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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포가 세포를 먹는 현상을 밝히다.

“모든 생물은 세포로 구성되어 있다.” 이는 세포설의 가장 중요한 개념이죠. “세포가 기본 단위(unit)가 되어 생물을 구성한다.”는 것이 두번째 개념입니다. 아마도 세포가 하나의 단위가 된다는 것은 이들이 서로 섞이거나 나눌 수 없는 독립된 존재임을 표현한 것이라 생각됩니다. 그렇다면 하나의 세포를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까요? 세포막으로 둘러싸인 것을 하나의 세포라고 할 수 있고 어쩌면 경계가 분명한 독립된 개체로 인식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진화론에 따르면 독립된 개체가 자신의 안위와 이익을 위해 노력하지 않고 희생만 하고 산다면 곧 세상에서 없어져도 전혀 이상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우리 몸 안에 있는 수많은 세포들은 서로 협력해서 살아가고 있고 그렇게 우리의 삶이 유지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연구에 따르면 비록 같은 유전자를 가진 세포 지간이라도 그 관계가 단순히 협력 관계는 아닌 것 같습니다. 서로 붙어 조직을 만들기도 하고, 같이 협력하여 각자의 삶을 지탱하는 환경을 만들기도 하지만 문제는 암세포나 바이러스 감염 세포와 같이 공동체에 위협이 되는 세포가 되면 이와는 다른 관계가 나타나는 거죠. 즉, 식세포작용이나 아폽토시스를 유도하는 방법으로 다른 세포를 제거하기도 합니다. 거기에 더해 여기 소개된 것처럼 한 세포가 같은 종류의 다른 세포 안으로 들어가서 세포내세포(cell-in-cell)의 형태가 생기기도 합니다. 이 과정을 엔토시스(entosis; Topic No. 041 참고) 라고 부르며 이 과정이 정확히 어떤 의미가 있는지는 아직 모릅니다. 다만 꽤 많은 경우에 entosis를 통해 세포안으로 들어갔던 세포가 다시 살아나오는 것을 봐서 세포를 제거하기 보다는 뭔가 변화를 주는 과정이라고 생각됩니다. 연구결과 관련된 유전자들도 밝혀져 있고 이 엔토시스를 유도되는 환경적 변화도 알려지면서 다른 유익한 기능이 있을 것이라고 짐작하고 있습니다. (그림 출처: Cell Death Discovery (2024) 10:109 ; https://doi.org/10.1038/s41420-024-01877-9)

정상적인 척추동물들의 발생과정부터 암세포의 동종포식에 이르는 다양한 과정에서 세포안에 세포가 들어가는 현상(cell-in-cell events)이 발견된다.

두 세포사이의 관계는 복잡할 수 있다. 상호 신호를 주고받을 수도 있고, 붙어 있을 수도 있고, 자원을 놓고 경쟁할 수도 있다. 하지만 2007년에 Harvard Medical School의 연구자들은 이상한 현상을 발견한다. 즉, 세포안에 세포가 존재하는 것이다.

이는 전혀 선례가 없는 것은 아니다. 소위 “세포 동족포식 (cell canabalism)”이라는 말로 면역세포가 손상된 세포를 식세포작용을 하는 경우들이 알려져 있다. 하지만 Harvard연구진이 관찰한 것은 좀 달랐다. 다른 세포에 의해 삼킴을 당했다기 보다는 다른 세포 안으로 들어간 것 같았고 들어간 뒤에도 살아있었다.

이 과정을 엔토시스(entosis)라고 불렀고 의사들이 종양에서 종종 발견하는 이상하고 징그러운 세포들을 설명해줄 것 같다. 연구자들은 이런 세포내 세포의 예들을 더 많이 발견하였고 수수께기로 남아 있었다. “우리는 이런 종류의 사건들의 기원이나 생리작용을 이해하진 못하고 있죠.” 2007년 연구의 공동 저자인 Memorial Sloan Kettering Cancer Center의 세포생물학자인 Michael Overholtzer의 말이다.

현재는 Tufts University의 생물학자인 Stefania Kapsetaki는 이 엔토시스에 대해 처음 들었을 때 즉각적으로 흥미를 느꼈다. 그녀는 예전부터 세포간의 협력이 어떻게 다세포생물의 진화에 이르게 되었는지 연구하고 있었고 다른 cell-in-cell 현상에서도 비슷한 힘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가설을 세웠다. “많은 사람들이 cell-in-cell현상을 조사했지만 대부분이 한 생물에서 연구되었죠.” “그들은 이를 사회 진화의 관점에서는 보질 않았던 것 같아요.” 라고 말했다.

최근에 Scientific Reports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Arizona State University에 소속이던Kapsetaki와 그녀의 동료들은 다른 종류의 동물이나 미생물에서 cell-in-cell 현상을 추적 연구함으로써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해주었다. 이 사건이 수많은 종에서, 수 백만 년 된 유전자들이 관련되어 있다는 것을 근거로 이 cell-in-cell 현상은 고대부터 일상적인 세포 간의 상호작용이었을 것으로 여기게 되었다. 이 관찰은 이 희귀한 사건에 대한 연구의 중요성을 분명히 보여주었습니다. Kapsetaki의 말이다. 그녀는 또한 이를 단순히 질병의 증세 정도로만 보는 것에 대해서도 주의해야 한다고 했다.

이 Cell-in-cell 현상에 대해 조사하기 위해 그녀는 지난 수십년 동안의 논문들을 샅샅이 뒤졌고, 꽤 많은 다른 경우의 사례를 발견할 수 있었다: 어떤 경우는 두 세포 모두 살았고, 어떤 경우는 잡아 먹힌 세포가 죽었다. 어떤 것은 암세포와 관련되었고, 아닌 것도 있었다. Cell-in-cell 현상은 어떤 생물종에서는 생존에 필수적인 사건이다. 예를 들면, C. elegans의 경우 생식기관의 발생과정에서 다른 세포에게 산 체로 먹힘으로써 수정능을 갖게 되는 신호를 준다. 생쥐의 경우, 배아가 자궁에 착상하는 과정에서 어미의 세포 일부가 자식의 세포에게 먹히게 된다.

이런 사실들이 cell-in-cell 현상이 다양하고 널리 퍼진 현상일 것이라는 가설을 입증해 주었다. “만약 이게 쉽게 일어나는 일이라면, 왜 무슨 이유로 생물에게 상용되지 못한 걸까?” 이 연구에 직접 참여하지 않은 Overholtz의 말이다.

중요한 사실은, Kapsetaki가 단세포생물에서도 이 현상을 발견했다는 점이다. 즉, 다세포생물이 나오기도 전에 이 현상이 있었음을 말한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이전에 cell-in-cell 현상을 일으키는 유전자들의 기원을 조사해 보았다. 어떤 유전자는 무려 십 오억 년전(1.5 billion years, 원 논문에는 2십2억년 전으로 나옴)으로 다세포생물의 출현을 앞지른다. 이 결과는 과학자들에게 새로운 고려 대상, 즉. “이 현상을 조절하는 유전자는 아주 오래된 것이라는 점.”이라고 Overholtzer는 말했다.

Kapsetaki는 이 유전자들이 그 오래전부터 실제로 cell-in-cell 현상을 주도했는지는 모르지만, 그리고 이들이 암 연구에서 발견되었지만, 이 현상이 오래 전부터 정상적인 발생의 일환으로 존재했음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만약 암 치료에 더 좋은 치료법을 원한다면 우리는 cell-in-cell 현상에 어떤 일들이 발생하고 있는지 면밀히 조사해야 합니다.” 라고 말했다. 그녀는 보다 다양한 생물종에서 이 cell-in-cell 현상과 암의 관계를 연구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를 위해선 cell-in-cell 현상에 대한 더 자세한 설명이 필요하다.

Overholtzer는 아직 많은 부분이 잘 알려지지 못했다는데 동의하면서, 이 논문이 entosis에 대한 연구와 암치료 약 개발가능성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하며, 신진대사나 세포생장, 신호전달 등 정상 세포에서 일어나는 것들이 치료 표적이 되고 있음을 상기시켰다.

“저에게는 암을 감소시키는 다른 노력들과 별반 차이가 없다고 봅니다.” Overholtzer의 말이다. “우리가 뭘 하던 결국에는 조직에 영향을 주기 마련입니다. Cell-in-cell 현상이 특별히 다른 것은 아니고, 이들도 선택지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이글은 아래의 기사를 번역한 것입니다.>

Aparna Nathan, PhD., 2024, Study reveals a cell-eat-cell world. The Scientist Aug 13, 2024

<원 글의 references>

1. Overholtzer M, et al. A nonapoptotic cell death process, entosis, that occurs by cell-in-cell invasion. Cell. 2007;131(5):966-979.

2. Kapsetaki SE, et al. Cell-in-cell phenomena across the tree of life. Sci Rep. 2024;14(1):7535.

3. Lee Y, et al. Entosis controls a developmental cell clearance in C. elegans. Cell Rep. 2019;26(12):3212-3220.e4.

4. Li Y, et al. Entosis allows timely elimination of the luminal epithelial barrier for embryo implantation. Cell Rep. 2015;11(3):358-3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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