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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바이러스 단백질의 “보물창고”가 강력한 분자 도구로 활용될 수 있다.
“바이러스가 없는 생물은 없다.”는 말이 있습니다. 얼마나 질긴 놈인지 거의 모든 생물에겐 그에 기생하는 바이러스가 있답니다. 그래서 아주 오래 전부터 생물들은 바이러스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고 피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습니다. 바이러스와 숙주 사이의 투쟁의 역사는 숙주나 바이러스의 유전자에 다 남아 있죠. 예를 들면 박테리아의 제한효소(restriction enzyme)는 자신의 것이 아닌 DNA분자를 분해하는 일종의 방어 효소이고 이 효소의 염기서열 인지 능력을 분자생물학에서 이용한 것입니다. CRISPR도 일종의 방어 기전에서 응용한 기술이죠. 그 밖에도 생물들이 바이러스를 퇴치하기 위해 만들어낸 각종 효소나 생리적, 생화학적 기전들은 분자생물학 기술로 응용되어 왔습니다.
아래에 소개한 글은 박테리아들의 유전체를 머신러닝을 이용해 면역기능을 가진 유전자를 찾아낸 결과에 관한 것입니다. 사실 아직 그 기능을 다 알지는 못하지만 면역유전자에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특징, 예를 들면 유전자의 위치(플라스미드에 있거나 다른 항바이러스 유전자들과 비슷한 위치에 모여서 나타남)나 구조적 유사성을 이용하여 면역에 관여할 것이라고 추정되는 유전자들이라고 합니다. 이들 중 실험을 통해 항바이러스 기능을 입증한 것들이 있고 아마도 우리가 모르는 새로운 기전의 항바이러스 유전자들도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를 이용하면 분자생물학의 새로운 기술로 응용할 수도 있을 것이란 기대도 해봅니다. 본인은 아직 AI에 익숙하지 않아 이런 종류의 논문을 어떻게 평가해야 할지 망설여집니다. 어쩌면 사람이 해야 할, 또는 사람만이 할 수 있을 것이고 생각했던 부분을 머신러닝이라는 기계(?)가 해결해 버리니 말입니다. 뭔가 연구의 중요한 부분을 빼앗긴 기분이 들기도 합니다. 단순히 계산기를 쓰거나 데이터 베이스를 검색하는 것과는 많이 다르다는 느낌이죠. 이런 논문들을 보면서 인간이 못하는 일을 AI로 해결할 수 있다는 건 분명한데, 반대로 AI로는 해결할 수 없는 인간만이 가진 능력은 과연 무얼까? 라는 질문을 하게 됩니다.

박테리아는 그 동안 지금까지는 우리가 몰랐던 분자 무기들의 거대한 무기고를 이용하여 바이러스들과 싸워 왔다.
오늘 Science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2그룹의 연구진이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통해 박테리아의 유전체를 살펴보고 바이러스의 침략으로부터 박테리아를 보호하는 단백질들을 발견하였다. 그들은 분석을 통해 수십만개의 잠재적 항바이러스 단백질들을 발견하였고 이는 생물공학적 발명의 원천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건 모든 생화학자들에게 보물창고가 될 것입니다.” 이 연구에 직접 참여하지 않았던 CSIC National Center for Biotechnology in Madrid의 미생물학자인 José Antonio Escudero의 말이다.
이전에 발견되었던 박테리아의 면역체계는 CRISPR-Cas9 또는 DNA-절단효소가 포함된다. 연구자들은 이미 이들을 유용한 유전공학 기술로 활용한 바가 있다.
“이 새로운 종류의 방어 시스템을 응용한 새로운 세대의 분자 기술이 나올 가능성이 있습니다.” Massachusetts Institute of Technology in Cambridge의 미생물학자이자 이 연구의 공동 연구자이기도 한 Michael Laub의 말이다.
단백질 방어체계
“박테리아의 유전체를 보면 아직도 “대부분이 암흑 물질”이죠.” Escudero의 말이다. “어떻게 작용하는지 무엇인지 모르는 것들이 만습니다.”
이전의 연구에서 박테리아는 250가지 이상의 단백질들을 바이러스 방어에 이용해 왔음을 밝혔다. 이번 연구에서 박테리아는 이보다 훨씬 많은 그리고 다양한 면역체계를 갖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하지만 우리의 질문은: 얼마나 다양한지 그 크기를 어떻게 예측할 수 있을까?” 였다고 Pasteur Institute in Paris의 미생물학자이자 이 논문의 공동저자이기도한 Aude Bernheim 말했다.
이 연구에서 Bernheim과 그의 동료들은 딥-러닝 모델을 단백질과 유전체 데이터로 학습시켜 항바이러스 시스템을 예측하게 했다. 그들의 목표는 “모든 박테리아의 면역계”를 밝히는 것이었다. 이 분석에 따르면 약 1.5%의 유전자가 항바이러스 면역과 관련된 단백질을 암호화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예전에 비해 약 3배에 해당하는 것이며 이중 약 85%의 단백질군은 이전에는 면역과 무관한 것으로 알고 있던 것들이다. 실험은 2 종류의 박테리아 – Escherichia coli, Streptomyces albus – 에서 12가지 박테리아를 공격하는 바이러스인 박테리오파지를 막아내는 항-파지 시스템이 있음을 입증하였다. 이들은 예전에는 항바이러스 시스템과의 관련성이 알려지지 않았던 것이다.
이 논문에서 Laub와 동료들은 DefensePredictor라고 부르는 머신러닝 기구를 만들었다. 이는 17,000개 박테리아 유전체 데이터에서 박테리아의 면역에 관계하는 단백질과 유전자들을 예측하는 것이다. E. coli의 69개 다양한 균주(strain)에서 624개의 면역관련 단백질을 찾아냈고 이중 100 여개는 예전에 알려지지 않았던 것들이다. 실험실 실험을 통해 이들 중 42개의 방어활성을 확인하기도 했다.
이 두 연구에서 같은 결론을 얻을 수 있다: “절대적으로 과소 평가된 면역 체계”라고 Laub는 표현했다. “이 연구자들이 아직도 밝혀져야 할 시스템이 많다는 사실을 알게 해주었다.”고 했다.
이 발견에는 “관련되었을 거라 생각도 못했던 수백개의 유전자가 포함되어 있다.”고 Escudero가 말했다.
면역계의 역사
Laub와 동료들은 연구자들을 위해 DefensePredictor 프로그램을 무상으로 온라인에 공개하였다. Bernheim과 그녀의 동료들도 44,000개 이상의 잠재적 항바이러스 체계를 포함한 DefenseFinder라는 공개 데이터베이스를 만들었다.
연구자들은 이 자료들을 새로 밝혀진 단백질의 항바이러스 활성을 검사하기 위해 사용할 수 있다. Laub는 연구팀과 함께 이 박테리아의 항바이러스 시스템의 작동 기전을 연구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여기서 정말 중요한 질문은 그들이 어떻게 바이러스에 감염되었는지를 아냐는 겁니다. 그리고 어떻게 파지가 증식하는 것을 억제하는 지도요.”라고 첨언했다.
이 면역 체계에 대한 연구는 항바이러스 신약이나 신기술을 개발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다. “그건 아마 생물공학의 새로운 혁명이 될 것입니다.” 라고 Escudero는 말했다.
Laub는 이것이 면역계의 진화 역사에 대한 이해를 도와주기 바란다고 했다. “포유동물의 면역 중 일부가 박테리아에서 그 기원을 찾을 수 있다는 증거들이 나오고 있죠.”라고 설명한다.
“이번 발견은 이번 발견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 단순히 미생물학뿐 아니라 생물의 영역들을 넘어 면역이라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 생각하게 합니다.” Bernheim의 말이다.
<이글은 아래의 기사를 번역한 것입니다.>
Miryam Naddaf (2026) ‘Treasure trove’ of antiviral proteins could inspire powerful molecular tools. Nature News 02 April 2026. (doi: https://doi.org/10.1038/d41586-026-01011-y )
<본 기사의references>
1. DeWeirdt, P. C., Mahoney, E. M. & Laub, M. T. Science 392, eadv7924 (2026).
2. Mordret, E. et al. Science 392, eadv8275 (2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