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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 면역계와 닮은 다세포 박테리아의 방어체계

얼마전 까지만 해도 박테리아들이 단세포 생물이라는 것은 교과서에 나올 정도로 당연한 일로 알려져 왔습니다. 그런데 박테리아들은 정말 단세포로 혼자 살아가는 걸까요? 현재는 다양한 형태로 서로 부착하여 살며 상호 정보를 주고 받아 세포의 분화까지 일어나는 미생물군체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이런 다세포 박테리아 중에 뭉쳐사는 종류들은 군체 내외에 따라 영양공급, 포식자로부터의 위험 등에 차이가 나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죠. 이제는 다세포 생물로 진화하는 과정을 연구하는 실험재료로 사용될 정도입니다. 진핵생물과는 독립되어 진화해온 미생물들이 수렴진화를 통해 우리 동식물이나 진균류와 비슷한 다세포 생물의 형태를 띠고 진화를 계속한다면 과연 어떤 생물이 나올지 궁금합니다.
아래의 글은 다세포 박테리아(multicellular bacteria)에서 발견되는 유전체의 특정 지역에 돌연변이를 유발하는 diverse-generating retroelements(DGR; 굳이 번역하자면 변이생성 RNA전이요소) 기구의 용도를 면역 방어로 추측하여 가설을 세우고 검증한 논문을 소개한 글입니다. 하지만 아직은 다세포 미생물들의 면역을 이해하기엔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그러나 한가지 눈 여겨 봐야할 건, 특정 유전체 지역의 염기서열을 아주 다양하게 변형 시킬 수 있는 돌연변이 생성 기구가 있다는 점 입니다. 왜? 어떻게? 이런 기구가 전체 미생물의 약 2% 정도에 존재하는지 생각해 볼 일입니다. 이렇게 돌연변이를 필요에 따라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은 진화를 이해하는데 아주 중요한 부분일 것 같습니다. 이미 진핵생물에서도 유전자를 다양하게 만드는 기구들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고 있고, 이는 필요하다면 생물 스스로 유전자의 다양성을 확장할 수 있다는 얘기 입니다. 우리 유전자에도 숨어 있는 이런 잠재 능력은 과연 언제 발현되는 걸까요?
(그림: Muticellular bacteria-purple sulsur bacteria-pink berry; 출처: Kamal Nahas, 2024)

박테리아성 초생명체(superorganosm)는 감염에 대비한 방어체계를 갖추어야 한다. 물학자들은 이들이 사용하는 무기가 우연히 사람의 면역계를 닮았단 사실을 발견했다.

대부분의 박테리아들은 단세포생물로 생존을 위해 경쟁하는 관계이다. 그런데 일부 박테리아들은 다세포 사회를 형성하기 위해 단합한다. 주로 혼자 지내는 박테리아들은 다양한 유전적 다양성을 는 반면 군집형 박테리아들은 자신만의 발전을 위해 집단을 희생하는 돌연변이가 생기지 않도록 비슷한 유전자를 갖는다. 이런 단순한 유전 다양성은 박테리오파지의 공격에 의해 한번에 멸종할 수도 있다. 따라서 다세포성 박테리아들은 내구성을 갖추기 위해 빠른 방어기작을 진화시킬 필요가 있다. 연구자들은 최근에서야 인간의 면역 시스템을 닮은 박테리아 집단에서의 돌연변이 유발 기전을 발견하게 된 것이다. 이 발견을 Proc.Nat.Acad.Sci.지에 발표하고 박테리아는 침략자들에 대한 복잡한 방어 기전이 없을 것이라는 견해에 도전하였다.

과학자들은 이 특이한 돌연변이 생성 시스템을 diverse-generating retroelements(DGR; 굳이 번역하자면 변이생성 RNA전이요소)라고 부르며 알고는 있었지만 어떤 의미가 있는지는 알지 못하고 있었다. “아무도 박테리아나 고균들이 무엇에 이들을 사용하는지는 알지 못했습니다.” University of California, Santa Barbara의 미생물학자이나 이 연구의 공동 연구자인 Elizabeth Wilbanks의 말이다.

인간 면역 시스템에서 선천적인 부분은 감염균의 일반적인 신호, 즉 박테리아의 막이나 진균의 세포벽 성분을 감지하는 toll-like receptor(TLR)를 포함한다.  DGR도 이와 유사하게 박테리아의 박테리아의 특성, 예를 들면 외래성 박테리오파지의 DNA를 감지할 수 있는 nucleotide oligomerization domain-like receptor (NLR) 영역을 갖추고 있다.

“DGR 단백질은 구조적으로는 항체와 비슷하지만 전혀 다른 진화 기원을 갖습니다.” 이 연구에 직접 참여하지 않은 NIH의 컴퓨터 생물학자인 Aravind Iyer의 말이다. “비슷한 구조이기 때문에 비슷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추측할 수 있죠.”

B 세포가 항체를 대량 생산하며 항원에 보다 잘 결합하도록 항체유전자의 다양한 돌연변이를 통해 미세한 구조 조정을 한다. DGR의 경우는 돌연변이 생성을 높이기 위해 오류율이 높은 중합효소가 이용된다. 이런 장치는 박테리아로 하여금 다양한 감염원에 빠르게 대비하도록 면역계를 재정비시킬 것이다.

이런 인간 면역계와의 유사성에 충격 받아, Wilbanks와 그녀의 연구진은 이 가상의 방어기구에 대해 연구를 진행했다. 우선 DGR이 다세포성 박테리아를 감염의 위험으로부터 보호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Woods Hole지역, Messachusetts의 해수 습지에 사는 크기 수 mm의 군체를 형성하는 pink berry를 연구하기로 했다. “Pink berry는 연구하기 좋은 지역에 자연 서식한다는 점이 장점이지만, 일생주기가 짧지 않고 변화도 빠르지 않기 때문에 메커니즘 연구는 하기 어렵다는 단점도 있습니다.

DGR 유전자는 드문 편으로 원핵생물의 약 2%에서만 발견되며, 이 2 %의 종에서 발견되는 DGR유전자들의 기원은 하나가 아닌 것으로 나타난다. 이 pink berry 중에서 많이 발견되는 Thiohalocapsa PB-PSB1은 purple sulfur bacteria의 일종으로, 이 종의 유전체를 분석해보기로 했다. 그 결과 이 돌연변이의 보고(원천지)에 의해, 15개 표적 유전자의 21개 다변화 부위를 만들어지며, 이는 거의 무한대라고 할 수 있는 10의 282승이라는 엄청난 다양성을 제공한 것이다.

다른 박테리아의 유전체에 얼마나 많은 DGR 유전자를 갖는지 알아보기 위해, Wilbanks와 그녀의 연구진은 일반 공개된 유전체들의 계통수와 함께 분석하였다. 그 결과 오직 하나의 예외를 제외하곤 다세포성 박테리아에서만 다수의 DGR 유전자가 발견되었다. 이는 이 유전자가 다세포성으로 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수렴 진화의 관점에서 다세포성 생물의 진화 초기에 정교한 면역 시스템이 아주 중요한 역할을 했음을 알려주는 것입니다.” Wilbanks의 말이다.

이 DGR이 특정 표적 유전자들의 돌연변이 만들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연구진들은 표적 유전자들을 조사하기 시작했다. 수백개 Pink berry들의 각 유전체를 분석한 결과 표적 유전자에 엄청난 다양성을 볼 수 있었다. 다른 유전체 부위는 98.9%의 매우 비슷한 서열을 보여 이와는 극명한 대조를 보였다. 이는 DGR의 표적 유전자의 경우 다른 부위에 비해 절대적으로 빠른 돌연변이 생성이 일어난다는 것을 보여주었으며, 이는 이 부위들이 변화하는 환경이나 질병에 빨리 적응해야 하는 부위임을 시사한다.

이들의 발견은 DGR이 침입자들에 대항하도록 박테리아를 무장시킨다는 것을 보여주었지만 아직 많은 질문들이 남아있다.  Iyer은 “어떤 바이러스 또는 바이러스의 분자가 이들에게 읽히는지가 중요합니다.” 라고 주장한다.

어떻게 병원체의 확산을 막는지도 연구되어야 한다. 사람 세포의 경우 감염되면 스스로 애이폽토시스(apoptosis=programmed cell daeth)를 통해 병원체를 작은 apoptic body에 가둔 체 무덤으로 들어가는 형태로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는다. 이와 비슷하게 DGR의 표적 유전자들이 세포예정사 경로(apoptosis, programmed cell death)에 관여한다면, 그래서 집단을 위해 희생할 수 있다면 “이는 그 집단의 다른 세포들이 감염되는 것을 막아 집단의 이익에 부합하게 될 것.”이라고 본다.

비록 DGR이 박테리아가 감염원으로 부터 피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증거들이 쌓이고는 있지만 아직 직접적인 실험적 증거는 없는 셈이다. 면역 방어와는 다른 가설로, 이들 시스템이 가까이 존재하는 근연종의 존재를 감지하는 것일 수도 있다. 일부 진균류는 세포융합을 하는데 이때 다른 종이나 종류가 끼어들면 곤란해진다. 따라서 이들은 융합하기 전에 NLR 부위를 감지하여 인근의 세포가 간은 종인지 구별해낸다. Wilbanks는 pin berry 박테리아가 동료를 검증하는데 DGR 기구를 사용할 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이들은 누구와 집합체를 이룰지 결정하기 위해 종 아래 세밀한 변이까지 감지하는데 사용될 가능성이 있어요.”라고 말했다. “이건 이들이 사용될 가능성이 있는 정말 재미있는 가설입니다.”라고 말을 맺었다.


<이글은 아래의 기사를 번역한 것입니다.>

Kamal Nahas, PhD. Multicellular bacteria evolve defenses that resemble the immune system. The Scientist Apr 30, 2024.

<Refernces for original essay>

1. Wucher BR, et al. Breakdown of clonal cooperative architecture in multispecies biofilms and the spatial ecology of predation. Proc Natl Acad Sci USA. 2023;120(6):e2212650120.

2. Doré H, et al. Targeted hypermutation of putative antigen sensors in multicellular bacteria. Proc Natl Acad Sci USA. 2024;121(9):e2316469121.

3. Kaur G, et al. Bacterial death and TRADD-N domains help define novel apoptosis and immunity mechanisms shared by prokaryotes and metazoans. eLife. 2021;10:e70394.

4. Fitzgerald KA, Kagan JC. Toll-like receptors and the control of immunity. Cell. 2020;180(6):1044-1066.

5. Kibby EM, et al. Bacterial NLR-related proteins protect against phage. Cell. 2023;186(11):2410- 2424.e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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