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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파리도 사람처럼 잠을 잔다 - 비록 뇌는 없지만.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가장 기다리고 즐기는 시간은 잠자는 시간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물론 잠만 잔다면 얘기가 달라지겠지만 피곤한 하루 생활을 끝내고 집에서 편안한 잠자리에 들 때 느끼는 행복감은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지요. 반대로 어떤 이유로 잠을 자야 할 시기에 잠을 잘 수 없게 된다면 그것처럼 괴로운 일도 없을 것입니다. 몸이 불편해서, 걱정 때문에 또는 제대로 된 잠자리가 없어서 등등 잠을 방해하는 요인은 너무도 많고, 개인별로도 잠을 못 자게 되는 원인이 다를 것입니다. 인위적으로 잠을 못 자게 만들면 여러가지 증세가 나타나는데 하루정도 지나면 행동이 느려지고 판단력이 떨어지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좀더 길어지면 신체에 스트레스 호르몬 농도가 높아지고 따라서 면역력이 떨어지게 됩니다. 참을성이 떨어지고 집중하지 못하게 되는 현상도 경험하게 됩니다. 이틀 이상 지속되면 뇌가 잠깐씩 꺼지는 microsleep 상태가 시작되고 사흘이 지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심각한 정신적 무질서 상태에 이르게 됩니다. 환각증세를 보이기도 하고 감정조절이 어려워지고 일을 할 수 없는 상태가 되는 거죠. 장기적인 수면 부족은 생리적으로는 혈압이 높아지고 심혈관계질환이 발생할 확률이 확연히 높아집니다. 또한 제 2 형 당뇨에 걸릴 확률도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자는 동안 무슨 일이 벌어지는 걸까요? 여러 가지 가설이 있지만 많은 신경학자들이 잠을 자는 동안 하루 동안 일어난 일들을 정리하고 다시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일 준비를 한다고 합니다. 실제로REM 수면을 못하게 하면 기억력이 현격하게 떨어진다는 사실이 알려져 있지요.
여기 소개한 글은 우리보다 훨씬 오래전에 진화되어 나온 해파리와 말미잘도 잠을 잔다는 사실을 밝히고 진화적으로 왜 잠이 필요한지에 대한 새로운 가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 들은 신경세포는 있지만 신경이 모인 뇌(brain)는 갖지 않는 동물들입니다. 그래서 수면이 가진 기능 중에 뇌가 청소된다 거나 장기기억을 만든다 거나 하는 기능은 배제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들은 신경세포가 갖는 특징 중에 새로운 분열을 잘 하지 않는다는 특성을 고려하여 잠을 잘 때 신경세포에 일어난 DNA 손상을 회복하기위해 자는 것이라는 가설을 실험한 것입니다. 실험은 DNA 이중 가닥 절단 (double strand break)의 표식(marker)인 히스톤 단백질의 변형(ser-139-p-H2AX)을 감지하여 DNA손상을 관찰하였고, 그 결과 잠을 잘 때 DNA 손상이 회복된다는 것을 밝히고 있습니다. 잠이 신경세포가 활동을 하는 동안 생긴 DNA손상을 치유하는 시간이라는 것입니다. 물론 진화하면서 잠의 기능이 생물에 따라 더 다양 해졌을 것이라고 예상되지만 어쨌든 재미있는 가설입니다. 그렇다면 다른 체세포들은 어떤지도 궁금합니다. 사실 Topic No. 144 에서도 다루었듯이 우리 몸에서는 끊임없이 체세포 돌연변이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것이 심해지면 세포가 기능을 잃을 수도 있고 암세포로 변형될 수도 있죠. 세포노화 하고도 직접관계가 있구요. 그렇다면 잠을 잘 때 신경뿐 아니라 근육이며 여러 체세포들도 DNA 변형을 회복하겠구나 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가설은 그 동안 잠을 7시간 미만으로 자거나 제 시간에 못 자는 직업군의 사람들에게서 암이 많이 발생하고 노화가 촉진된다는 보고를 설명해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어쨌든 경험상으로도 달콤하고 충분한 잠은 정신건강이나 신체건강은 물론 DNA?의 건강에도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그림: 뒤집어져 떠다니는 해파리 Cassiopea andromeda는 하루에 약 8시간을 잔다. Credit: Shahar Shabtai/Alamy

고대 바다생물의 선잠에 대한 연구가 수면의 기원을 알려주다.
해파리도 그렇고 말미잘도 뇌가 없다. 하지만 Nature Communication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이들은 사람과 아주 비슷하게 잠을 잔다. 이 발견은 적어도 부분적으로는 수면이 각 신경세포의 DNA를 활동시간 동안에 생긴 손상으로부터 회복시켜 DNA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는 가설에 힘을 실어준다.
“신경은 매우 중요하지요.” Bar-Ilan University in Ramat Gan, Israel의 분자 신경과학자이며 이 논문의 공동저자인Lior Appelbaum은 말했다. “그들은 분열하지 않아요 그러니 이들을 온전하게 지킬 필요가 있습니다.”
이전의 연구에서 이들은 해파리가 수면과 비슷한 상태로 들어간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이번 연구는 말미잘(sea anemones, 해파리와 같은 자포동물이다.)과 함께 자세한 수면패턴을 보고하였다. “누구던 수면을 하는 생물의 목록에 새로운 종을 더한다는 건 의미 있는 일이죠.” University of Wisconsin-Madison의 수면 연구자인 Chiara Cirelli가 말했다.
재건을 위한 휴식
수면은 동물의 입장에선 매우 위험한 상태다. 즉, 수면 중엔 포식자나 환경 재앙에 당하기 쉽고, 먹이를 구하거나 짝짓기, 새끼를 돌보는 시간을 잡아먹는 셈이다. 그래서 과학자들은 대체로 잠에는 중요한 생물학적 기능이 있을 것이라는 데 동의한다. 즉, 이런 잠의 단점에도 불구하고 진화과정에서 신경계를 가진 동물은 모두 잠을 자기 때문이다.
잠은 신경계의 중점화(뇌 형성)가 이루어지기 이전부터 시작되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2017년 지금 Stanford University in California의 신경과학 postdoc.인 Ravi Nath와 그의 동료가 해파리의 유사 수면상태를 발견하면서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잠은 신경계와 함께 생겼다는 유력한 증거가 있습니다.” 그는 말을 이었다. “여기에 핵심적인 기능이 있고 각 종에서 필요에 따라 수면을 적응시킨거죠.”
최근에 이 관점에 더해 잠을 정확하게 정의하고, 뇌는 없고 신경을 갖는 동물들에게 세포수준에서 어떤 영향을 주는지 살펴봄으로써 더욱 발전하게 된 겁니다. Appelbaum과 동료들은 실험실은 물론 자연상태(Key Largo, Florida)에서도 뒤집어져 유영하는 해파리 (Cassiopea andromeda)가 대략 하루에 8시간 잔다는 것을 발견했다. 대부분의 잠은 밤에 이루어지고 낮에 짧은 선잠을 자기도 한다. 이 팀은 말미잘의 일종인 Nematostella vectensis의 수면현상의 특징을 연구했다. 이들도 하루의 약 1/3을 자는데 주로 새벽에 집중되어 있다.
신경은 아마도 수억년 전에 초기 후생생물(해파리, 말미잘과 비슷한 초기 동물)과 함께 출현한 것으로 생각되며, 이들은 ‘지휘부’ 같은 중심은 없이 신경망이 퍼진 형태를 지녔을 것으로 생각된다. 실험을 통해 Appelbaum의 연구진은 이들 신경의 DNA 손상이 깨어있을 때는 증가하고 잠을 잘 때는 감소한다는 것을 지속적으로 발견했다. 그리고 이들이 UV를 이용해 DNA손상을 유도하면 이들 동물들은 잠을 더 자는 반응을 보였다. 연구자들은 동물들이 깨어 있을 때는 DNA 손상이 회복과정을 능가하고 잠을 잘 때는 세포들을 관리하는 시간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연구동향
Cirelli는 연구가 힘들기도 하지만 한가지 확실한 한계가 있다고 한다: DNA 손상이 일어나고도 잠을 자지 않는 대조군이 없다는 것이다. 비록 우리 연구에서 잠이 DNA 회복을 촉진한다고 밝혔지만 이런 DNA 회복 촉진은 활동적인 학습이 없이 깨어 있는 동안에도 관찰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그녀의 연구는 잠에는 또 다른 강력한 진화적 동기가 있다고 제안했다. 예를 들면 낮 동안에 증가했던 신경 간의 연결의 세기를 감소시켜야 한다는 점이다. 이는 에너지를 아끼고 동물의 학습능력을 회복시키며 기억을 견고하게 만들도록 돕는다고 Cirelli의 말했다.
“수면이 어떻게 왜 진화해 왔는지 밝히는 것은 수면장애와 신경퇴화 질환의 관계 그리고 깨어있는 동안 사람의 뇌 일부가 잠깐 꺼지는 부분 수면(local sleep)에 대해서도 알 수 있도록 도움을 줄 것입니다.” 라고 Appelbaum은 말했다. “사람의 경우 수면이 학습과 기억을 돕습니다.” 그는 말한다. “하지만 이는 특정한 신경을 유지하는데 쓰이기도 합니다.” 그의 연구진은 이 질문을 신경조직이 없는 해면을 비롯한 다른 동물들에게 시험해볼 예정이다.
<이글은 아래의 기사를 번역한 것입니다>
Lynne Peeples, 2026, Jellyfish sleep like humans — eventhough they don’thave brains. Nature News 06 Jan 2026
doi: https://doi.org/10.1038/d41586-026-00044-7
References
1. Aguillon, R. et al. Nature Commun .https://doi.org/10.1038/s41467-025-67400-5(2026).
2. Nath, R. D. et al. Current Biol. 27, 2984–2990(2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