ASC2(apoptosis-associated speck-like protein containing a CARD2)는 인플라마솜(inflammasome)의 활성화를 막는다. 이 유전자는 원래 영장류에만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졌었는데 조사된 13종류의 박쥐의 유전체 모두에서 발견 됬다. 인플라마솜의 활성은 항바이러스 작용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인플라마솜의 과도한 활성은 인플루엔자를 비롯한 일부 바이러스에 의한 사망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실제로 연구자들에 따르면 박쥐의 ASC2 유전자를 발현시킨 생쥐는 인플루엔자에 감염되었을 때 정상 생쥐에 비해 생존률이 높다고 한다.

E) 자가-백신의 가능성(possible self-vaccination)

최근의 박쥐의 유도 만능줄기 세포의 유전체를 연구한 결과, 비정상적으로 많은 수의 내재성 바이러스유래 서열이 있음을 보여주었다. 또한 이 바이러스 유래 유전자들이 실제로 전사되고 번역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사람 세포에서도 일어나는 일이지만 그 정도가 훨씬 심하다고 할 수 있었다. 이에 해당 연구자들은 이들 내재성 바이러스유래 서열이 “바이러스와 미생물들에 대항하기 위한 것인지 또한 자가-백신의 역할을 하는 바이러스 단백질을 만드는지” 연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F) 발견되지 않은 메커니즘

박쥐는 1,400 여종으로 다양하다. Bat1K 유전자 분석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그 동안 전체 유전체를 알아낸 종은 몇 개에 불과하다. 따라서 아직 밝혀지지 않은 항바이러스 또는 항염증 메커니즘이 많을 것으로 추즉된다.


<이글은 아래 기사를 편역한 것입니다>

Hannah Thomasy, 2024, Turning on the Bat signal. The Scientis, Mar 15, 2024


<원 기사의 주요 인용 논문>

Ahn M et al. Unique Loss of the PYHIN Gene Family in Bats Amongst Mammals: Implications for Inflammasome Sensing.

Sci Rep. 2016;6:21722.Xie J et al. Dampened STING-Dependent Interferon Activation in Bats.Cell Host Microbe. 2018;23(3):297-301.e4.

Ahn M et al. Bat ASC2 suppresses inflammasomes and ameliorates inflammatory diseases.Cell. 2023;186(10):2144-2159.e22.

Pavlovich SS et al. The Egyptian Rousette Genome Reveals Unexpected Features of Bat Antiviral Immunity.Cell. 2018;173(5):1098-1110.e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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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netics

식물은 우주에서 어떻게 자신의 DNA를 지킬까?

어릴적 아폴로 11호의 달 착륙 장면을 보면서 당시 아무것도 모르던 내가 과학자가 되보면 어떨까 하고 꿈 꾸던 생각이 납니다; 나중에 생물학을 전공하면서 "NASA에 취직할 수는 없겠네."하고 잠시 실망(?)했던 기억과 함께 말이죠. 그런데 알고보니 꽤 많은 생물학자들이 NASA에서 일하거나 공동 연구를 하더군요. "과연 생물이 우주에서도 살 수 있을 까?" 하는 의문에 답을 얻는 것이 이들의 연구목표 중 하나인 것은 당연한 것 같습니다. 사람은 오랫동안 우주에 머물면 마치 오래동안 누워지낸 사람처럼 , 심장기능이 약해지고 뼈와 근육도 약해지며, 정신적으로도 감정 조절이 어려워지고, 인지능력 장애, 수면 장애 등이 나타날 수 있다고 합니다. (Clin Neuropsychiatry. 2021 Oct; 18(5): 237–246. doi: 10.36131/cnfioritieditore20210502). 여기에 더하여 사람은 먹고 살아야하기에 먹거리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다른 생물들도 과연 우주공간에서 생존과 번식이 가능한지 알아야겠죠. 아래의 글은 생물의 수명과 관계 있다고 알려진 텔로미어가 우주선 비행을 할 경우 어떻게 되는지 알아본 실험을 소개한 것입니다. 생물은 지난 36억년 동안 지구에서 각종 환경 변화에 적응하며 진화해 왔지요. 하지만 산전수전 다 겪은 생물들도 무중력을 경험해 본적은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러니 생물들 특히 육상생물들이 중력이 급변하는 환경에서 어떻게 반응할지는 예측하기가 어렵죠. 생물의 번식과 발생, 그리고 건강이 유지될지, 또한 유전자가 어떻게 변할지를 알아두는 것은 중요합니다. 어쩌면 미래에 지구가 정말 살기 어려워지는 경우가 생긴다면, 인류가 갈 수 있는 곳은 우주 밖에는 없기 때문입니다. (사진은 wikipedia에서 내려받은 것입니다: By NASA - https://www.flickr.com/photos/nasa2explore/6950880086/http://svs.gsfc.nasa.gov/cgi-bin/details.cgi?aid=11454, Public Domain, https://commons.wikimedia.org/w/index.php?curid=39371985)

​본문

Dorothy Shippen과 Borja Barbero는 국제 우주 정거장에서 애기장대풀(아라비돕시스, Arabidopsis thaliana)를 키우며 우주비행이 텔로미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연구하였다. NASA는 쌍둥이 우주비행사 Scott과 Mark Kelly에 관한 연구를 통해 생물학적인 변화를 비교하여 2019년 발표하였다. Scott은 국제 우주 정거장(International Space Station, ISS)에서 일년간 보냈고 Mark는 지구에 머물렀다. 여러 차이 중에서, Scott의 텔로미어(telomere)가 우주 정거장에서는 길어졌다가 다시 지구로 돌아와서는 짧아진 것을 발견했다.


 Texas A&M University에서 식물의 telomere를 연구하던 생물학자인 Dorothy Shippen는 여기에 흥미를 느꼈다. Telomere는 환경에 따라 변하며 스트레스 환경에서 생물의 생존에 영향을 준다. 식물의 환경 스트레스에 대한 회복력은 미래에 우주에서나 현재 지구에서 농작물들이 겪는 어려움을 해결하는데 필수적인 요소라고 할 수 있다. 비록 여러 차례 식물들이 우주비행을 했지만 이들의 telomere에 대해서는 최근까지 알려진 것이 없었다. Shippen과 박사후 연구원인 Borja Barbero Barcenilla는 ISS에서 자란 애기장대풀(Arabidopsis thaliana)의 telomere를 연구하여 최근에 Nature Communications에 논문을 게재하였다. 이에 따르면 사람에서와 마찬가지로 우주선에서의 발아는 A. thaliana의 텔로미어를 합성하는 telomerase의 활성을 증가시켰다. 하지만 우주 비행사와는 달리 이 ISS 식물은 텔로미어의 길이가 늘어나지는 않았다. 


Q: 우주선에서의 식물 telomere에 대해서는 어떻게 연구를 시작하게 되었나요? 

Shippen: 쌍둥이 실험이 정말 개기가 되었어요, 하지만 우리에겐 우주로 식물을 보낼 방법이 없었죠. 호기심에서 NASA에 연락을 해서 혹시 우리가 telomere를 분석할 만한 식물 표본이 없는 지 물어봤죠. 마침 Ohio University에서 중력이 식물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던 Sara Wyatt와 그녀의 연구팀이 비행을 거친 샘플의 잉여분을 갖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Wyatt와 NASA에서 쌍둥이 연구를 주관했던 Colorado State University의 방사선 암 생물학자인 Susan Bailey와 함께 연구를 하게 되었죠. 우린 잉여 샘플을 분석하여 데이타를 얻었고 이후 귀환하는 샘플의 일부를 얻기도 했어요. 


Q: ISS 시료를 얻는데 특이 할만한 어려운 점이 있었나요? 

Barbero: 많은 문제가 있었죠. 추가로 샘플을 보내야 했는데, 접시마다 18개의 A. Thaliana개체가 심어진 배양접시가 60개나 되었어요. 이는 3, 4일 안에 준비하기엔 엄청 많은 거였죠. 저는 Wyatt의 실험실에 박사후 연구원이며 현재는 NASA에서 일하는 공동 저자인 Alexander Meyers를 도와 일했습니다. 일단 샘플이 지구에 도착하면, 우리는 잽싸게 줄기와 뿌리를 분리하고자 했어요. 왜냐하면 다른 조직은 다르게 반응했을 테니까요. 약한 중력 때문에 아무렇게나 막 자랐고; 뒤엉켜 있었어요. 이건 워낙 귀한 샘플이라 자르기가 겁났었죠. 냉동고에서 꺼내자마자 바로 잘랐습니다. 우린 Meyers를 Texas A&M으로 초대해서 우리의 해부를 도와달라고 했죠. 어려운 만큼 즐거웠던 시간입니다. 냉동고에서 샘플을 꺼내 실험을 준비하면서 생각했어요. “이것들은 우주에 있던 거네!”라며 싸한 느낌이 왔죠. 모든 실험은 놀라웠고 독특한 기회였어요. 이때는 이런 설레임과 망치지 말아야지 하는 다짐이 공존하던 때 입니다. 이 샘플 밖에는 없었기 때문이죠. 


Q: 결과 중에 놀라운 것이 있었나요? 

Barbero: 우린 telomere의 길이를 살펴봤고, 그 길이가 변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곤 고민에 빠졌죠. 하지만 이건 예상보다 더 재미있는 결과였습니다. 왜냐하면 우주에서 날았던 모든 생물들의 telomere는 대부분 길어졌는데 식물은 아니었던 거죠. Shippen: 예전에 C. elegans를 우주에 보낸 적이 있었어요, 그리고 이들의 telomere가 사람처럼 길어졌죠. 사람의 telomere는 환경 변화나 생리적 변화에 따라 매우 유동적인 모습을 보여주곤 합니다. 식물을 여러 스트레스 상황에 두어도 대부분 telomere의 길이가 변치 않는 것을 볼 수 있었고 우주선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사실 예측할 수가 없었죠. 길이가 변하지 않았다는 것은 아주 놀라운 일은 아니었지만 우리가 놀란 건 telomerase의 유도 정도 였습니다. 


Q: Telomere의 길이 변화 없이 telomerase의 활성 증가가 일어난 것이 왜 놀랄 일이죠? 

Shippen: 이는 telomere의 길이와 telomerase 활성이 서로 연결되어 있지 않다 것을 말합니다. 사람의 경우는 아주 상관관계가 높기 때문에 예상을 못한 거죠. 우린 스트레스 상황에서 telomerase의 활성 증가에 대해 좀더 넓게 생각하기 시작했습니다. 우리는 실험실에서 할 수 있는 여러 종류의 스트레스에 대해 A. Thaliana의 telomerase에 생기는 변화를 알아보는 보충 실험을 수행했고, 우린 역시 telomerase의 증가를 관찰했어요. 이 결과로 우리는 telomerase의 다른 역할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어요. 이는 이 분야에서 아직 논란이 되고 있는 가설입니다. 많은 과학자들이 telomerase의 telomere 합성 외의 기능에 대해 확신을 갖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죠. 하지만 우리의 경우처럼 telomere의 길이 변화가 없이 급격한 효소 활성이 증가한다는 것은 이해하기가 어렵습니다. 


<이글은 아래의 기사를 번역한 것입니다.> 

Donna MacNeil, PhD., How plants protect their DNA in space. The Scientist Jan 24, 2024. 

<원문 references> 

1. Garrett-Bakelman FE, et al. The NASA Twins Study: A multidimensional analysis of a yearlong human spaceflight. Science. 2019;364(6436):eaau8650.. 

2. Barcenilla BB, et al. Arabidopsis telomerase takes off by uncoupling enzyme activity from telomere length maintenance in space. Nat Commun. 2023;14(1):7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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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ll biology

항생제로부터 박테리아가 살아남는 방법

언제부턴가 항생제는 의사의 처방없이는 복용하지 못하도록 법으로 금지하고 있지요. 항생제가 많은 환경에서는 일반 박테리아보다 항생제-내성 박테리아가 번창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 소위 슈퍼박테리아로 불리는 다제내성(multi-drug resistance)박테리아는 반코마이신(vancomycin)을 비롯한 의료계에서 사용중인 거의 모든 항생물질에대해 내성을 갖는 세균으로 일단 감염이 되면 치료가 아주 어렵습니다. 특히 면역력이 떨어진 환자에겐 치명적이죠. 그런데 사실 항생제 치료에도 살아남는 박테리아가 모두 항생제-내성 유전자를 갖는 것은 아닙니다. 이중 일부는 항생제 치료에도 근근히 연명하며 살아갈 수 있고 이들을 퍼시스터(persisters: 굳이 번역하자면 '끈질긴 균들'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라고 부릅니다. 아래 소개한 글은 우리 몸에 설사 등 식중독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박테리아인 Salmonella가 항생제와 대식세포를 만났을 때 어떻게 죽지않고 persister 상태가 되는지 그리고 이 상태에서 무슨 변화를 겪는지 등을 연구한 논문을 소개한 글입니다. 대부분의 항생제는 세균이 성장시 필요한 성분의 합성을 막아서 세균을 죽입니다. 그러니 성장을 하지 않고 휴면상태를 유지하면 항생제의 영향을 덜 받고 생존할 수 있는 것이죠. 이때 대부분의 균들은 이런 상태에서 살아남기 위해 항생제가 없어졌을 때 다시 번성하기 위한 유전자들이 소실되고 재발할 능력을 상실하게 되는데, persister들은 이런 상황에서 DNA 합성과 회복과정이 활성화된다는 것을 발견한 것입니다. 왜 생존에 위협을 주면서까지 이런 활성을 보일까요? 아마도 대부분의 항생제내성 유전자들이 기존의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생겨서 만들어졌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그 답을 예측할 수 있을 것입니다. 진화는 도전과 적응이라고 할 수 있죠. 환경이 어려워지면 살아남아 적응할 수 있는 시간을 벌고 이때 적응이 빨리 일어나도록 유전자에 변형이 활성화되는 것은 아닐까요? 다양한 유전자풀을 갖추어 다음에 다시 번창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이 진화에 도움이 되었을 것이라는 추측을 해봅니다.

​본문

항생제 처리에서 비슷하게 살아 남은 두 종류의 살모넬라균(Salmonella)들은 전혀 다른 분자 기전에 의해 만들어진다.

항생제에 내성이 생긴 박테리아는 약을 처방해도 번창하여 치명적인 그리고 치료 불가능한 병을 일으킨다. 어떤 박테리아는 전-내성 상태로 존재할 수도있다. 살아남기 위해 성장을 늦추고 약에 견디고, 약의 존재에도 살아갈 수 있는 형질로 바뀌는 돌연변이가 생기도록 하는 것이다. 어느 순간 항생제가 없어지면 이렇게 살아남은 박테리아들이 다시 자라기 시작하고 병을 일으킨다.

치료제가 없는 감염성 질환은 심각한 문제이다. 점점 증가하는 건강에 대한 위협과 싸우기 위해 Harvard Medical School의 Peter Hill과 그의 동료들은 어떻게 항생제 내성(tolerance or resistance)과 지속성(또는 생존능력: persistence)이 생기는지를 정리해보았다. 그리고 이들은 죽지 않고 남은 박테리아가특정 DNA repair system(DNA 손상 회복 시스템)을 활성화시키고, 이때 만들어진 영양소 합성관련 유전자의 돌연변이를 통해 항생제 내성이 된다는 사실을 Cell Host & Microbe지에 발표했다.

“항생제 내성은, 어떤 면에서는 문제의 마지막 단계입니다.” 이제는 Imperial College London의 연구원이된 이 연구의 공동저자 Peter Hill의 말이다. “만약이 과정을 처음부터 막을 수 있다면, 이 마지막 단계를 막을 수 있을 겁니다.”


살아남기 위한 죽은 척하기

어느 돌연변이가 내성의 원인인지 알아보기 위해, Hill과 그의 동료들은 설사를 유발하는 Salmonella균을 대식세포에 감염시키고 여기에 항생제를 처리하여 내성을 유도하면서 살아남은 박테리아의 유전체를 분석했다. 이들은 박테리아가 살아가는데 필수적인 분자를 만들지 못하게 하는 돌연변이를 발견하였다. 이 분자를 만들지 못하는 박테리아는 천천히 자라게 되며, 이는 분열하는 세포를 죽이는 항생제로부터 살아남게 해준다. 내성이 있는 박테이아는 영양분이 풍부한 배지에서만 만들어지기 때문에, Hill은 Salmonella균이 좋은 환경에서 격리되면 항생제에 민감해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다음으로 항생제 지속성 (antibiotics persistence: 항생제의 영향을 받지만 죽지는 않고 견디는 것을 말한다)을 연구했다. 이는 항생제에 반응하는 박테리아의 일부가 형질 변화로 일시적인 성장 지연이나 멈춤을 통해 죽지 않고 견디는 것이다. 마치 내성을 가진 벌레가 휴면상태로 있듯이 살아남은 박테리아(persister)들은 macrophage(대식세포) 안에서 자라지 않거나 아주 천천히 자란다. 하지만 항생제가 제거되면 이 대식세포 안의 Salmonella persister 들은 다시 살아난다. 이런 생존력(persistency)은 돌연변이보다는 형질변화를 통해 이루어지기 때문에, Hill과 동료들은 항생제 처리가 이 휴면기 군집의 유전자 발현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알아보고자, 이 persister들의 RNA-sequencing을 수행했다. 이들이 발견한 것은 이들이 마치 double-strand breaks in DNA(DSBs: 대식세포 안과 같은 혹독한 환경에서 흔히 발생할 수 있는 일이다)에 반응한 것과 같은 스트레스 경로가 활성화된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박테리아의 DNA 복제가 일어나면 세포분열이 뒤따르죠.” Hill의 설명이다. “그런데, 우리가 발견한 것은 이 분열을 멈춘 박테리아에서 DNA 복제가 적어도 일부 형태로라도 이루어진다는 겁니다.” 

이에 더해 Hill의 팀은 persister Salmonella균이 약이나 대식세포로부터 살아남기 위해서는 스트레스반응을 활성화시키고 DSB를 고쳐줄 DNA회복 기전이 필요하다는 것을 발견했다. 손상을 복구한 후 persister들은 임상 감염의 재발과 유사하게 다른 숙주세포에서 감염을 다시 시작한다.


실험실에서 임상으로

실험실에서 대식세포를 이용한 실험은 많은 정보를 주지만 Hill과 그의 팀은 실제로 사람의 몸에서 일어나는 일을 알고 싶어했다. 이들은 환자로부터 유사한 종류의 Samonella균을 얻어 유전체를 분석했다. 놀랍게도, 이들에게 선 어떤 항생제 내성 유전자도 발견하지 못했다. 이는 세포배양 실험과는 다른 결과로(실험실에서는 내성 유전자의 돌연변이가 주요 생존 원인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yybsSqcB7mE), 그 대신 이들은 항생제를 처리한대식세포에서 persistent 박테리아와 유사한 성장을 보였다: 일부 세균 집단은 항생제에 비교적 강했고, DNA 회복반응이 강력하게 활성화되어 있었다.

임상에서 분리된 균들이 [DNA 회복]과 관련하여 persister 균과 비슷하다는 것은 아주 재미있는 발견입니다.” 이 연구에 직접 관여하지 않은 HebrewUniversity of Jarusalem의 교수인 Nathalie Balaban이 보낸 이메일 내용이다. “이렇게 임상에서 분리된 균들이 대식세포를 더 감염시키는지 보는 것도 좋을 것 같군요.”라고 하였다.

DNA 회복이 persistency와 내성을 갖는데 어떤 기능을 갖는지 이해하는 것이 박테리아의 감염에 대비한 전략을 짜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항생제 처리와함께 Salmonella의 생존에 필요한 DNA 회복 기전을 억제하는 것이 감염의 재발을 막고, 항생제 내성의 출현을 늦출 수 있을지 기대해 본다.


<이글은 아래의 기사를 번역한 것입니다.>

Niki Spahich, PhD., Bacteria go dormant to survive antibiotics and restart infections. The Scientist Mar 7, 2022

<원 기사 References>

1. P.W.S. Hill, S. Helaine, “Antibiotic persisters and relapsing Salmonella enterica infections,” in Persister Cells and Infectious Disease, K. Lewis, ed.,Springer International Publishing, 2019, pp. 19-38.

2. P.W.S. Hill et al., “The vulnerable versatility of Salmonella antibiotic persisters during infection,” Cell Host Microbe, 29:1757-73.e10, 2021.

3. C.K. Okoro et al., “High-resolution single nucleotide polymorphism analysis distinguishes recrudescence and reinfection in recurrent invasivenontyphoidal Salmonella typhimurium disease,” Clin Infect Dis, 54:955-63,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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