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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격한 스트레스가 면역계에 미치는 영향

현대인은 수시로 사회-경제적 스트레스를 받으며 살아갑니다. 이런 스트레스의 결과는 광범위하고 복잡한 것이 특징이죠. 대체로 건강에 좋지 않은 신호를 주는데요. 잘 알려진 것은 면역 약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을 경험했던 사람들이 몇 달 뒤에, 전에 잘 걸리지 않던 독감에 걸리거나 암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 잘 알려져 있습니다. 염증관련 질환에 만병 통치약처럼 사용되는 스테로이드성 의약품이 대부분 스트레스 호르몬(코르티졸)과 같은 계열이라는 것은 우연이 아닙니다. 이 스테로이드성 약품들은 탁월한 면역 억제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심지어 과다하게 스테로이드를 복용하거나 주입하면 림프절이 거의 없어지다시피 작아진다는 사실이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왜 스트레스를 받으면, 즉 스트레스 호르몬이 나오면 면역이 억제되어야 하는지 뚜렷한 이유를 몰랐던 거죠. 아래 소개한 글은 동물이 갑작스러운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면역계가 어떻게 변하는지 다른 차원에서 설명하고 있습니다.
간단히 소개하면 급격한 스트레스 상황이 생기면 감염병에 대한 면역성은 떨어지지만 근육의 손상에 대비하여 조직 손상에 중요한 호중구들을 근육에 배치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아마도 극심한 스트레스 상황에서는 혈액이나 림프절에 있는 B세포, T 세포들을 안전한 골수로 이동시켜, 위기 뒤에 닥칠 감염 상황에 대처하려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스테로이드를 과도하게 처방하면 림프절이 쭈그러드는 현상을 보였던 것 같군요. 이와는 반대로 근육조직이나 기타 신체조직에 백혈구의 일종인 호중구의 숫자가 늘어나는데 이는 운동신경계와 연동하여 근육에서 호중구에 대한 주화성물질이 분비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호중구는 손상된 조직을 회복하는데 중요한 일들을 하니 스트레스 상황에서 발생할지도 모를 조직 손상에 대비하는 셈이죠. 어쩌면 우리 신체는 아직도 스트레스를 정신적인 것보다는 육체적인 것으로 해석하는 것 같군요. 진화의 속도가 인류문명의 발달을 따라잡지 못하는 모양세 입니다.

급격한 스트레스는 예상되는 신체 손상에 대비하여 면역세포들을 골수로 이동시키는데. 이는 전염성 질환에 걸릴 위험이 높아지는 결과를 낳는다.

급성 또는 만성 스트레스는 백혈구세포에 영향을 주어 감염에 대항할 능력을 감소시킬 수 있다. 하지만 어떻게 뇌가 면역계와 소통하는지 알려진 바가 많지 않다. The Icahn School of Medicine at Mount Sinai, New York의 교수인 Filip Swirski는 이런 형태의 신체 기관간 정보교환의 유형을 연구하고 있다. “큰 질문은 우리 몸의 각 기관들이 어떻게 외부환경 변화나 수면, 식사, 운동, 또는 스트레스 등 생활 속 상황변화에 반응하느냐 하는 겁니다. 우리 신체는 우리가 겪는 환경의 변화에 실질적인 적응을 해야 하니까요.” Swirski의 말이다.

2022년에 Nature에 발표된 논문에 Swirski와 그의 연구진들은 생쥐에 급격한 스트레스를 가할 경우 면역계에 심각한 변화가 유도된다는 것을 보여 주었다. 즉, B세포와 T세포 그리고 비만세포(monocyte)가 림프절을 떠나 골수로 이동한 것이다. “어떻게 이렇게 빠른 시간 안에 이렇게 급격한 변화가 생기는지 모두들 놀랐습니다.” 연구-의사이며 이 논문의 제 1 저자인 Wolfram Poller가 말했다. 이런 스트레스-유도 면역계의 변화는 감염에 대한 취약성에 영향을 주고, 그 결과 독감이나 SARS-CoV-2 감염에 대한 저항력이 감소한 것이다.

이어 Swirski의 연구팀은 이런 면역계의 물리적인 변화를 유도한 뇌의 특수한 연결망을 알아 보았다. 연구진은 스트레스와 싸움-또는-도망 반응(fight-or flight response)를 관장하는 교감신경계(Sympathetic Nervous System, SNS)에 의해 조절되는 paraventricular hypothalamus(PVH)를 알아보았다. 이 PVH구역의 특정 신경세포들을 자극 또는 불활성화시킨 결과, 이들이 백혈구들의 골수로의 이동을 조절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즉, SNS에 의해 스트레스호르몬(glucocorticoid)이 분비되고 이 호르몬이 백혈구에서 골수로 유도하는 주화물질(chemokine)의 수용체인 CXCR4의 발현을 높인 결과라는 것이다. 림프조직은 면역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기 때문에, 생쥐의 자가면역 질환에 영향을 미쳐 스트레스가 주어지면 면역세포들이 림프절에서 이동해 나가기 때문에 염증이나 마비 등의 손상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실험 결과는 정신적 스트레스가 감염성 질환에 저항하는 능력을 떨어뜨린 반면에, 자가면역 질환으로 가는 반응을 완화시킬 수도 있다는 점을 보여주었다.

또한 Swirski와 연구진은 강한 스트레스에 반응하여 백혈구의 일종인 호중구(neutrophil)가 각 조직에서 늘어나는 것을 발견했다. 호중구는 조직손상을 회복하는데 역할을 하며 따라서 이들의 분포 확대는 앞으로 예상되는 조직손상에 대비하는 셈이다. 과학자들은 교감신경계를 살펴보았고 놀랍게도 호중구의 반응에는 관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 대신 스트레스에 따라 변하는 근육의 단백질인 CXCL1이 혈액내 호중구의 조절자로 밝혀졌다. 뇌에서 근육을 조절하는 운동피질 부위를 자극하거나 불활성화 시켜 호중구의 반응을 제어할 수 있었다. 이는 뇌의 특정 부위가 면역계에 연결되었음을 보여주는 첫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이 논문이 밝힌 것은 뇌의 자세한 경로가 면역계의 서로 다른 부분을 조절하는 데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Andrew Weil Center for Integrative Medicine at the University of Arizona at Tucson의 연구책임자이며 이 연구에는 직접 참여하지 않은 Esther Sternberg의 말이다. “우리가 (상처를 입을 가능성이 많은) 싸움-또는-도망 반응이 필요한 스트레스 상황에서 면역계가 호중구가 어디에 위치해야 하는지 알려준다는 것이 얼마나 훌륭하고 놀라운 일입니까.”

스트레스가 신체의 손상에 대비하는 동안 면역반응을 완화해서 감염에 취약해지는 것이다. Swirski와 연구진은 이제 사회-경제적인 상황에 대처하면서 만성 또는 급성 스트레스를 안고 사는 사람들에게 이 발견이 제시하는 것이 무엇인지, 이들의 신체가 바이러스 감염에 준비가 되었는지 알아보고자 한다. “사회-경제적 요인이 정말 면역계에 불리하게 작용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이런 관계를 알아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고 Swirski가 말했다.


<이글은 아래의 기사를 번역한 것입니다.>

Jennifer Zieba, PhD. Psychological stress distracts the immune systems from fighting infections. TheScientist Aug 8, 2022.

<원 Reference>

W.C. Poller et al., “Brain motor and fear circuits regulate leukocytes during acute stress,” Nature, Epub ahead of print,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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