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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핵생물에서 진핵생물로 보전된 면역계의 모순
현재 지구상에 존재하는 대부분의 진핵생물들은 화석자료에 따르면 대략 십팔억년전(1.8 billion years ago) 쯤에 원핵생물 중 고균에 속하는 아스가르드(Asgard archaea)에서 유래된 것으로 추측됩니다. 최근의 방대한 유전자 분석을 통해 이 고균에 알파프로테오박테리아(alphaproteobacterium) 계열의 박테리아들이 세포내공생(endosymbiosis)을 하게 되면서 미토콘드리아 등 다양한 세포내 소기관들이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죠. 그와 함께 다른 박테리아들의 유전자들도 수평적 유전자 전달(Horizontal Gene Transfer)을 통해 진핵세포의 조상이라고 할 수 있는 the Last Eukaryotic Common Ancestor (LECA)가 만들어지는데 기여한 것 같습니다(4). 이런 스토리의 근거는 진핵생물의 유전자 발현과정은 대부분 아스가르드균의 것과 유사한 것에서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진핵생물의 다른 기능들도 모두 아스가르드균과 가장 유사할 것이라고 짐작할 수 있겠죠. 실제로 에너지 대사에 관여하는 미토콘드리아내 단백질 들을 제외하면 대부분 아스가르드균과 가장 유사한 것을 볼 수 있읍니다. 미토콘드리아 관련 유전자는 알파프로토박테리아와 가장 유사하구요. 여기서 끝이 아니라 그 뒤에 상당한 기간동안 수평적 유전자교환에 의해 다른 박테리아나 고균으로부터 유전자들이 상당한 비율로 현재의 진핵생물 유전체 안에 존재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생물이 살아남기 위한 중요한 기능 중 하나가 면역유전자일 것입니다. 처음 제한 효소를 배우면서 왜 진핵생물에는 박테리아에서 흔한 제한효소가 없을까? 하고 궁금했던 적이 있습니다. 아래의 글이 여기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는 군요. 세포내로 들어온 유전자들은 마치 생물이 진화하듯이 진화를 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생물의 생존에 유익하게 쓰이는 유전자들이 남게 되는 것이죠. 처음에는 세포에 위협이 되었을 항RNA바이러스 유전자들이 현재는 진핵생물의 유전자 발현 조절 등에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추측됩니다.
(그림 출처: 4. Tobiasson, V., et al. 2026).

세포수준에서 바이러스를 막는 원핵생물의 면역계는 제한효소, CRISPR-Cas, 그리고 defensive toxin-antitoxin system(TA system)이 주류를 이루지만 진핵생물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반면 진핵세포에서는 Argonaut이나 antiviral STAND NTPase가 중심적인 역할을 한다. 우리는 이런 불일치의 모순에 대한 원인을 진핵생물에서 나타난 급격한 수평적 유전자 전달(horizontal gene transfer, HGT) 비율의 감소일 것이라는 가설을 세워보았다.
최근에 컴퓨터과학과 실험을 통합하는 기법을 통해 새로운 수백가지의 선천성 면역계가 발견되면서 원핵생물의 항바이러스 면역계에 대한 연구가 급증하고 있다(1). 이런 연구는 기존에 간과되었던 원핵생물에서 진핵생물로 면역계가 전달되었음을 입증해주었다. 그런데 이들 간의 면역계를 비교한 결과 어떤 것은 원핵, 진핵 모두에 존재하고 어떤 것은 원핵생물에서만 발견되는 모순을 보여주었다. 원핵생물에서 가장 두드러진 방어 수단은restriction-modification(RM), CRISPR-Cas 그리고 defensive Toxin-antitoxins (TA)이다. 그런데 이들은 진핵생물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대신 cyclic oligonucleotide-based signalling system인 prokaryote Argonautes(pAgo)와 antiviral STAND NTPase(Avs) system 이 진핵생물의 독특한 방어수단과 상동성을 보여준다(2,3). 이 글에서는 이런 면역계 진화에서 보여진 모순을 설명할 수 있는 가설을 제시하고자 한다.
진핵생물이 원핵생물에서 유래되었음을 상기하면 – 고균의 일종인 Asgard archaeal ancestor에alphaproteobacteria가 공생하여 미토콘드리아로 남고 다른 운핵생물의 유전자도 수평적 수입이 있던 것으로 추측됨 – 이번 발견은 진핵생물의 선천성 면역에 많은 부분이 조상뻘 되는 원핵생물에서 유래되었음을 의미한다. 특히 고균의 pAgo는 범진핵생물계의 RNA interference system의 원형으로 보인다. 이 system은 항바이러스 뿐 아니라 유전자 발현 조절의 기전으로도 사용되는 다양화된 모습을 보인다. 박테리아의 cyclic oligonucleotide-based signaling system은 다양한 진핵생물에서 세포질내 DNA를 인지하고 이를 분해하는 cAMP-cGMP 합성 기구의 유래로 여겨진다. 이와 유사하게 원핵생물의 Avs 단백질은 바이러스 단백질의 구조적 특징을 인지하여 세포자살(programmed cell death)을 유도하는 등, 대부분의 진핵생물에 존재하는 다양한 세포죽음 기전의 중심 역할을 한다. RNA interference system과 유사한 시스템은 감염되었을 경우 자살함으로써 감염병에 대항하기도 하고 다세포생물의 정상 발달과정에도 관여한다. 따라서 비교적 드물다고 할 수 있는 원핵생물의 방어 시스템이 진핵생물의 진화과정으로 이어져 정교하게 다듬어져 사용되고, 원핵생물에서 가장 흔히 사용되던 면역체계는 진핵생물에서 찾아보기 어렵게 된 것이다. 물론 이 면역계의 단백질들이 예를 들면 toxin nuclease 같은 것들이 그들의 용도가 재설정되어 사용되는 경우도 있다.
어떤 진화적 압력이 면역계에서 볼 수 있는 진화적 모순(즉, 원핵생물의 가장 흔한 면역계가 소실되고 반면에 덜 나타나는 시스템이 남아 확대된 사실)을 유발했을까? 우리는 이 면역진화의 모순은 면역계의 방어범위와 이를 유지하는데 드는 비용간의 균형이 만들어냈다는 가설을 제시하였다. 즉, 원핵생물의 유전자 중 면역에 관계된 유전자들이 그렇지 않은 유전자들에 비해 선택지수(selection coefficient)를 비교한 결과 훨씬 높은 대가를 치뤄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transposon과 같은 이동성 유전요소들 보다 조금 낮은 수준이었다(9). 이에 따르면 원핵생물 면역계의 진화는 쉽게 없어지기도 또는 생기기도 하는 수평적 유전자 이동(horizontal gene transfer, HGT)과 같이 아주 활발하게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면역계의 결손은 바이러스의 압박이 약할 때 비효율적인 유전자들을 골라내는 과정에서 일어났을 것으로 생각된다. 반대로 바이러스의 압박이 심할 때는 전이유전자(transposon)과 같은 HGT를 통해 면역유전자들을 얻어 안착시켰을 가능성이 높다. 면역계의 높은 유지 비용 때문에 박테리아나 고균에서 이들의 분포는 상당히 작은 집단으로 나뉘어 나타난다. 즉, 같은 종 다른 혈통의 아주 밀접한 집단이라도 면역계 구성이 다르게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면역계의 비싼 대가는 아마도 자기면역반응의 파괴적인 영향과 이들의 구성분자들의 독성 때문일 것이다. 즉, 이들의 발현이 잘 조절되지 못하거나 활성이 멈추지 않을 때 문제가 된다. 실제로 제한효소에 의한 RM system의 경우 변형되지 않는 DNA는 모두 자르게 된다. 즉, 제한효소는 변형효소의 부재나 확률적인 이유로 표식이 되지 못한 자신의 DNA도 다 자른다: CRISPR-Cas 시스템은 자타를 구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자신의 DNA 조각이 들어가 생긴 spacer 등을 분별 못하며 그 결과 DNA에 손상을 입히고 세포의 죽음을 초래한다: TA 시스템은 독-항독의 원리에 따라 항독활성이 독성을 중화시킬 수 있는 농도 밑으로 떨어지게 되면 언제든지 세포를 죽게 만들 수 있다.
원핵생물의 면역계 진화는 그들의 적응도와 이에 대한 비용문제사이에 균형으로 결정된다. 우리는 이 비용-혜택의 균형이 진핵생물에서는 크게 바뀌게 되었다고 추측한다. 가장 흔한 원핵생물의 면역계-RM, CRISPR 그리고 TA는 높은 효율을 보이지만 이는 위험도 또한 높았을 것이다. 이들 면역계의 높은 존재비율은 원핵생물에서 빈번하게 일어나는 HGT(수평적 유전자 전이)가 이 유전자들의 높은 제거 확률을 보상해주기 때문일 것으로 보고 있다. 진핵생물에서는 이런 높은 HGT가 일어날 확률이 급격하게 떨어져 유지 비용이 많이 드는 유전자들이 줄어드는 현상이 생긴다. HGT 감소가 가지고 온 또 하나의 진화적 현상은 오페론식 유전자 구성이 적어진다는 것이다. 하나의 오페론에 의한 단백질 유전자들의 치밀한 조절은 방어체계를 유지하는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필수적이었을 것이다. 예를 들면 RE 또는 TA 시스템의 RNase성분 독이 우연히 활성화되는 것을 막는데 오페론 조절이 유리할 것이다. 이에 따르면 진핵생물에서의 HGT 감소가 초래하는 이 두 가지 진화적 현상이 원핵생물에서 진핵생물로의 진화과정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면역계를 퇴출시키는 데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모든 생물들에게 면역계는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진핵생물에서는 비교적 비용이 적게 드는 면역계(pAgo와 Av)에 의존하게 되었다. 대다수 진핵생물은 특징적으로 특정 고균이나 박테리아(예컨데 pAgo나 viperine의 경우는 고균에서 받음)로부터 물려받은 방어관련 유전자들이 증폭되고 다양화되어 면역반응은 물론 다른 기능까지도 담당하게 되었을 것이다.
면역계 모순에 대한 답으로 제시된 내용에는 검증 가능한 두 가지 가설이 포함되어 있다. 첫째, 가장 일반적인 시스템이 가장 효율적이고 비용이 적게 든다는 가정으로 면역계의 효율성과 그에 따른 비용은 실험적으로 측정 가능하다. 둘째로 원핵세포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독성물질, 예를 들면 RE 또는 higher eukaryotes and prokaryotes nucleotide-binding domain(HEPN) RNase toxin같은 경우 진핵생물에 전달되어 원핵생물의 것에 비해 효소활성이 낮아졌을 것이며 이후 면역 외적 기능에 적용되었다는 가설이다.
요약하자면, 원핵생물과 진핵생물 사이에 볼 수 있는 면역계 진화의 모순은 원핵생물의 HGT에서 진핵생물의 유전자 중복과 다양화로 진화의 양식이 바뀌면서 생긴 근본적인 변화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이글은 아래의 기사를 번역한 것입니다.>
E. V. Koonin & A. Berheim, 2026, The paradox of immune systems conservation between prokaryotes and eukaryotes. Nature review microbiology comment https://doi.org/10.1038/s41579-026-01284-0
<원 논문의references>
1. Georion H. & Bernheim, A. The highly diverse antiphage defence systems of bacteria. Nat. Rev. Microbiol. 21, 686-700 (2023).
2. Bernheim, A. Cury, J. & Poirier, E. Z. The immune nodules conserved across the tree of life: towards a definition of ancestral immunity. PLoS Biol. 22, e3002717 (2024)
3. Cury. J. et aL Conservation of antiviral systems across domains of life reveals immune genes in humans. Cell Host Microbe 32, 1594-1607.e5 (2024).
4. Tobiasson, V., Luo, J., Wolf, Y. 1. & Koonin, E. V. Dominant contribution of Asgard archaea to eukaryogenesis. Nature https://doi.org/10.1038/s41586-025-09960-6 (2026).
5. Eme, L. et aL. Inference and reconstruction of the heimdallarchaeial ancestry of eukaryotes. Nature 618, 992-999 (2023).
6. Leão, P.et al. Asgard archaea defense systems and their roles in the origin of eukaryotic immunity. Nat. Commun. 15, 6386 (2024).
7. Jenson, J. M. & Chen, Z. J. cGAS goes viral: a conserved immune defense system from bacteria to humans. Mol. Cell 84, 120-130 (2024).
8. Gao, L. A. et al. Prokaryotic innate immunity through pattern recognition of conserved viral proteins. Science 377, eabm4096 (2022)
9. Iranzo, J., Cuesta, J. A., Manrubia, S., Katsnelson, M. I. & Koonin, E. V. Disentangling the effects of selection and loss bias on gene dynamics. Proc. Natl Acad. Sci. USA 114, E5616-E5624 (2017)
10. Tesson, F. et al. A comprehensive resource for exploring antiphage defense: DefenseFinder webservice, wiki and databases. Peer Community J. 4, e91 (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