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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가 약해지는 신호: Notch 신호

뼈는 딱딱하고 연구하기도 어려운 조직입니다. 사람들은 뼈를 보면 화석이나 뼈 해장국에서 골라내는 것 정도로 생각하는데, 뼈도 엄연히 살아 있는 조직이고 그 안에는 살아있는 세포들이 가득합니다. 골조직이 얼마나 민감한 조직인지는 몸 어딘가에 골절을 경험해본 사람이라면 잘 알 것입니다. 피부나 근육에 생긴 상처에 비해 골절은 비교가 안되는 통증을 주기 때문이죠. 나이가 들면서 뼈가 약해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 같으면서도 왜 그런지는 선뜻 답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실제로 노년기에 약해진 뼈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비타민 D와 칼슘을 많이 먹고 운동을 열심히 하는 것 외에는 별로 추천할 만한 일이 없을 정도입니다.
사실 기존의 연구들은 뼈 조직이 새로 만들어지거나 리모델링되는 과정에 대해 집중되었고, 노화가 일어나면서 생기는 현상에 대해서는 잘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따라서 아래 소개한 논문이 큰 의의를 갖는 거죠. 사실 사회가 지출하는 의료비의 많은 부분이 골다공증과 그밖에 노화에 따른 골조직 질환에 지출됩니다. 하지만 치료는 커녕 진행을 막기위해 아직도 에스트로겐이 처방될 정도입니다. 효과적인 특효약이 없다는 얘기죠. 아마도 이 논문에서 발견된 Notch신호가 인간에게서도 비슷한 역할을 한다고 밝혀진다면, 정말 효과있는 나이가 들면서 생기는 여러 골조직 질환에 대해 치료제가 개발될 것같은 기대감이 듭니다.

비정상적으로 활성화된 세포내 신호를 막으면 중년 생쥐의 뼈 감소를 막을 수 있다.

사람의 뼈는 지지 역할을 하고 체내 여러 기관들을 보호하며 움직임을 가능하게 해준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 뼈는 약해지고 잘 부서지며 치료도 잘 되지 않게 된다. 이런 나이에 따른 변화는 잘 알려져 있지만 정작 이런 일이 발생하는 분자적 기전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이에 연구자들은 생쥐에서 Notch 신호가 나이에 따른 뼈의 퇴화에 중요하다는 사실을 Bone Research 지에 보고하였다. 이들은 나이에 따른 뼈의 약화를 완화하는데 사용할 수 있는 신호전달의 매개분자를 밝히기도 했다.

“뼈가 늙는 것에 대한 생물학적 이해는 상대적으로 부족합니다.” Stanford University 의 발생생물학자이자 이 연구에 직접 참여하지 않았던 Charles Chan은 말을 이었다. “이 연구는 부러진 뼈를 재생하는 세포들, 즉 뼈 줄기세포들이 나이에 따라 어떻게 영향을 받는지 살펴보았기 때문에 중요합니다.”

New York University 의 정형외과 의사이자 경골생물학자인 Phillipp Leucht과 동료들은 이를 연구하기 위해 뼈 줄기세포(skeletal stem cell)와 선구세포(progenitor cells)(SSPC)에 집중했다. 이 세포들은 골수조직에 위치하며 경골발생, 유지, 그리고 회복에 중요하다. SSPC는 조골세포(osteoblast)또는 지방세포(adipocyte)로 분화할 수 있다. 이 세포들은 뼈 조직이 나이가 들수록 지방세포가 되기 쉬워지고 이는 뼈가 잘 부러지는 결과를 낳는다.

SSPC의 운명이 어떻게 결정되는지 알아보기 위해, 젊은 생쥐와 중년의 생쥐에게서 뒷다리 뼈를 얻어 single-cell RNA sequencing을 실시하여 뼈조직에 대한 유전자발현 양상을 비교했다. 예전의 결과들과 마찬가지로 뼈의 나이가 들수록 지방세포와 관련된 유전자들의 발현이 늘어나고 조골세포 유전자들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경골조직의 노화관련 퇴화와 Notch 신호 유전자들의 발현 증가와의 관계를 보여주었다. 이는 SSPC 세포들이 나이가 듦에 따라 이 신호가 비정상적으로 증가했음을 의미한다.

그 결과에 근거하여 연구팀은 이 Notch신호가 SSPC를 지방세포로 분화하도록 하는지 알아보았다. 이를 위해 nicastrin 유전자가 없는 생쥐를 만들었다. Nicastrin은 Notch 수용체를 잘라 Notch 신호를 활성화시키다. 따라서 이 유전자가 없으면 생쥐의 Notch신호가 차단된다. “이 생쥐는 나이가 들수록 뼈의 밀도가 높아지는 놀라운 형질을 보여주었다. - 즉, 우리가 보통 알고 있는 현상의 반대현상을 본 것이다.” Leucht의 설명이다.

이 Notch-결핍 생쥐의 전사 양상(transcriptional profile)을 보면, SSPC의 조골세포로의 분화를 유도하는 뼈 형성 유전자의 발현이 증가한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Micro-CT를 이용해 중년에 해당하는 이 돌연변이 생쥐의 넙다리뼈(대퇴골, femur)를 찍어보면 정상 생쥐에 비해 나이에 따른 뼈의 손실이 줄어든 것을 알 수 있었다. Chan에 따르면 이 연구는 이전까지 Notch 신호가 뼈줄기세포의 노화와 연관되어 연구된 적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아주 중요하다고 한다.

비록 이 연구가 Notch신호를 제어하여 노화관련 뼈-손실을 막을 수 있음을 보여주었지만, Notch 신호를 건드리는 것은 간단하지 않다. 왜냐하면 Notch 신호는 다른 세포들의 여러 작용들과 관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보다 선택적이고 안전한 치료 표적을 발견하고자, 연구자들은 SSPC의 Notch 신호를 전달하는 분자들을 scRNA sequencing 데이터에서 찾기 시작했다. 이들이 발견한 것은 early B-cell factor-3(Ebf3)이다. Ebf3는 거의 SSPC에서만 발현되는 전사인자이기 때문에 가능성이 높았다. Notch신호가 없는 생쥐에서 Ebf3는 약하게 발현되었고, 중년이후 나이가 들수록 비정상적으로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더해 정상 생쥐의 SSPC에Notch 리간드를 처리하면 Ebf3가 증가하였고 Notch의 억제제를 사용하면 Ebf3의 증가가 억제되었다. 즉, 이 분자가 Notch신호를 전달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제 노화관련 뼈 질환에 대한 치료에 새로운 장이 열렸습니다.” Leucht의 말이다. “골조직내 줄기세포나 선구세포에 영향을 주는 약은 아직 없습니다.”  이번 연구 결과를 치료임상으로 전환하는 것이 Leucht와 연구팀이 앞으로 해야할 중요한 목표이다. Chan은 이러한 변화가 인간 줄기세포의 노화에서도 일어난다면 아마도 중요한 발전이 될 것이라 맏는다.

Leucht은 뼈에 열정을 가진 사람으로서 이번 연구가 다른 연구자들에게도 뼈조직을 연구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한다. “기초과학에서 연구되는 모든 조직 중에 뼈 조직은 관심을 덜 받는 것 같아요. 하지만 뼈는 놀라운 조직입니다.” 그는 말을 이었다. “골격은 우리 몸에서 가장 중요한 조직이라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뼈가 없으면 우린 바닥에 넙적하게 붙어 살아야 할 테니까요.”


<이 글은 아래의 기사를 번역한 것입니다.>

Mariella Bodemeier Loayza Careaga, PhD, 2024, Molecular switch for bone loss. The Scientist Jan 23, 2024.

<원 기사의 REFERENCES>

1. Remark LH, et al. Loss of Notch signaling in skeletal stem cells enhances bone formation with aging. Bone Res. 2023;11(1):50.

2. Matsushita Y, et al. Skeletal stem cells for bone development and repair: Diversity matters. Curr Osteoporos Rep. 2020;18(3):189-198.

3. Nishida S, et al. Number of osteoprogenitor cells in human bone marrow markedly decreases after skeletal maturation. J Bone Miner Metab. 1999;17(3):171-177.

4. Josephson AM, et al. Age-related inflammation triggers skeletal stem/progenitor cell

dysfunction. Proc Natl Acad Sci U S A. 2019;116(14):6995-7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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