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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적인 기억은 의외의 세포로 부터 도움을 받아 뇌에 새겨진다.

기억에 관한 연구는 항상 신경세포가 어떻게 반응하는지 어떻게 변하는지에 집중되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신경세포는 전기적 신호를 전달하는데 특화된 세포로 자신의 생존에 필요한 기본적인 생리적 활동은 갖추지 못한 상태라고 할 수 있죠. 그러다 보니 신경세포보다 훨씬 수가 많은 신경아교세포(neuroglial cell)들이 신경조직의 항상성을 유지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신경아교세포는 신경세포를 위해 부근 청소도하고 이온 농도도 조절하는 등 보조적인 역할만 한다고 생각해왔죠. 그런데 이젠 완전히 이런 생각을 바꿔야 할지도 모르겠군요.

아래에 신경아교세포의 일종인 별아교세포(astrocyte)가 기억을 회상할 때 활성화된다는 사실을 밝힌 논문을 소개하였습니다. 구체적으로 별아교세포가 어떤 일을 하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은 듯하지만 괴로운 과거를 회상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합니다. 별아교세포는 신경신호를 직접 만들지는 못하지만 신경전달물질에 반응할 수 있고 신경 세포를 조절하는 물질들을 분비할 수도 있어 시냅스형성이나 리모델링에 관여한다는 것이 알려져 있습니다. 시냅스형성은 기억이나 학습에 핵심적인 부분입니다. 그러니 신경아교세포가 기억에 관여한다는 것은 아주 놀라운 일은 아닙니다. 하지만 이번 연구의 중요한 점은 학습을 통해 별아교세포의 유전자 발현에 변화를 일으키고 이것이 나중에 기억을 회상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입니다. 이전의 연구에서는 학습에 의해 신경세포에서 일어나는 변화에 집중했었는데 이번 연구를 통해 신경과 그를 둘러싼 별아교세포에도 변화를 일으켜 나중에 기억이 회상되는 과정에 관여한다는 점입니다.

이 논문에서는 생쥐의 고통스러운 기억을 연구하였고, 다른 전통적인 기억관련 실험을 진행하지는 못한 것 같습니다. 어쨌든 기억을 이해하기 위해선 신경세포 자체에서 부근 신경아교세포와의 연결까지 연구 범위를 넓혀야 한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논문이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그림 설명: 뇌조직내 별아교세포의 모습; 출처: 원 기사의 , Credit: Jose Calvo/SPL)

별아교세포(또는 성상세포, astrocyte)는 알려졌던 것 보다 기억을 안정화시키는 데 더 능동적인 역할을 한다.

왜 우리는 감정적인 기억을 더 잘할까? 오늘(2025년 10월 15일) 출간된 Nature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별아교세포(또는 성상세포, astrocyte)라고 불리는 뇌 세포의 일종이 장기기억 회상을 위해 기억을 안정화시키는 데 기여한다고 한다.

별아교세포는 신경이 뇌속에서 기억의 물리적 자취를 만드는데 있어 단순히 조력자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연구에 따르면 이들은 훨씬 더 능동적인 역할을 수행하며 심지어 반복되는 감정적 경험에 대해 직접 반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연구를 수행한 연구자들은 이 세포들이 외상 후 스트레스나 알츠하이머병에 의한 기억장애를 치료하기 위한 새로운 표적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우리는 “어떻게 특정한 기억이 오랫동안 기억되는가? 라는 질문에 답을 준 것입니다.” 이 연구의 공동저자인 RIKEN Center for Brain Science in Wako, Japan의 신경과학자인 Jun Nagai의 말이다. 별아교세포의 연구를 통해 뇌가 어떻게 중요한 기억을 세포수준에서 걸러내는지 밝혔다고 Nagai는 주장했다.

안정한 기억

Nagai와 그의 연구진은 기억 안정화에 연구를 집중하였다: 어떻게 단기 기억이 뇌에 영구적으로 각인되는가? 예전의 연구들은 해마(hippocampus)아미그달라(amygdala)부위와 같은 신경회로 상의 물리적인 자취를 찾는데 집중되어 있었다. 하지만 아직 어떻게 같은 자극에 노출되었을 때 그 ‘잔상 (engram)’이 뇌에 저장되어 오랜 기억으로 남는지 확실히 밝혀지지는 않고 있다.

좀 더 자세히 설명하자면, 연구자들은 전체 생쥐의 뇌에서 기억이 생기면서 별아교세포에 나타나는 활성화 양상을 기록하는 기술을 개발하였다. 그들은 Fos라는 유전자의 발현이 상승되는 것을 측정한 것이다. – Fos의 발현은 뇌에서 기억의 물리적 자취와 관련된 세포활성의 초기 지표이다.

잘 알려진 공포-조건화(fear-conditioning) 실험에서, 생쥐들은 특별한 우리(cage)와 발바닥에 주어지는 불쾌한 충격과 연관되도록 학습을 시키고 연구자들은 Fos의 발현 양을 측정하였다. 그 다음날, 동물들을 다시 그 우리에 넣으면 그 불쾌한 감각을 회상하게 될 것이다. 연구자들은 이 동물에서 처음 학습 기간 동안에는 볼 수 없었지만 다시 그 우리에 넣었을 때, 뇌의 아미그달라, 그리고 다른 부위에서도 별아교세포에서 Fos가 강하게 발현되는 것을 감지하였다. 이는 별아교세포의 활성이 처음 기억이 만들어질 때보다 과거의 일을 회상할 때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놀라운 사실은 별아교세포가 처음 공포 경험을 줄 때는 반응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오직 두번째에서만 했어요.” Nagai가 말했다.

어떻게 불쾌한 사건을 회상할 때 별아교세포가 관여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연구자들은 RNA 발현의 변화를 보는 전사체학(transcriptomics)을 활용하였다. 그 결과 공포-조건화 실험과정에서 별아교세포는 세포막 표면에 있는 노아드레날린 수용체(noradrenaline receptor)를 더 많이 발현하였다. 이 수용체는 노아드레날린(noradrenaline)하고 결합하여 별아교세포가 다른 신경세포들과 잘 소통하도록 만든다. 저자들은 이 수용체가 표식처럼 감정 경험에 관여한 별아교세포들을 나타낸다고 한다.

“별아교세포는 뭔가 공포스러운 일이 발생할 것이라는 걸 알고, 그들의 분자적 반응은 몇 시간에서 몇 일까지 지속됩니다.” Nagai의 말이다. 이제는 반복되는 경험이 별아교세포에 안정적인 분자적 변화로 남아 기억되는데 얼마나 걸리냐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이 분야에 큰 획을 긋는 논문이 될 겁니다.” University of Navarra in Pamplona, Spain의 신경과학자인 Maite Solas Zubiaurre의 말이다. “제 생각에는 기억을 담는 유일한 곳이 신경세포라는 신경과학계의 일반적인 믿음에 혁명적인 변화를 일으킬 것이라고 봅니다. 즉, 신경중심에서 별아교세포중심으로 바뀔 것이라는 거죠.”라고 더했다.

“이는 치료에 관한 새로운 길을 열 것입니다. 기억을 향상시키기 위해 별아교세포를 제어하는 것이요.” Zubiaurre의 말이다. 그는 일반적인 경우뿐 아니라 알츠하이머병 환자들에 대한 연구와도 연관될 것이라고 했다.”

<이 글은 아래의 기사를 번역한 것입니다.>

Katie Kavanagh, 2025, How emotional memories are engraved on the brain, with surprising helper cells. Nature News 15 Oct. 2025. (doi: https://doi.org/10.1038/d41586-025-03366-0)

<원문의 참고문헌>

1. Dewa, K.-i. et al. Nature https://doi.org/10.1038/s41586-025-09619-2 (2025).

2. Zbaranska, S. & Josselyn, S. A. Cell Res. 35, 241–242 (2025).

3. Josselyn, S. A. & Tonegawa, S. Science 367, eaaw4325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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