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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테리아에도 히스톤단백질이 있다?

대학교 입시문제에 "박테리아에는 히스톤 단백질이 없다."가 정답이었던 시절이 있죠. 이젠 이와 관련된 문제를 쉽게 출제하기는 어려워질 것 같군요. 뉴클레오솜 구조를 만드는 히스톤은 단백질 복합체의 형태로 안쪽에 위치하고 바깥쪽에 DNA가 감긴 형태를 지닌 뉴클레오솜은 DNA를 응축시키고 근처의 유전자발현을 조절하는 등 유전자의 구조와 기능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얼마나 중요한지 수억년의 독립적인 진화과정을 거친 동물과 식물 그리고 균류간에도 아미노산 서열이 60-90%가 같을 정도지요. 원핵생물에서는 고균(archaea)에서 히스톤-유사 단백질이 발견되었지만 박테리아에서는 없는 것이 정설이 었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의문을 품은 사람들이 꽤 많았죠. 해당과정에 필요한 효소들이나 세포내골격 단백질 까지 중요한 역할을 하는 단백질들의 유전자는 모든 생물의 공동조상(Last Universal common ancestor of all organism)에도 있을 것으로 여겨지는데 히스톤은 진핵생물과 일부 고세균에서만 나타난다는 것이 이해가 안된다는 거죠. 최근에 이와 관련된는 실험 결과들이 발표되었고 이를 소개하는 글을 번역해서 소개합니다. 이것이 정확하게 히스톤 단백질이냐 하는 것에 대해서는 각자 견해가 다를 수 있겠습니다만 어쨋든 히스톤과 유사한 구조를 갖는 DNA결합 단백질 들이 박테리아에도 있다는 것이 밝혀진 것 같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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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박테리아에도 히스톤단백질과 같은 역할을 하는 단백질 들이 다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히스톤은 진핵세포의 핵 DNA에 결합하여 염색체의 형태를 변화시키고 유전자의 발현을 조절하는 등 진핵생물에겐 아주 중요한 단백질이다. 그런데 이렇게 중요한 단백질이 원핵생물에도 있을까? 일반적으로 원핵생물에는 진핵생물의 것과는 독립적으로 진화한 DNA-folding histone-like protein이 있을 뿐 히스톤 단백질의 유전자는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런던 의과학 연구소(LMS)의 진화 생물학자인 Tobias Warneck박사는 박테리아의 DNA 응축 단백질은 완전히 다른 입체구조를 갖는다고 한다. 하지만 박테리아들이 고균(archae)이나 진핵생물들과 유전자 들을 교환(수평적 유전자 운반, horizontal gene transfer) 했을 것으로 미루어 박테리아에 히스톤 유전자가 전혀 없다는 것을 의아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지난 1월에 Warnecke와 동료들이 bioRxiv에 투고한 논문에 따르면 박테리아에서 히스톤과 비견 될만한 수 백 개의 유전자들을 발견했다고 한다.
Warnecke박사 팀이 원핵생물에서 히스톤을 처음 보고한 것은 물론 아니다. 하지만 이전의 경우 진핵생물의 히스톤을 이용하여 유사한 단백질을 조사한 결과 원핵생물에서는 불과 몇 개의 후보 단백질만이 보고 되었다. 이에 대해 Wernecke는 원핵생물의 히스톤이 짧기 때문일 것이라고 생각하였고 박사후 연구원인 Antonio Hocher박사의 도움으로 고균(archae)의 짧은 히스톤을 이용하여 18,000종의 박테리아 유전체를 조사하였다. 이 전략으로 그는 400개가 넘는 단백질들이 히스톤의 특이한 3D구조를 갖는다는 것을 발견하였고 이는 박테리아 종들에서도 히스톤이 널리 퍼져있음을 말해준다.
여러 후보들 중에 Bdellovirbio bacteriovorus라는 다른 박테리아를 먹고사는 박테리아 종의 히스톤을 집중해서 연구하였다. 이 연구자들이 이 종을 선택한 이유는 생주기(Life cycle)에 따라 크기가 변하기 때문에 DNA의 응축과 풀림이 잘 조절될 것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작은 포식세포(B. bacteriovorus)가 사냥감 박테리아를 공격하여 들어간 후 크기가 커지고 다시 작은 포식세포들로 나뉘는 과정이 반복되어 일어난다.
이 연구팀은 B. bacteriovorus의 단백질 중에 Bd0055라고 부르는 히스톤구조의 단백질을 발견했고 이 단백질이 DNA의 포장을 돕는지 알아보았다. 이 단백질을 DNA와 섞으면 DNA가 전기영동 겔의 구멍을 잘 통과하지 못하는 것으로 미루어, 이 단백질은 DNA와 결합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 유전자를 제거하면 B. bacteriovorus는 밖은 물론 다른 세포안에서도 살지 못했고 이는 이들이 살아가는데 이 단백질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을 말한다.
그런데 이 Bd0055의 구조를 DNA와 결합시키는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보면 일반적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히스톤과는 전혀 다른 방법으로 DNA에 결합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일반적으로 알려진 히스톤 단백질들은 안쪽에 실타래처럼 존재하고 DNA가 이 구조물 바깥을 감싸고 있는 모습이다. 그런데 Bd0055는 DNA 이중나선 구조에 결합하여 도리어 직선형을 유지하도록 만든다. 이는 DNA가 응축되는 것을 방해하는 것이고 분자생물학자인 Nasey Carey박사에 따르면 이런 구조가 박테리오파지나 사냥감 박테리아의 공격에 방어 역할을 하는게 아닌지 알아봐야 한다고 했다. 또한 네덜란드의 Dame박사는 이런 세포밖에서의 연구는 세포안에서도 일어나는지 확인해봐야 한다고 언급했다.
B. bacteriovorus는 먼 친척 뻘인 Leptospira interrogans와 유전자를 교환한다고 알려져 있고 여기서도 비슷한 히스톤 단백질을 발견하였다. Laursen박사는 다음번 연구는 이 히스톤을 연구할 계획이라고 한다. 그의 지도 교수인 Karoline Luger박사는 Leptospira의 히스톤은 Bd0055와 유사한 점을 많이 가지고 있어서 “같은 특이한 방법으로 결합할지” 또 “차이점이 있을지” 궁금해하고 있다고 하였다.

“우리는 그 결과를 놓고 맥주 내기를 했어요.” “어쨌든 박테리아의 히스톤들이 DNA와 결합하는 방식에 공통점이 있는지 알아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라고 Luger박사가 말했다.

<이 글은 아래의 글을 번역한 것에 조금 가필하여 쓴 것입니다.>
The Scientist, Feb 14, 2023, Kamal Nahas, Bacteria Have Histones After All: Stud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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