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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유전자들은 나이가 들면서 어떻게 바뀌나.

생물학적 나이를 측정하는 방법으로 혈액세포를 이용한 DNA 메틸화에 대해 소개한 적이 있습니다(Topic No. 120). 나이가 들면서 후성유전학적 변화가 누적된다는 것은 여러 동물 종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하지만 다른 종간에 나이를 비교하는 것은 어려운데 그 이유는 각 동물들은 종류에 따라 후성유전학적 변화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사실 후성유전학적 변화가 빠를수록 동물의 수명이 짧은 경향을 보이는데 이를 표준화해서 각 생물의 일생동안 일어나는 후성유적학적 변화의 속도는 대체로 엇비슷하게 나오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아래 그림 참고, Nature Communications, 2023, 14:7731). 하지만 아래의 글에서 소개되듯이 단순히 생물학적 나이를 점치는데 사용하기엔 데이터가 너무 아깝습니다. DNA의 메틸화로 표현되는 후성유전학적 변화는 각 조직이나 기관에 따라 또는 유전자 부위에 따라 다르고 이를 좀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특정한 질병이나 노화 현상과 연관된 후성유전학적 변화를 특정하여 추척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사실 나이가 들면서 도리어 DNA메텔화가 감소하는 조직이나 세포들도 있습니다. 그러니 단순히 시간이 지나면서 일어나는 현상이라고 생각하기엔 모순이 있는 거지요. 만약 DNA 메틸화가 시간이 지나면서 꼭 필연적으로 일어나는 현상이 아니라면 왜 동물들은 이렇게 나이가 들면서 메틸화가 증가하고 유전자들이 꺼져가는 현상을 겪을까요? 종을 유지하고 진화를 하는데 어떤 장점이 있는지 생각해볼 일입니다. 어쩌면 사람은 더 이상 꼭 나이가 들어야 되는 존재가 아닐 수도 있으니까요.

대대적인 후성유전학적 조사가 근래들어 가장 선명한 그림을 선사했다.

인간의 각 기관에서 일어나는 DNA 메틸화 지도가 항노화 치료의 표적을 찾는데 도움을 줄 것이다.

우리 몸에서 볼 수 있는 노화의 징후는 사실 유전자 활성의 변화라는 보이지 않는 사건과 연관되어 있다. DNA 분자에 메틸기(methyl group)라는 작은 표식을 달거나 떨어뜨리는 DNA 메틸화 과정은 후성유전학적 변화의 한 종류로 나이가 들면서 차츰 덜 정확하게 일어나는 경향이 있다.  그 결과로 유전자 발현에 변화가 오면, 나이가 들면서 기관의 기능이 떨어지거나 질병이 유발되기도 한다.

이제 인간의 17가지 조직의 후성유전학적 변화를 메타분석하여 일생동안 나이가 어떻게 우리 유전자에 변화를 주는지 가장 설득력있는 그림을 제시하였다.

이 연구는 사람의 조직에서 DNA 메틸화 양상을 알아보았고 그 결과 어떤 조직은 조금 일찍 노화한다는 것을 밝혔다. 예를 들면 자궁이나 피부에 비해 망막과 위에서 노화와 관련된 DNA메틸화가 더 빨리 일어난 것이다. 이 분석을 통해 서로 다른 기관에서 공통적으로 일어나는 노화의 후성유전학적 변화를 발견하기도 했다. 이 ‘후성유전학 지도’는 DNA 메틸화와 노화의 관계를 연구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며 또한 항노화의 분자적 표적을 찾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이건 노화를 이해하는데 “중요한 자료”라고 생각합니다. University of Birmingham, UK 의 분자생물학자인 Joao Pedro Magalhaes의 말이다. “이번 기관들의 메틸화 데이터에 대한 메타분석은 제가 아는 한 현존하는 가장 큰 정보자원이라고 생각합니다. 연구자들에겐 값진 보물이 될 것임을 확신합니다.” 논문은 Research Square의 preprint server에 보고되었으나 아직 심사를 거치지는 않았다.

노화의 후성유전학 지도

연구자들은 이미 사람들의 유전자 메틸화 양상을 분석하여 노화 시계를 만들어 왔다. 즉, 노화 정도를 측정하는 기준표다. 하지만 여기에는 아직 풀지 못한 근본적인 질문이 남아 있다. 조직에 따라 다 같은 양상인가? 하는 문제다.

노화와 관계가 있는 메틸화를 알아보기 위해 Monash University in Melbourne,Australia,의 Nir Eynon과 그의 동료들은 각기 다른 나이의 사람들로부터 얻은 17가지 조직의 15,000여 샘플을 메타분석하였다. 이들은 900,000개의 잠재적 메틸화부위의 메틸기 변화를 검사하였고 이를 토대로 작성된 후성유전 지도를 공개하였다. “우리는 18세에서 100세까지의 시료를 갖고 있었죠.” Eyon의 말이다. “그래서 사람의 전생애에 대한 후성유전적 변화를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그 결과 연구자들은 조직에 따라 메틸화 양상이 크게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자궁은 35%, 피부는 48%, 근육은 51%, 심장은 53%, 그리고 위는 57%, 망막은 63% 등이다.

같은 Monash University의 Macsue Jacques에 따르면 나이가 들면서 거의 모든 조직에서 메틸화 정도가 증가하였다. 골격근과 폐는 예외였다. “이 조직들은 나이가 들수록 메틸기가 줄어들었죠.” 이들은 또한 각 조직은 각기 다른 양상으로 메틸화 된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각 조직은 다른 양상으로 일어납니다.” Jacques의 말이다.

노화관련 메틸화의 표적

연구자들은 각 조직에 따른 차이뿐 아니라 각 유전자 부위 간에도 차이가 있는지 살펴보았다. “우리는 모든 조직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노화의 기전을 찾고 싶었습니다.” Jacques의 말이다.

이들은 여러 조직에서 강력한 노화의 지표가 될 만한 메틸화 유전자를 찾아냈다. 여기에는 발생과정의 조절 유전자인 HDAC4(히스톤 탈아세틸화 효소 4)와 HOX(발생과정에서 앞뒤축을 결정하는 호미오박스 유전자)가 포함되며 이들은 노화와 노화관련 퇴행현상과 연관되어 있다. 그리고 또 다른 유전자로 MEST(mesoderm-specific transcript)는 노화를 촉진하는 당뇨와 비만과 관련된 유전자이다.

연구자들은 서로 다른 여러 기관에서 노화가 진행될수록 프로토케드헤린 감마(주로 신경조직에서 발현되는 세포간 결합 단백질: protocadherin gamma, PCDHG) 유전자 가족(gene family)에 높은 메틸화정도를 발견하였다. 다른 연구에서 PCDHG gene family의 과메틸화가 인지능력 감소의 지표라고 할 수 있는 뇌 백색질의 감소와 연결되어 있음이 알려져 있다.

조직의 노화가 아닌 신체의 노화를 표적으로

Jacques는 이 지도를 각 기관뿐 아니라 전신에서 일어나는 노화의 핵심 기전을 발견하도록 만들 주요 자원으로 보고 있다. 또한 그녀는 이 지도가 항-노화 치료를 연구하는데 좋은 도구가 되었으면 한다: 이는 심혈관계 질환이나 간질환과 같은 개개의 노화관련 질환의 치료에서 노화 그 자체를 치료하는 개념으로의 전환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Leibniz Institute on Aging – Fritz Lipmann Institute in Jena, Germany의 후성유전학자인 Holger Bierhoff는 후성유전학적 시계를 연구하면서 항상 떠올리는 근본적인 질문은 “무엇이 노화를 일으키냐?”는 것이라고 했다. “이는 단순히 노화의 시간을 측정하는 것이 아니라 그 작용이 무엇인지를 묻는 것입니다.”

Bierhoff는 이 대규모 연구가 전체 3천만 후성유전 부위에 비하면 작은 부위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따라서 이 연구는 전체 노화와 관련된 DNA 메틸화의 전체 그림을 보여주지는 못한다고 할 수 있다.

Eynon도 동의하면서도, 이 지도의 데이터가 분명 노화의 메커니즘과 이를 늦추는 방법을 밝히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Eynon은 이전의 연구를 통해 운동이 예컨데 사람 골격근에서 젊은 후성유전적 특성과 관련되어 있음을 보여주었다. “신체에서 운동의 영향을 받지 않는 곳은 없을 것입니다.” 그의 말이다. 따라서 이 연구는 운동이나 다른 요인 들 즉, 수면이나 음식이 어떻게 전신의 조직에 신호를 주어 생물학적 젊음을 유지시키는지 보여줄 가능성이 있다고 하였다.

<이글은 아래의 기사를 번역한 것입니다.>

Chris Simms, 2025, How ageing changes our genes — huge epigenetic atlas gives clearest picture yet. Nature News 01 Sep. 2025. doi: https://doi.org/10.1038/d41586-025-02735-z

<References>

1. Eynon, N. et al. Preprint at Research Square https://doi.org/10.21203/rs.3.rs-7184037/v1(2025).

2. Reifsnyder, P. C. et al. Aging Cell 21, e13666(2022).

3. Schmithorst, V. et al. Preprint at MedRxiv https://www.medrxiv.org/content/10.1101/2024.04.21.24306143v1(2024).

4. Voisin, S. et al. Aging Cell 23, e13859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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