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of page

CRISPR 유사 능력을 가진 진핵생물의 단백질들

크리스퍼(CRISPR: Clustered Regularly Interspaced short Palindromic Repeat)는 박테리아가 예전에 감염되었던 바이러스의 염기서열 일부를 유전체에 갖고 있는 것이다. 이 유전자의 전사체와 Cas 분해효소를 함께 이용하여 다음번에 이와 상보적인 염기서열이 나타나면(즉, 바이러스가 침입하면) 바로 제거할 수 있는 일종의 면역 시스템이다. 이를 응용하여 유전자 편집 기술을 발전 시켰고 이제는 실험실에서도 유전자 조작이 가능할 정도로 기술이 상용화되고 있다.
그런데 수많은 종류의 박테리아에 있는 이런 항바이러스 시스템이 왜 진핵생물에는 없을까? 라는 질문을 갖고 연구한 결과 진핵생물에도 Fanzor라고 부르는 Cas DNA분해효소와 유사한 단백질이 있다는 것을 발견한 것이다. 이에 더하여 그 기원이 giant virus에 의해 진핵생물로 옮겨졌을 가능성을 제시하였다. 아직 Fanzor가 CRISPR와 같은 유전자들과 공조하여 항바이러스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하지만 진핵생물에서 이런 RNA에 의해 특정한 염기서열을 찾아 DNA를 변형시킬 수 있는 효소가 발견되었다는 것은 큰 의미를 갖는다.

21ba9d41-04b8-4746-a265-bd8949465868

CRISPR유사 능력을 가진 진핵생물의 단백질들

두 연구진이 독립적으로 진핵생물의 Fanzor 단백질은 CRISPR의 유전자 편집 능력을 갖는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박테리아에서 유래된 크리스퍼-캐스 시스템(CRISPR-Cas system)이 유전체를 편집하는 도구로 각광받으면서 과학자들은 다른 유전체 편집 단백질이 없는지 찾아보게 되었다. 그 결과 두 연구진이 진핵생물에서 발견된 Fanzor 단백질이 CRISPR-Cas system의 Cas 핵산분해효소와 비슷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항상 사람들이 저에게 물어보는 한가지가, 만약 CRISPR가 원핵생물에서 그렇게 흔하다면 왜 다른 곳에서는 없을까요?” Massachusetts Institute of Technology (MIT)와 Broad Institute에서 분자생물학을 전공하며 이 연구를 주도하여 Nature에 논문을 게재한 Feng Zhang의 말이다.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Fanzor 단백질은 진핵생물에서 발견되는 것이고 따라서 진핵생물에 CRISPR-Cas system과 유사한 것이 있다는 점이죠.”라고 말했다.

사실 과학자들은 이미 진핵생물에 Fanzor라는 이름의 단백질들이 있다는 것을 알고는 있었다. 하지만 이들의 진화적 기원이나 어떤 역할을 하는지에 대해서는 모르고 있었다. 다만 이 Fanzor단백질은 Cas 효소와 마찬가지로 obligate mobile element-guided activity (OMEGA)라는 단백질 그룹에 속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결과적으로 Zhang과 그의 MIT 동료였던 Omar Abudayyeh 그리고 Jonathan Gootenberg는 Fanzor 유사 단백질들의 서열을 조사하기 시작했고 이들의 계통수(phylogenic tree)를 그릴 수 있었다.

OMEGA 가설이 나오고, 연구진들은 박테리아에서 바이러스를 통해 진핵생물로 OMEGA 단백질을 전해주었고 그 단백질 유전자가 Fanzor로 진화했을 가능성을 발견하였다. “이렇게 CRISPR system의 사촌이 만들어진 거죠.” Abudayyeh의 말이다. Fanzor 단백질은 구조적으로도 OMEGA나 Cas 단백질과 유사하다. 이런 정보들이 Fanzor 단백질이 RNA-유도 핵산 내부분해효소(RNA-guided endonuclease)활성을 갖을 것임을 암시하였고 이는 유전자 편집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두 팀은 이 가설을 검증하기로 했다. Zhang의 연구진은 토양 균류, 해조류, 단세포 진핵생물, 그리고 조개에서 Fanzor를 찾으려고 했고, Abudayyeh와 Gootenberg는 Giant Virus에 집중하였다. 이들이 발견한 단백질들은 비록 사람세포에서는 일부만이 작동했지만 모두 RNA-유도 DNA분해(RNA-directed DNA cleavage) 활성을 갖고 있었고 이는 Fanzor가 유전체 편집능력이 있음을 입증한 것이다.  Zhang의 연구진은 이들의 편집기능을 강화시킬 목적으로 이들 중 하나를 변형시키기도 했다.

진핵생물에서 CRISPR를 처음 발견한 Zhang은 가장 재미있는 점은 Fanzor가 CRISPR과 비슷하다는 점이 아니라 어떻게 다른 지 일 것이라고 말한다. “우리는 여러 가지 다른 것들을 시도하고 싶었기 때문에 이런 차이는 아름답고 강력하게 느껴졌어요.” Gootenberg는 이에 동의하며 “Fanzor는 진핵생물에서 나왔으니까 진핵세포에서 더 나은 기능을 갖을 가능성이 있겠죠.”라고 말했다.

Fanzor가 기존의 system보다 더 나은 장점을 갖을 것이라는 생각은 아직 이른 것이다. 하지만 가능성을 보여주는 예가 있다. Fanzor는 더 작고 따라서 유전체 편집 치료가 더 수월해질 수 있다고 Zhang은 지적했다. 이와 동시에 이들이 Cas12와 더 비슷하다는 점이 편집과정에서 Cas9에 기초한 유전자 편집에 필요한 활성인 nickase로서의 활용에 어려움을 주는 것이 아닌지 우려되기도 한다.

이런 질문에 대한 답은 인간의 경우에만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본 연구에 직접 참여하지 않았던  North Carolina State University의 유전학자인 Rodolph Barrangou는 이 발견이 다른 진핵생물의 유전자편집에 파급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 봤다. “저는 이 시스템이 진핵생물 전반에 퍼져 있다는 것이 마음에 들어요 왜냐하면 이는 모든 진핵생물에서 작동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말하기 때문이죠.”라고 말했다.

Fanzor가 진핵생물 전반에서 발견된다는 것은 유전자 치료 외에도 다른 용도로 쓰일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면 식물을 보다 경작에 적합하도록 만드는 등의 응용을 말합니다. “나는 비록 더 한 것은 아니겠지만 거의 같은 수준으로 이 유전자 편집 기술의 사람 이외의 용도에 흥미를 갖고 있죠.” Barrangou의 말이다.

이런 응용이외에도 Fanzor을 생물학적으로나 진화학적으로 알아봐야 할 것이 많이 남아있다. “이들의 생물학적 기능이 무엇인지 알아보는 것이 다음 단계라고 봅니다.” Abudayyeh의 말이다. CRISPR는 박테리아의 면역체계에 관여한다. 하지만 Fanzor는 현재까지 다른 기능을 갖을 것이라고 여겨지며 아마도 진핵생물에서의 도약유전자(jumping gene) 들을 유지하는데 관여할 가능성이 있다.

과학들이 계속 유전자 염기서열을 분석하면서 또 다른 분자 시스템이나 능력들을 발견할 것이다. Zhang과 Abudayyeh, 그리고 Gootenberg 모두 계속 CRISPR나 Fanzor와 유사한 친척 유전자들을 찾는데 노력할 것이라고 한다. “우리는 이런 차이를 이해하고, 연구할 새로운 공정을 찾으는데 아주 흥미를 느끼고 있습니다.” Zhang은 ”어떤 면에서는 자연이 발명해낸 것 들 중에서 보물을 찾는 것과 같죠.”라고 말했다.


<이 글은 아래의 기사를 번역한 것입니다.>

Ida Emillie Steinmark, PhD., 2023, CRISPR-like abilities in eukaryotic proteins. The Scientist Sep 8, 2023

<원 글의 References>

1. Saito M, et al. Fanzor is a eukaryotic programmable RNA-guided endonuclease. Nature. 2023;1-3.

2. Bao W, Jurka J. Homologues of bacterial TnpB_IS605 are widespread in diverse eukaryotic transposable elements. Mob DNA. 2013;4(1):1-16.

3. Jiang K, et al. Programmable RNA-guided endonucleases are widespread in eukaryotes and their viruses. bioRxiv. 2023.

4. Cong L, et al. Multiplex genome engineering using CRISPR/Cas systems. Science. 2013;339(6121):819-823

bottom of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