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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은 우주에서 어떻게 자신의 DNA를 지킬까?

어릴적 아폴로 11호의 달 착륙 장면을 보면서 당시 아무것도 모르던 내가 과학자가 되보면 어떨까 하고 꿈 꾸던 생각이 납니다; 나중에 생물학을 전공하면서 "NASA에 취직할 수는 없겠네."하고 잠시 실망(?)했던 기억과 함께 말이죠. 그런데 알고보니 꽤 많은 생물학자들이 NASA에서 일하거나 공동 연구를 하더군요. "과연 생물이 우주에서도 살 수 있을 까?" 하는 의문에 답을 얻는 것이 이들의 연구목표 중 하나인 것은 당연한 것 같습니다. 사람은 오랫동안 우주에 머물면 마치 오래동안 누워지낸 사람처럼 , 심장기능이 약해지고 뼈와 근육도 약해지며, 정신적으로도 감정 조절이 어려워지고, 인지능력 장애, 수면 장애 등이 나타날 수 있다고 합니다. (Clin Neuropsychiatry. 2021 Oct; 18(5): 237–246. doi: 10.36131/cnfioritieditore20210502). 여기에 더하여 사람은 먹고 살아야하기에 먹거리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다른 생물들도 과연 우주공간에서 생존과 번식이 가능한지 알아야겠죠.
아래의 글은 생물의 수명과 관계 있다고 알려진 텔로미어가 우주선 비행을 할 경우 어떻게 되는지 알아본 실험을 소개한 것입니다. 생물은 지난 36억년 동안 지구에서 각종 환경 변화에 적응하며 진화해 왔지요. 하지만 산전수전 다 겪은 생물들도 무중력을 경험해 본적은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러니 생물들 특히 육상생물들이 중력이 급변하는 환경에서 어떻게 반응할지는 예측하기가 어렵죠. 생물의 번식과 발생, 그리고 건강이 유지될지, 또한 유전자가 어떻게 변할지를 알아두는 것은 중요합니다. 어쩌면 미래에 지구가 정말 살기 어려워지는 경우가 생긴다면, 인류가 갈 수 있는 곳은 우주 밖에는 없기 때문입니다.
(사진은 wikipedia에서 내려받은 것입니다: By NASA - https://www.flickr.com/photos/nasa2explore/6950880086/http://svs.gsfc.nasa.gov/cgi-bin/details.cgi?aid=11454, Public Domain, https://commons.wikimedia.org/w/index.php?curid=39371985)

Dorothy Shippen과 Borja Barbero는 국제 우주 정거장에서 애기장대풀(아라비돕시스, Arabidopsis thaliana)를 키우며 우주비행이 텔로미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연구하였다. NASA는 쌍둥이 우주비행사 Scott과 Mark Kelly에 관한 연구를 통해 생물학적인 변화를 비교하여 2019년 발표하였다. Scott은 국제 우주 정거장(International Space Station, ISS)에서 일년간 보냈고 Mark는 지구에 머물렀다. 여러 차이 중에서, Scott의 텔로미어(telomere)가 우주 정거장에서는 길어졌다가 다시 지구로 돌아와서는 짧아진 것을 발견했다.


 Texas A&M University에서 식물의 telomere를 연구하던 생물학자인 Dorothy Shippen는 여기에 흥미를 느꼈다. Telomere는 환경에 따라 변하며 스트레스 환경에서 생물의 생존에 영향을 준다. 식물의 환경 스트레스에 대한 회복력은 미래에 우주에서나 현재 지구에서 농작물들이 겪는 어려움을 해결하는데 필수적인 요소라고 할 수 있다. 비록 여러 차례 식물들이 우주비행을 했지만 이들의 telomere에 대해서는 최근까지 알려진 것이 없었다. Shippen과 박사후 연구원인 Borja Barbero Barcenilla는 ISS에서 자란 애기장대풀(Arabidopsis thaliana)의 telomere를 연구하여 최근에 Nature Communications에 논문을 게재하였다. 이에 따르면 사람에서와 마찬가지로 우주선에서의 발아는 A. thaliana의 텔로미어를 합성하는 telomerase의 활성을 증가시켰다. 하지만 우주 비행사와는 달리 이 ISS 식물은 텔로미어의 길이가 늘어나지는 않았다. 


Q: 우주선에서의 식물 telomere에 대해서는 어떻게 연구를 시작하게 되었나요? 

Shippen: 쌍둥이 실험이 정말 개기가 되었어요, 하지만 우리에겐 우주로 식물을 보낼 방법이 없었죠. 호기심에서 NASA에 연락을 해서 혹시 우리가 telomere를 분석할 만한 식물 표본이 없는 지 물어봤죠. 마침 Ohio University에서 중력이 식물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던 Sara Wyatt와 그녀의 연구팀이 비행을 거친 샘플의 잉여분을 갖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Wyatt와 NASA에서 쌍둥이 연구를 주관했던 Colorado State University의 방사선 암 생물학자인 Susan Bailey와 함께 연구를 하게 되었죠. 우린 잉여 샘플을 분석하여 데이타를 얻었고 이후 귀환하는 샘플의 일부를 얻기도 했어요. 


Q: ISS 시료를 얻는데 특이 할만한 어려운 점이 있었나요? 

Barbero: 많은 문제가 있었죠. 추가로 샘플을 보내야 했는데, 접시마다 18개의 A. Thaliana개체가 심어진 배양접시가 60개나 되었어요. 이는 3, 4일 안에 준비하기엔 엄청 많은 거였죠. 저는 Wyatt의 실험실에 박사후 연구원이며 현재는 NASA에서 일하는 공동 저자인 Alexander Meyers를 도와 일했습니다. 일단 샘플이 지구에 도착하면, 우리는 잽싸게 줄기와 뿌리를 분리하고자 했어요. 왜냐하면 다른 조직은 다르게 반응했을 테니까요. 약한 중력 때문에 아무렇게나 막 자랐고; 뒤엉켜 있었어요. 이건 워낙 귀한 샘플이라 자르기가 겁났었죠. 냉동고에서 꺼내자마자 바로 잘랐습니다. 우린 Meyers를 Texas A&M으로 초대해서 우리의 해부를 도와달라고 했죠. 어려운 만큼 즐거웠던 시간입니다. 냉동고에서 샘플을 꺼내 실험을 준비하면서 생각했어요. “이것들은 우주에 있던 거네!”라며 싸한 느낌이 왔죠. 모든 실험은 놀라웠고 독특한 기회였어요. 이때는 이런 설레임과 망치지 말아야지 하는 다짐이 공존하던 때 입니다. 이 샘플 밖에는 없었기 때문이죠. 


Q: 결과 중에 놀라운 것이 있었나요? 

Barbero: 우린 telomere의 길이를 살펴봤고, 그 길이가 변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곤 고민에 빠졌죠. 하지만 이건 예상보다 더 재미있는 결과였습니다. 왜냐하면 우주에서 날았던 모든 생물들의 telomere는 대부분 길어졌는데 식물은 아니었던 거죠. Shippen: 예전에 C. elegans를 우주에 보낸 적이 있었어요, 그리고 이들의 telomere가 사람처럼 길어졌죠. 사람의 telomere는 환경 변화나 생리적 변화에 따라 매우 유동적인 모습을 보여주곤 합니다. 식물을 여러 스트레스 상황에 두어도 대부분 telomere의 길이가 변치 않는 것을 볼 수 있었고 우주선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사실 예측할 수가 없었죠. 길이가 변하지 않았다는 것은 아주 놀라운 일은 아니었지만 우리가 놀란 건 telomerase의 유도 정도 였습니다. 


Q: Telomere의 길이 변화 없이 telomerase의 활성 증가가 일어난 것이 왜 놀랄 일이죠? 

Shippen: 이는 telomere의 길이와 telomerase 활성이 서로 연결되어 있지 않다 것을 말합니다. 사람의 경우는 아주 상관관계가 높기 때문에 예상을 못한 거죠. 우린 스트레스 상황에서 telomerase의 활성 증가에 대해 좀더 넓게 생각하기 시작했습니다. 우리는 실험실에서 할 수 있는 여러 종류의 스트레스에 대해 A. Thaliana의 telomerase에 생기는 변화를 알아보는 보충 실험을 수행했고, 우린 역시 telomerase의 증가를 관찰했어요. 이 결과로 우리는 telomerase의 다른 역할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어요. 이는 이 분야에서 아직 논란이 되고 있는 가설입니다. 많은 과학자들이 telomerase의 telomere 합성 외의 기능에 대해 확신을 갖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죠. 하지만 우리의 경우처럼 telomere의 길이 변화가 없이 급격한 효소 활성이 증가한다는 것은 이해하기가 어렵습니다. 


<이글은 아래의 기사를 번역한 것입니다.> 

Donna MacNeil, PhD., How plants protect their DNA in space. The Scientist Jan 24, 2024. 

<원문 references> 

1. Garrett-Bakelman FE, et al. The NASA Twins Study: A multidimensional analysis of a yearlong human spaceflight. Science. 2019;364(6436):eaau8650.. 

2. Barcenilla BB, et al. Arabidopsis telomerase takes off by uncoupling enzyme activity from telomere length maintenance in space. Nat Commun. 2023;14(1):7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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