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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밀사회에 관한 실험

요즘 인구문제가 심각하게 논의되고 있습니다. 불과 30년 전만 해도 둘만 낳아 잘 기르자던 구호가 무색하게 이제는 연일 각종 언론 매체에서 인구 소멸위기를 경고하고 있죠. 2023년 현재 우리나라 가구당 자녀 수가 0.7명대로 떨어져 버렸고 아무리 다른 나라로부터 이민을 받는다고 해도 회복하기 어려울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문득 왜 얼마전까지만 해도 인구 억제책을 그렇게 강력하게 추진하던 배경이 무엇일까? 궁금해지기도 합니다. 당시 우리나라 인구가 5천만명을 넘어서면서 식량 부족, 일자리 부족 등 여러 사회문제가 인구를 줄이지 않고는 해결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역설적으로 성공적(?)인 인구 억제 정책으로 이젠 전 국가적인 인력난과 사회구조의 불안정에 시달리고 있는 거죠. 그런데 아래 글에서 소개된 실험에 따르면, 이렇게 사회가 무너지게 되는 데에는 생물학적인 원인도 있는 것 같습니다.
아래에 글은 1960년대에 시행되었던 "과밀 실험(overcrowding experiment, 일명 Universe 25; 숫자는 실험의 일련 번호를 붙인 것임)"을 소개한 글입니다. 당시에도 사회적 반향이 컸지만 오늘 날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되어 다시 소개가 된 것 갑습니다. 현대 생물학이 발전된 지금 이런 대규모 동물실험이 새로운 기법들을 통해 재분석되고 과학적 해결책을 모색한다면 과밀스트레스(overcrowding stress)의 실체와 함께 적정한 개인공간(personal space)에 대한 과학적 근거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봅니다. 물론 실험동물의 복지가 강조되고 있는 요즘 이런 실험을 설계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겠지만 말입니다.

이를 소개한 Youtube는 아래 주소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7ReBJfxHjF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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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25(Universe 25), 1968-1973

오래전에 쥐를 이용한 일련의 실험에서 비록 충분한 물과 음식이 주어진다 하더라도 여유공간이 없으면 사회적 붕괴를 피하기 어렵다는 것이 알려졌다. 현재의 시점에서 이 실험의 결과들을 재조명하고자 한다.

John Calhoun은 한때 수 천마리가 살았던 도시 한가운데 서있다. 실험이 마무리될 즘해서 개체 수가 불과 122로 줄어들었다. 그리고 곧 이들도 모두 죽었다.

Calhoun은 자연 재앙이나 원전사고에 살아남은 생존자가 아니다; 그는 미국 National Institute of Mental Health에서 과밀한 환경이 동물의 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한 과밀 실험을 주도한 연구원이다.

그는 1968년 4쌍의 쥐를 이용하여 실험을 시작했다. 이들을 작은 방에– 진정한 쥐의 에덴공원 – 이 4쌍의 쥐를 넣고 키웠다. 이 방에는 수 많은 입체적인 (아파트 같은)둥지를 만들어 두었고 물과 음식은 무제한으로 공급해주었다. 이들에게 부족한 거라곤 물리적인 공간뿐이라고 할 수 있다. Calhoun는 이 낙원에 문제가 생기는 건 시간 문제라고 생각했다.

사실 Calhoun은 이미 이런 실험을 수 십년간 시도하였다. 하지만 과학역사학자인 Queen Mary University의 Admund Ramsden에 따르면 공교롭게도 실험실 공간문제로 그는 언제나 중도에 실험을 중단해야 했다. 이런 상황에서 세계 25(Universe 25)는 그가 최초로 끝맺은 과밀 실험이라고 할 수 있다.

그가 참여하는 동안 이 '유토피아'는 개체 밀도가 정점에 이르면서 일 년만에 거의 지옥이 되었다. 그리고 군집의 성장은 급격하고 극적으로 감소하게 된다. 동물들은 눈에 띄게 난폭해졌고 자신들의 새끼들에 대해서도 무관심하고 심지어는 공격하기도 했다. Calhoun은 이런 사회질서의 붕괴를 “행동적 침몰 (behavioural sink)”이라고 불렀다.

결국 세계 25는 또 한번 어려운 상황을 맞게 된다. 이런 무질서 속에 태어난 새끼들은 정상적인 사회관계 또는 복잡한 사회 행동, 예컨데 구애, 짝짓기, 그리고 새끼 돌보기 등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대신 숫컷은 또래들과 간헐적으로 떼를 지어 모이는 현상을 보였으며, 암컷은 더 이상 임신하지 않게 되었다. Ramsden에 따르면 이들은 “유아기에 갇혀”있으며 세계 25에서 나와 정상인 쥐들 사이에 넣어 키워도 회복되지 않았다. 결국 그 집단은 죽어가기 시작했다. “회복이 되질 않았고 이점이 Calhoun에겐 충격이었죠.”

Calhound은 이를 의인화하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실험에 사용된 설치류를 “비행 청소년”, “사회 낙오자” 등 인간 사회의 닮은 꼴로 분류했다. 당시 1970년대에는 인구가 급성장하였고, Soylent Green(소일렌트 그린; 1973년 만들어진 SF영화)과 같은 영화를 통해 과도한 인구증가와 도시 범죄에 대한 두려움이 자리하고 있을 때였다. Ramsden의 2009년 논문에 따르면 Calhoun의 연구는 당시 가난하고 경계에 내몰린 사회집단을 표적으로한 각종 인구 조절정책의 정당화를 위해 사용되었다고 본다.

하지만 Ramsden에 따르면 Calhoun은 인류에 대해 구제불능이라고 생각하진 않았다. Calhoun의 과밀실험에서 일부 쥐들은 터널을 만들기도해서 다른 쥐들과의 필요치 않은 접촉을 최소로 줄이기 위한 노력을 하였고 이는 부정적인 사회적 결과를 죄소화 하려는 노력이었다. Ramsden에 따르면 Calhoun은 감옥, 병원, 그리고 다른 붐빌 수 밖에 없는 장소에 건축 디자인이 미치는 효과를 알아보고자 하였다. 1979년 Calhoun이 쓴 보고서 요약에 다음과 같이 언급하고 있다. “인간의 지적 노력 중에 환경을 디자인하고 만드는 것만큼 인간의 복지에 기여한 단일 분야는 없다.”

<이 글은 아래의 기사를 번역한 것입니다.>

Annie Melchor, Universe 25, 1968-1973. The Scientist May 2, 2023

<references>

Ramsden E and Adams J, Escaping the laboratory: Rodent experiments of Hohn B. Calhoun & their cultural influence. Journal of Social History Vol. 42, No. 3 (Spring, 2009), pp. 761-7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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