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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식이 당뇨에 이르는 과정? 신경전달물질의 폭증

나이 들면서 생기는 질병 가운데 가장 흔한게 당뇨와 고혈압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여기에 고지혈증까지 있으면 3관왕이라고 자조 섞인 농담을 하곤 하죠. 당뇨는 증세가 천천히 나타나고 바로 입원해야 하는 병이 아니다 보니 암이나 심혈관계 질환에 비해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 경향이 있는데 사실은 정말 조심해야 하는 질병이고 삶의 질과 생명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병입니다. 그런데 경험상 당뇨가 오는 과정을 보면 비만이 아니더라도 과하게 고기나 술 그리고 달콤한 음식들을 과식을 하거나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서 갑자기 당뇨가 시작되는 경우를 많이 봤습니다. 일반적인 교과서에서 설명하기를 신체내 혈당을 높게 유지하면 자연히 포도당 내성(glucose tolerance)이 생기고 신체의 혈당 설정값이 바뀌면서 높은 혈당에 익숙해지고, 이 시기가 길어지면 인슐린에 잘 반응하지 않는 인슐린 저항성(insulin resistance)으로 이어진다고 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 자세한 과정은 설명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번에 소개할 논문은 교감신경의 과도한 활성화가 과식과 당뇨를 연결하는 고리 역할을 한다는 논문입니다. 아드레날린 호르몬들의 합성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tyrosine hydroxyrase를 부분 결손시켜 억제할 경우 과식에 의한 지방간이나 혈액내 지방산 증가가 일어나지 않은 것입니다. 물론 이 돌연변이 생쥐는 몸 전체에서 유전자를 변형시킨 것이 아니고 교감신경의 말단에서 노르에피네프린 또는 에피네프린의 생성이 억제된 생쥐이고, 중추신경계에는 영향을 주지는 않았습니다. 아직 기전을 다 설명하지는 못했지만 이 논문의 결과만 놓고 보면 고지방식품의 과식은 교감신경의 장기간 과도한 활성화를 일으키고 그 결과 인슐린 저항성이 생긴다는 것입니다. 이는 어쩌면 그 동안 스트레스에 의한 당뇨병의 발병을, 스트레스에 의해 증가된 혈당량때문이라고 알고 있던 기존의 의견을 다시 생각하게 하는 연구 결과입니다. 자세한 기전이 다 밝혀지지는 않았서도 이런 자율신경계의 잘못된 조절이 여러 질환의 원인 된다는 것은 이미 여러 차례 언급된 바가 있습니다(Topic No. 085, 087). 결국 우리의 마음가짐과 세상을 보는 태도가 건강에도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생쥐의 뇌 신호가 간에서 대사질환과 관련된 지방산의 분비를 촉진한다.

비만인 사람은 마른 사람들에 비해 약 10배나 당뇨에 걸릴 확률이 높다. 그 이유를 궁금해 했던 연구자들은 그 이유를 싸움-또는-회피 반응(fight-or-flight response)을 일으키는 교감신경계에서 찾은 것이다.  이번 발견은 오랫동안 사람들이 믿었던 과식이 우리를 아프게 만든다는 속설을 생쥐에서 실험한 것이다.

이 연구는 고-지방 식사를 하면 신체 전반에 신경전달물질들의 증가를 유도하고 이에 의해 간에서의 지방질분해를 촉진하게 된다고 주장한다. 이 과정은 보통 인슐린 분비에 의해 조절되는 과정이다. 간에서 지방산의 대량 방출은 일반적으로 당뇨나 간 부전(liver failure)과 같은 건강상의 문제와 관련되어 있다.

예전의 연구자들은 비만에 따른 당뇨를 인슐린의 활성이 작동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즉, 위험한 지방산 분비를 멈출 수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억제기능의 고장”이 아니라 다른 조절작용이 있다는 사실이 최근 연구에 의해 밝혀졌다. 즉, 간이나 다른 조직의 신경전달물질이 가속페달을 강하게 밟는 격이라고 University of Graz, Austria의 생화학자인 Schweiger가 말했다. “이건 정말 생각의 전환(paradigm shift)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연구는 지난 10월 21일에 Cell Metabolism에 발표되었다.


인슐린 저항성

세계적으로 약 8억9천만명 이상이 당뇨와 다른 대사 질환의 위험 요인이라고 할 수 있는 비만에 속한다. 연구자들은 오래전부터 인슐린이 더 이상 혈당을 낮추지 못하면 병이 진행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Rutgers University inNew Brunswick, New Jersey의 생리학자인 Christopher Buettner와 Kenichi Sakamoto 그리고 그들의 동료들은 인슐린 저항성을 좀더 자세히 알고 싶었다.

Buettner는 인슐린이 대사조절과 관련하여 뇌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연구하였고, 자연히 이들은 교감신경계에 눈을 돌리게 되었다. 교감신경은 신체 구석구석에 노르에프네프린(norepinephrine]과 같은 신경전달물질을 분비한다. 이들은 예전에 이미 개발된 돌연변이 생쥐(genetically modified mouse)를 이용했는데, 이 돌연변이 생쥐는 이 신경전달물질을 생산하는 효소가 결핍된 돌연변이이며, 단 이러한 결핍은 오직 팔다리와 몇몇 기관에서만 일어난 것이다. 뇌에서는 정상이어서 생명에는 지장이 없도록 한 것이다.

연구자들은 이런 돌연변이 생쥐와 정상인 생쥐에 동물성 기름이나 야자유, 또는 콩기름이 많은 음식을 먹였다. 2개월 이상 이렇게 먹이를 주면서 관찰한 결과 두 종류의 생쥐는 비슷한 양을 먹었고 비슷하게 체중이 늘었으며 비슷한 인슐린에 의한 신호전달 수준을 유지했다.

하지만 돌연변이 생쥐는 지방질의 분해가 늘지 않았고 인슐린 저항성도 생기지 않았으며 지방간이나 조직 염증의 증세도 나타나지 않았다. 반면에 정상 생쥐의 경우는 당뇨로 발전할 수 있는 인슐린 저항성이 생겼고 간의 염증과 지방간 현상을 발견할 수 있었다.

뇌에서의 신호

이런 발견은 신경전달물질이 인슐린 저항성과 다른 문제들을 키우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을 말한다. Buettner의 주장이다. 그와 그의 동료들은 이 신경전달물질이 폐경기에 나타나는 인슐린 저항성과 같은 다른 상황에도 작용되는지 알아보고 있다.

“이 연구는 상당히 명확합니다.” Schweiger의 말이다. “하지만 아직 풀지 못한 수수께끼가 남았어요.” “예를 들면, 어떻게 고지방 식단이 이 신경전달물질의 폭증을 유도했는지 등이죠.” 그녀의 말이다.

그녀는 이 연구가 사람들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이해하기 위해서는 좀 더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현재까지는 이 교감신경에서 분비되는 신경전달물질들을 차단하는 약물들이 비만인 사람들에게 유익한 효과를 갖는다는 보고는 없다. 아마도 뇌에는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특정 기관에만 작용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할 가능성이 있다.


<이 글은 아래의 기사를 번역한 것입니다.>

Smriti Mallapaty, 2024, How does overeating lead to diabetes? A surge of Neurotransmitters. Nature News 31 Oct 2024

<원기사의 참고문헌>

1. Sakamato, K. et al. Cell Metab . https://doi.org/10.1016/j.cmet.2024.09.012 (2024).

2. Saponaro, C., Gaggini, M., Carli, F. & Gastaldelli., A. Nutrients 13, 9453–9474 (2015).

3. Sherer, T. et al. J. Biol. Chem. 287, 33061–33069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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