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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팡이 포자가 살아남는 또 한가지 방법

항생제(antibiotics)는 주로 박테리아를 죽이는 약품을 말합니다. 이들은 대개 원핵생물에만 독성을 나타내는 특징이 있죠. 만약 진핵세포도 죽인다면 우리 사람 세포도 영향을 받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같은 진핵생물이면서 우리 몸에 질병을 일으키는 균류는 이런 항생제에 죽지 않습니다. 그래서 항생제와 구별하여 항진균제(anti-fungal drug)가 개발되어 있습니다. 곰팡이류에 의한 질병은 박테리아에 의한 것보다 더 치료가 어렵습니다. 무좀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다 치료된 것 같다가도 어느 순간에 다시 나타나곤 하기 때문이죠. 완전히 치료하기가 어렵습니다.
여기 소개한 글은 병원성 곰팡이류가 우리 면역계를 피해 살아 남는 방법 중 하나를 밝힌 것입니다. 곰팡이가 어떻게 이렇게 교묘하게 면역세포에서 살아남는 방법을 터득했는지 모르지만 이걸 찾아내는 연구자들의 집념 또한 대단하군요. 어쨋든 이런 연구들이 앞으로 더 강력한 항진균제를 개발하는 단서를 제공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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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팡이(진균 또는 균류; 버섯도 여기에 속함)의 일종인 Aspergillus fumigatus가 세포안에서 분해되지 않도록 만드는 요소들이 발견되었고 이는 곰팡이류의 병리현상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병원성 균류가 현재 사용중인 얼마 되지 않는 항진균제에 대한 내성을 갖게 되면서 인류의 건강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 인류에 위협이 되는 균류 중 하나가 Aspergillus fumigatus로 면역기능이 떨어진 사람들에게 치명적인 호흡기 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

A. Fumigatus파고솜{phagosome: 식세포작용(phagocytosis)을 통해 만들어진 소포}으로 알려진 막으로 둘러 쌓인 세포내 소포(vesicle)를 공략하여 숙주의 면역 시스템을 피해간다. 이 병원체가 있는 소포는 대개 분해효소로 가득찬 라이소솜(lysosome)들과 융합되고 더욱 산성화되면서 성숙한 파고솜이 되어 내부물질들을 분해하게 된다. 그런데 A. Fumigatus의 경우는 세포내 제거가 잘 되지 않는 것이다.

과학자들은 균류들이 이 파고솜 성숙과정을 방해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들 균류의 탈출에 사용되는 분자들에 대해서는 제한된 정보만 갖고 있었다. 최근에 연구자들은 포자가 소포에 있는 사람 단백질을 차용하여 균류가 들어간 파고솜을 분해되는 경로에서 분해되지 않는 경로로 바꾼다는 것을 알아냈다. 또한 이들은 장기이식 환자 중에 p11단백질 유전자에 특정한 돌연변이를 가진 사람들은 면역이 약한 이들에겐 치명적인 균류성 질환인 침습성 폐 아스페르길루스증에 잘 걸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아냈고 이를 Cell Host & Microbe지에 발표하였다.

이 연구의 공동 저자이며 Leibniz Institute for Natural Product Research and Infection Biology의 과학부 책임자인 Axel Brakhage는 이 진균이 어떻게 세포 안에서 분해되지 않는지 흥미를 갖고 있었다. 그의 연구팀은 예전에 A. Fumigatus의 표면에 있는 색소가 면역세포의 파고솜 성숙을 억제하는 것을 발견하였다. 하지만 그들은 놀랍게도 이 색소가 없는 돌연변이도 식세포작용에 의한 파괴를 피해가는 것을 발견하고, 이 곰팡이가 또 다른 회피 전략을 갖는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A. Fumigatus의 회피법을 알아내기 위해, 연구팀은 진균의 포자가 곰팡이를 막는 첫 방어선이라고 할 수 있는 사람 폐 상피세포와 어떻게 반응하는지 알아보았다.  A. Fumigatus 포자의 표면에 있는 HscA를 이용해 상피세포 표면에 결합하는 사실과, 이 단백질은 파고솜을 미성숙한 상태로 유지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다음 단계로 HscA는 파고솜의 막에 있는 작은 단백질인 p11에 결합한다. A. Fumigatus 포자의 HscA는 p11과 결합하면 파고솜막에 있는 분자 표식(Rab11: 소포를 라이소솜과 결합시키는 표지 단백질)을 제거하고, 소포 분해의 경로에서 재활용 경로의 표식(Rab7: 소포를 세포막과 결합시키는 표지 단백질)으로 바꾼다. 이렇게 되면 이 소포는 세포막과 융합하여 소포내 내용물은 다시 세포 외 공간으로 분비되어 인접한 다른 세포로 전달되거나 적어도 세포안에 분해되지 않고 남게 된다.

이 연구에 직접 참여하지 않은 University of California, LA의 연구자인 Scott Filler는 HscA 의 발견이 중요하다며, “Aspergillus의 표면에 있는 단백질(HscA)이 파고솜의 성숙을 방해한 겁니다."라고 말했다

비록 상피세포가 A. Fumigatus를 막는 최전선에 있는 세포지만 이들은 병원균을 죽이는 면역세포처럼 전문화되어 있지는 않다. 이 곰팡이가 면역세포에서도 탈출하는 수단으로 이 방법을 쓰는지 알아보기 위해 똑 같은 실험을 대식세포(macrophage)와 호중구(Neutrophil)에서도 실시하였고, "우린 기본적으로 비슷한 발견을 했습니다. 즉 이건 일반적인 기전이라는 거죠."라고 Brakhage는 말했다

이런 실험실에서의 발견이 임상적으로도 관계가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연구자들은 줄기세포 이식을 받은 수혜자들과 공급자들의 단백질에 대한 단일염기 다형성(single nucleotide polymorphism, SNP)을 조사하였고, 이들의 침습성 폐 아스파지로시스증 (IPA) 발병율을 조사하였다. 그 결과 유전자의 특정 비암호화부위에 발생한 SNP가 IPA의 발병을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이들 연구자들의 실험실에서의 발견을 입증하기 위해 직접 현장의 환자들을 조사한 것으로 그 결과를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험실 모델에서 실제 환자까지 연결된 아주 바람직한 경우입니다." 라고 Filler는 말했다.

이 결과는 단순히 A. Fumigatus가 숙주에 의한 세포내 파괴를 피하는 또 다른 기전을 밝힌 것 뿐 아니라, 균류 감염에 취약한 환자들에게 항균제를 처방하여 도움을 줄 수 있는 임상적 증거들을 제공한 것이다.

<이글은 아래의 기사를 번역한 것입니다.>

Mariella Bodemeier Loayza Careaga, Ph.D., Fungal spores hijack a host protein to escape death. The Scientist, Jun 20, 2023.

<원 논문 references>

1. www.who.int/news/item/25-10-2022-who-releases-first-ever-list-of-health-threatening-fungi

2. Jia LJ, Rafiq M, Radosa L, et al. Aspergillus fumigatus hijacks human p11 to redirect fungal-containing phagosomes to non-degradative pathway. Cell Host Microbe. 2023; 31(3): 373-

388.e10. doi:10.1016/j.chom.2023.02.002

3. Thywißen A, Heinekamp T, Dahse HM, et al. Conidial dihydroxynaphthalene melanin of the human pathogenic fungus Aspergillus fumigatus interferes with the host endocytosis pathway. Front Microbiol. 2011; 2:96. Published 2011 May 3. doi:10.3389/fmicb.2011.000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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