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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세포는 숨겨진 나노튜브를 통해 정보전달을 할 수 있다.
생물들의 활동은 살아있을 때만 볼 수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더구나 세포의 경우 그 구조가 너무 작고 복잡해서 자세히 보기 위해서는 전자현미경 수준의 해상도가 필요하죠. 여기에 더해 대부분의 생물 시료는 부드럽고 투명하기까지 해서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전혀 알 수가 없지요. 하지만 20세기 말에 이르러 형광물질을 이용한 confocal microscope, 여기에 슈퍼컴퓨터의 화상처리 기술을 합한 super-resolution microscopy의 개발로 실시간으로 미세한 구조까지 촬영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아래에 소개한 글은 이런 기술로 발견된 세포 간의 연결구조입니다. 관찰되었을 뿐 그 기능이나 구성, 생성조건 등이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구조라고 여겨집니다. 사실 이와 비슷한 구조가 이미 세포간 연결구조로 발견된 적이 있습니다. 후속연구로 2024년 Neuron에 발표된 논문(Scheiblich et al., 2024, Neuron 112, 3106–3125)에 따르면 microglial cell과 신경세포 간에 연결된 tunneling nanotube(TNT)구조에 의해 단백질은 물론 세포소기관과 막으로 된 소포들이 이동할 수 있다고 합니다. 더 나아가 Microglial cell들은 이 연결을 통해 신경세포에 축적된 독성 단백질들을 제거할 수 있다고까지 하는데 정말 이런 구조가 하는 역할이 무엇인지는 아직도 잘 모릅니다. 아래 소개한 발견은 그것과는 또 다른 구조인듯 합니다. 액틴분자의 복합체(액틴필라멘트) 생성을 억제하는 cytochalasin D를 처리하면 구조가 깨진다니 아마도 액틴필라멘트와 관계가 있겠죠. 이렇게 복잡한 뇌 구조속에서 실존하는 새로운 구조임을 입증한다는 건 쉽지 않은 일입니다. 살아있을 때만 볼 수 있고 매우 가늘어 관찰하기 어려운 것이 실제로 있는 것인지 아니면 그저 의미 없이 세포의 조각 일부가 떨어져 나오는 현상인지 구별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러고 보니 동양의학에서 주장하는 우리 몸 속 기가 흐르는 경락(經絡)도 아직 입증되지 못하고 있죠. 살아있는 생체를 관찰한다는 것이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그림 출처: Catherin Offord, 2025)

생쥐와 사람의 뇌에 있는 튜브는 질병의 전파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신경과학자들은 지난 한 세기 이상을 신경세포간에 빠른 정보전달을 가능하게 하는 기본 구조로 시냅스를 연구해 왔다. 하지만 이제 연구자들은 뇌에서 다른 종류의 신경세포간 연결을 발견하였고 –이는 어쩌면 시냅스를 우회하는 것이라고 Science에 보고하였다.
생쥐와 사람의 뇌를 고해상도로 촬영한 결과 튜브로 구성된 연결망을 발견하였다. 길이는 약 3 마이크로미터이고 직경은 나노미터 수준으로 신경세포들을 연결한다. 생쥐에서는 이 튜브를 통해 신경 간에 전기신호가 전달되는 것을 확인하였고 알츠하이머병과 관련된 단백질의 이동도 확인 되었다.
“우리는 뇌를 정말 오랫동안 관찰해 왔어요, 그런데 아직도 때때로 놀라운 것이 발견되기도 합니다.” 이 연구에 직접 참여하지 않았던 Emory University의 신경과학자이자 교수인 Lary Walker의 말이다. 아직 이 나노튜브의 생물학적 특성에 대해서 밝혀져야 할 것이 많지만, 그의 생각은 이번 발견이 신경세포 간에 정보전달과 질병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보았다.
연구자들은 이미 꽤 오래전에 일부 세포들이 나노튜브를 형성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2004년 Science지 논문에 독일 연구진은 배양접시 속 쥐의 신장세포간에 미세한 튜브가 자발적으로 생성되며 이를 통해 세포내 소기관이 이동한다는 것을 보고하였다. 이 후 이 현상을 tunneling nanotube(TNT)로 명명하고 다양한 조직에서 기관형성과정, 조직 회복, 그리고 바이러스의 전염과 연관지어 연구되기 시작했다.
최근의 연구에서 뇌 속 면역세포라고 할 수 있는 마이크로글리아(microglia) 세포와 신경간에 TNT가 생성되는 것을 밝히기도 하였다. 이는 뇌의 건강과 질환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곧 포유류 뇌 속 신경 전선들의 연결을 연구하는데 어려움을 겪게 된다. 특히 갈라진 가지 또는 수상돌기들은 서로 엉키는 경우가 많고, 이 나노 튜브에 대한 선택적 표식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새로운 연구에서 John’s Hopkins University의 신경과학자인 Hyungbae Kwon과 그의 동료들은 최근에 얻은 생쥐와 사람의 대뇌 피질 사진을 아주 면밀하게 살펴보았다. 이들은 수상돌기들을 연결하는 아주 가는 튜브들을 볼 수 있었고 양 끝은 막힌 것처럼 보였다. 이는 전형적인 TNT의 모습이다. 그리고 이전의 보고에 따르면 길이가 대부분 10 마이크로미터 또는 그보다 긴 것으로 알려져 있었으나 이들은 약 3 마이크로미터였다. Kwon의 연구팀은 따라서 이를 잠정적으로 수상돌기 나노튜브(DNT)라고 새로운 이름을 붙이게 되었다.
이 미세한 연결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연구자들은 생쥐 뇌의 절편과 배양된 신경세포들을 super-resolution microscopy를 이용하여 관찰하였다. 이 현미경은 일반 관학현미경의 해상도를 훨씬 뛰어넘는 성능을 탑재한 것이다. 그리고 그들은 여기에 machine learning기술을 도입하여 이미지를 분석하고 특징을 잡아내어 이 튜브들이 기존의 신경 돌기들과는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그들은 또한 time-laps 동영상으로 만들어 배양된 신경세포에서 분 단위 또는 시간 단위로 DNT가 만들어지고 없어지는 과정을 보여주었다.
DNT는 신경세포 간에 전하를 띈 입자를 전달하여 전기적 신호를 전달하는 것으로 보인다. 연구자들이 인위적으로 Ca2+의 농도를 올리면 인접한 신경세포에서도 Ca2+의 증가가 일어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이런 영향은 나노튜브 생성을 억제하는 cytochalasin D(액틴 중합 억제제)의 처리에 의해 부분적으로 억제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 통로는 분자들도 수송할 수 있는데, 특히 알츠하이머병에 관련된 아밀로이드-베타를 생쥐 신경세포에 넣을 경우 곧 바로 인접 세포에서 나타난다. Cytochalasin D를 처리하면 세포간 전달은 중단된다.
이어진 실험과 컴퓨터 시물레이션을 통해 DNT가 신경에 아밀로이드-베타가 축적되는데 기여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밝혔다. 세포내 아밀로이드의 축적은 알츠하이머병의 초기 증세이기에 나노튜브가 이 병의 진행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이 연구에 직접 참여하지 않았던 연구자들은 DNT가 포유류 뇌세포간의 새로운 연결 형태로 생각한다. “재미있는 사실은 세포 간의 직접적인 연결이라는 점입니다.” Microglial cell과 신경세포간의 TNT연결을 보고한 University of Luxembourg의 신경과학자인 Michael Heneka의 말이다. 그는 Science에 이 논문을 소개한 글을 쓰기도 했다.
Walker와 다른 이들은 DNT가 질병에 관여한다는 결론을 내리는 것은 너무 이르다고 충고한다. 아직 일반적인 구조도 밝혀지지 않았고 어떻게 형성되는지 그리고 무엇을 수송하는지도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 팀의 실험에서는 아밀로이드 단백질이 뇌에서 어떻게 어떻게 움직이는지 잡아내지는 못 한 듯하다고 University of Cambridge에서 퇴행성 뇌질환을 연구하는 세포 생물학자인David Rubinsztein은 말한다. 대부분의 세포내 아밀로이드-베타 단백질은 다양한 세포소기관의 막에 둘러쌓인 상태인데 이 연구에서는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상태였다고 한다.
Kwon은 그의 연구팀과 함께 DNT가 어떻게 물질들을 실어 나르는지 연구할 계획이라고 한다. 또한 다른 질병관련 단백질 들, 예컨대 알츠하이머병과 관련된 더 큰 단백질, tau 가 이동하는지 알아볼 것이라고 한다.
이 새로운 구조가 퇴행성 신경질환에 연관되어 있던 말던 이 새로운 연구가 “앞으로 진행될 연구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Rubinsztein은 말했다. “그들은 뭔가 아주 재미있는 것을 밝힌 것입니다.”
<이글은 아래의 기사를 번역한 것입니다.>
Catherin Offord, 2025, Neurons can communicate via hidden network of nanotubes, study finds. Science News 2 Oct 2025.
<원 논문>
Scheiblich et al., 2024, Neuron 112, 3106–3125. (https://doi.org/10.1016/j.neuron.2024.06.029)
Parajuli LK et al., 2020, 7(6) ENEURO.0248-20.2020 1–19 (https://doi.org/10.1523/ENEURO.0248-20.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