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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를 예측하다
오랜 숙원이라고 할 수 있는 혈액검사를 통한 알츠하이머병의 진단이 현실화되어 가는 듯합니다. 물론 그 방법을 자세히 보면 일반 실험실에서 쉽게 할 수 있는 작업은 아니지만 고가의 기기들이 운용되고 있는 대형병원이나 전문분석기기 실험실에서는 얼마든지 시행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예전에 일츠하이머병을 진단하는 가장 신뢰할 만한 방법으로 뇌척수액(cerebrospinal fluid, CSF)을 얻어 타우(Tau) 단백질의 양을 측정하는 방법이 있는데, 이에 비해서도 괜찮은 신뢰도를 보였으며, 환자의 입장에서는 엄청나게 간편해진 것이죠, 척추에 구멍을 뚫어 뇌척수액을 뽑아내는 과정이 필요치 않으니 말입니다.
여기 소개된 논문을 요약하자면, 타우(Tau)는 미세소관에 결합하는 단백질로 미세소관을 안정화시키는 것이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알츠하이머병 환자들의 뇌 신경세포에는 과인산화(hyperphosphorelation)된 형태의 타우가 많이 발견된다는 것이 알려져 있습니다(1). 이 타우 단백질이 과인산화되면 미세소관이 무너져 축삭이 축소되고 신경세포의 기능이 떨어집니다. 결과적으로 신경세포는 죽게 되는데 바로 이 과정이 알츠하이머병에서 볼 수 있는 현상이죠. 이렇게 죽은 신경세포의 부산물이 일부 혈액으로 나오는데 이때 타우의 인산화된 형태가 많이 나오게 됩니다. 따라서 타우의 인산화형(p-tau217)과 비인산화형 tau 단백질의 상대적인 양을 측정하면 알츠하이머병의 증세에 의해 죽은 신경세포들이 얼마나 되는지 추정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와는 별개로 알츠하이머병에서 뇌속 plaque(침적물)을 형성하는 아밀로이드-베타(amyloid-beta)의 두 가지 형태인 42Kd과 40Kd의 상대적인 양(TP42/40)을 초기 진단에 사용합니다. 이 TP42/20 값이 낮아지면 초기 치매가 진행된다고 보는 거죠. 이렇게 Mass-spectrometry를 이용해 p-tau217/tau 비율과 total blood Amyloid-beta 42/40(TB42/40)을 측정하여 알츠하이머병의 진행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볼 수 있다는 내용입니다. 아직 FDA의 승인을 받지는 못 한 듯 합니다만, 이제 치매도 예방할 수 있는 건가? 기대해 봅니다.
(1) Duan D. X., Chai G. S., Ni Z. F., et al. Journal of Alzheimer’s Disease. 2013;37(4):795–808. doi: 10.3233/JAD-130377.
혈액검사를 통해 알츠마이머병(또는 알츠하이머씨병, Altzheimer’s disease)과 같은 병의 진단과 치료에 도움을 줄 수 있다.
2018년 Darly Ditz 주위의 사람들은 뭔가 잘 못되었음을 감지하기 시작했다. “내 직장 동료들은 내가 뭔가 자꾸 빠뜨린다는 걸 알아 차렸죠. 컴퓨터작업을 하면서 조금씩 헷갈리고 엉뚱한 곳에 화일을 저장 한다던가 하는 일이죠.” “집사람도 집 열쇠를 엉뚱한 곳에 놓는다 던지 하는 집안일에서 감지했어요.”
나이 60이 되던 2021년에 그는 초기 알츠하이머병 진단을 받았다. 그리고 정식 진단을 받을 때 까지는 다소 어려운 과정을 거쳐야 했다. 당시 COVID-19로 인한 의료 시스템의 문제로 뇌 스켄을 받는데 몇 달이 걸린 것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혈액검사를 통해 진단을 받고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되었다는 소식에 감사할 수 있었다. “일단 사람들이 어떤 징조를 보게되면 사실을 밝히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쉽게 말하자면 간단하고 싼 방법으로 이게 정말 문제인지를 알 수 있게 해준다는 것이다.” 워싱턴에서 환경정책에 관련된 일을 하던 Ditz는 결국 은퇴한다.
머리를 지키자
알츠하이머병은 1906년 처음 정의되었고 그 후 수십년 뒤부터 증세를 통해 진단을 내리게 되었다. 확진을 할 수 있는 방법은 오직 사후 부검을 통해서만 가능했다. 2000대에 이르러 새로운 방법이 나왔는데, 뇌척수액에 있는 아밀로이드-베타(amyloid-beta)와 타우 단백질(tau protein)를 측정하는 방법이다. 아밀로이드-베타는 알츠하이머병 환자들의 뇌에 플라크(plaque, 침적물)를 형성하고, 타우는 신경세포내에 섬유덩어리를 만든다. 이후 Positron emission tomography(PET)를 이용한 방사선 추적을 통해 뇌속 침적물이나 세포내 섬유질을 영상화 할 수 있게 되었고 이는 2020년 처음으로 미국 FDA의 승인을 받게 된다.
하지만 이 두가지 방법 모두 심각한 문제를 갖고 있다. 뇌척수액을 얻기 위해서는 척추에 구멍을 내어 얻어야 한다. 그리고 PET의 경우는 높은 가격의 구하기도 힘든 방사선물질을 인체에 주입해야 한다. 이는 워싱턴 D.C와 같은 대도시에서도 꽤 시간이 걸리는 일이고 작은 소도시의 경우는 이런 서비스가 제공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런 단백질들을 혈액에서 검출하는 방법이 나오면 사람들이 보다 쉽게 빠르게 진단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진단법의 개발은 사람들에게 조금 더 일찍 진단받고 치료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줄 것이다.
“알츠하이머를 혈액으로 진단한다면 정말 흥분되는 일입니다.” Brown University in Province, Rhode Island의 신경과학자이며 Brown대학의 Bustler Hospital의 Memory and Aging program을 주관하고 있는 Stephen Salloway의 말이다. Salloway에 따르면 비록 몇몇 방법은 미국의 US Centers for Medicare와 Medicaid Services가 정하는 법에 따라 실험실 검사로서의 품질보증이 이루어졌고 실제로 의사들이 사용할 수도 있지만 아직 어떤 진단법도 FDA의 승인 받지 못했다고 한다고 한다. “제 생각에는 FDA 승인이 멀지 않았다고 생각해요. 아마 12개월이내에 이루어질 것이라 확신합니다.”라고 말했다.
몇 가지 방법들이 통과될 가능성이 있다. 예를 들면 도쿄에 biotechnology회사인 Fujirebio는 연구에 활용하는 혈액속 아밀로이드-베타 측정법을 개발했다. 그리고 Massachusette의 cambridge에 위치한 Biogen, 그리고 California의 Brea에 위치한 Beckman Coulter사와 협업으로 진단에 사용할 혈액내 타우 측정법을 개발할 것이라고 발표하였다.
알츠하이머를 치료할 수 없다면 조기진단도 별 의미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FDA는 이 질환의 초기에 사용할 수 있는 2가지 치료법을 승인한 바가 있다. 2023년에 Lecanemab을 2024년에는 Donanemab을 승인한 것이다. 둘다 단일클론 항체로 아밀로이드-베타 침적물을 줄이며 인지력 감소를 25-35% 늦출 수 있다고 한다. 비록 다른 약들이 다른 증세들을 완화시킬 수 있다고 알려지지만, 단일클론 항체를 이용한 침적물의 감소로 병의 진행을 막으려는 것은 처음이다. 그 결과 환자들은 초기 내지는 경증의 알츠하이머 증세에 머무는 기간이 길어졌다고 Salloway는 말했다. “이게 사람들이 원하는 것입니다.”라고도 했다. 하지만 이 약은 침적물을 감소시켜 작용하는 것이기에 이런 침적물이 존재한다는 것을 밝히기 전에는 처방하기 어렵다.
치매의 원인을 이해하는 것도 이 병을 치료하는데 중요하다. WHO에 따르면 치매의 약 60-70%가 알츠하이머에 기인한다고 한다. 나머지 치매는 아밀로이드 침적물이나 타우 섬유덩어리와는 무관하게 발생한다는 것이다. 기억장애에는 수면부족이나 우울증, 약물에 의한 경우가 포함된다. “그러니 단순한 인지능력 검사와 뇌구조의 형상화 만으로는 충분치 않다는 것입니다.” 스웨덴 Lund University의 신경생물학자인 Oskar Hansson의 말이다. “뇌 속에 아리로이드나 타우가 있는지 보여주는 biomarker가 필요한 것이고, 이는 혈액이나 뇌척수액 검사 또는 PET촬영을 하지 않고는 할 수 없는 일입니다.”
침적물을 찾는 방법으로 미조리주 새인트루이스에 소재한 C2N Dignostics사의 PrecivityAD가 FDA로부터 2019년에 승인을 받았고 따라서 의사들에게 제공되고 있다. 지난 2월 Hansson과 그의 동료들의 연구에 따르면 이 검사는 뇌척수액 검사와 같거나 더 나은 정확성을 보였다. 이후 많은 다른 연구자들에 의해 지난 7월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더 개선되었다. 이 연구에서는 1차 진료 환경에서 얼마나 정확한지 알아보았다. 이는 혈액 샘플을 채취하고 일반적인 방법으로 분석되었음을 말한다. 즉, 특별히 관리되는 실험실 환경이 아니라는 것이다. “솔직히 말하자면, 보다 완벽한 방법으로 한 것과 비슷한 결과가 나온 것에 조금 놀랐어요.” Hasson의 말이다. 이에 더해 그는 이런 검사가 가장 많이 활용될 1차 진료 기관에서 연구된 것은 아마 이 경우가 처음일 것이라고 하였다.
결과는 인상적이다. 두 가지biomarker, 아밀로이드-베타와 타우의 형태를 종합하면 90%의 정확도를 얻는다. 일차 진료기관의 의사는 인지능력 검사와 CT 촬영을 통해 약 61%의 정확도로 진단할 수 있고 치매 전문의는 73% 정도이다. 이 정도의 정확성을 보이기 위해 연구자들은 단백질들의 측정값에 기준을 정해서, 특정한 값 이하는 알츠하이머에 걸리지 않았다고 판단하고 반면 그 이상은 걸렸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방법을 활용했다.
더 좋은 방법은 두개의 기준선을 정해 낮은 값보다 낮으면 알츠하이머일 가능성이 희박하고, 높은 기준선 보다 높으면 걸린 것으로 판단하며, 그 중간 값일 경우 다른 검사법, CSF나 PET법을 이용해 다시 검사를 받게 하는 것이다. 이렇게 두 경계선을 이용해 판단하면 예측율이 95%로 높아진다. 이런 방법을 쓰면 일부 사람들(15%)들은 의료비를 줄이고 스트레스도 덜 받게 될 것이라고 Hansson은 말한다.
다른 지표들
다른 원인에 의한 치매를 알아보는 검사법 또한 연구되고 있다. 2022년에 Rochester, Minnesota에 소재한 Mayo Clinic Laboratories에서 NFLC라고 부르는 혈액검사를 만들어 냈다. 이는 neurofilament의 작은 사슬을 측정하는 기술이다. 이 단백질은 신경이 손상되면 체액에서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 비록 NFLC가 알츠하이머병을 나타내기도 하지만, 다른 신경질환, 예를 들면 다발성경화증(multiple screrosis)나 ALS(근위축성 측색 경화증)와 같은 다른 질환에서도 나타날 것이다. 하지만 이런 혈액검사의 존재는 CSF로만 검사하던 때에 비해 의사들이 몇몇 다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있고 치료 과정의 진전을 확인하는 방법으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2023년 말에 University of Oxford, UK의 연구자들은 혈액 속에 파킨슨병과 관련된 alpha-synuclein을 검출하는 방법을 고안했다. 파킨슨병은 떨림이나 행동장애가 나타나기 몇 년전부터 시작된다. 의사들은 조기 진단이 보다 효과적인 치료로 이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알츠하이머의 경우도 치매가 나타나기 이전에 아밀로이드-베타나 타우 섬유덩어리가 생기기 시작할 것으로 여겨지며, 이를 조기에 진단한다면 이 병의 진행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치료약인 donanemab을 생산하는 Eli Lilly사나 lecanemab을 생산하는 Biogen and Esai사 모두 타우 단백질의 증가를 감지하여 미리 예측하고 치료하여 진행을 막는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많은 전문가들이 마치 전립선 암을 진단하는데 사용되는 PSA 와 같이 확진은 아니더라도 빌병율이 높은 사람들을 상대로 선제적 검사를 하는 방향으로 검사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주장한다. APOE4유전자의 돌연변이가 알츠하이머병과 관련이 있음은 이미 알려져 있다. 이 유전자의 동형접합자인 경우 50세 이후에, 이형접합일 경우는 60세 이후에, 그리고 정상 유전자를 가진 사람들은 70세 이후에 이런 검사를 하도록 하면 효과적일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글은 아래의 기사 일부를 번역한 것입니다.>
Neil Savage, 2024, Reading the signs of dementia. Nature Outlook 24 October 2024 (doi: https://doi.org/10.1038/d41586-024-03456-5)
<본문 references>
1. Barthélemy, N. R. et al. Nature Med. 30, 1085–1095 (2024).
2. Palmqvist, S. et al. JAMA 332, 1245–1257 (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