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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ng noncoding RNA와 microprotein의 암에서의 역할 (2)
우리 유전체의 약 70% 이상이 전사체(RNA)를 만든다고 합니다. 모든 RNA가 특정한 기능을 갖는지는 알 수 없지만 단순히 background로 발현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되죠. 생물이 진화해온 방식은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끊임없는 변화의 시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략 36억 년전 처음 유전이라는 방식으로 진화를 시작한 분자가 있다면 아마도 RNA일 것이라고 하는데요. 이 분자가 36억년이란 세월 동안 생물안에 존재해 왔고 어떤 방식으로든 환경적응과 진화에 도움이 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하니 RNA가 생물들에의해 어떻게 사용되었고 어떤 의미가 있는 지는 감히 상상하기도 어렵습니다. RNA에 대한 연구가 활발한 요즘 이제 조금씩 우리 유전체 안에 담겨진 비밀이 풀려가는 느낌이 드는 군요.
일부 lncRNA는 비암호화RNA가 아니다.
몇 년 전부터 아마도 많은 lncRNA가 단백질을 암호화하고 있다는 - 그리고 100개 이상의 아미노산을 기능을 가진 단백질로 규정한 가정이 틀릴 것이라는 - 얘기가 나오면서 학계가 흔들리고 있다. 작년에만 3편의 주요 학술지 리뷰 논문이 이 잘 알려지지 않은 단백질들의 수수께끼를 주제로 microprotein을 다루고 있다. “최근에 우리는 이 긴 비암호화 RNA가 사실은 비암호화가 아니란 사실을 발견하게 되었죠: 이들은 작은 마이크로단백질들을 암호화하고 있고 이 단백질들은 매우 다양한 기능들을 갖고 있습니다.” Chen의 말이다. “처음에 간과했던 사실과 잘 못된 가정으로 인해 전체 단백질체에 대한 연구에는 큰 구멍이 생긴거죠.”
사실 연구자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작지만 기능을 가진 단백질들을 알고 있었다. 다만 이들은 작은 펩타이드 호르몬이나 신경전달 펩타이드와 같이 언제나 큰 단백질에서 잘려나온 것으로 생각한 것이다. 예를 들면 51개 아미노산으로 된 인슐린의 경우 이보다 훨씬 큰 proinsulin(사실 이보다 큰 preproinsulin)에서 잘라져 만들어진 것이다. 한편 microprotein은 short open reading frame(sORF)에서 만들어지며, 100개 아미노산 가정에 의해 무시되었던 것들이다.
인간의 유전체에 대량으로 존재하는 그러면서도 관심밖에 있던 microprotein들을 연구하기 위해 컴퓨터를 이용, 진화적으로 잘 보존된 DNA 염기서열을 찾기 시작했다. – 염기서열이 잘 보존되어 있다는 것은 이 곳에서 단백질이 만들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연구자들은 또한 라이보솜 프로화일링(ribosome profiling)이라는 방법을 이용하여 RNA중에 활발하게 번역되고 있는 분자를 분리 분석하고 질량분석기(mass spectrometry)를 이용하여 만들어지는 단백질도 직접 분석하는 것이다. 과학자들은 이런 방법들을 함께 이용하여 sORF가 어떤 microprotein을 만드는지 확실하게 알아볼 수 있었다. 이후 다른 실험들을 통해 microprotein의 기능을 알아볼 수 있었다.
연구자들은 lncRNA와 함께 microprotein이 갖는 건강과 질병에서의 기능들을 발견해 나가고 있다. 이런 연구들을 통해 이 펩타이드들이 신호전달, 효소 조절, 수용체 결합, 결정적인 막 관통 부위로 작용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현재는 과학자들이 microprotein이 암의 발달과 더욱 관계가 깊다는 것 알게 되었다.
2018년에 Diederichs는 박사과정 학생인 Maria Polycarpou-Schwartz와 함께 유방암과 관련된 lncRNA와 mRNA를 연구하던 중 정상에 비해 암에서 약 6배 가량 더 발현되는 유전자를 찾아냈다. 단백질 아미노산 서열을 분석한 결과 lncRNA에 위치한 sORF에 의해 만들어지는 생쥐나 쥐에서도 매우 잘 보존된 단백질임이 밝혀졌다. 사람에서는 83개의 아미노산으로 구성된 단백질로, CASIMO1(cancer-associated small integratal membrane ORF)이라고 이름 지어졌다. 배양 유방암세포에서 이 유전자를 knockdown시키면 액틴 세포내골격이 조절되지 못하고 그 결과 분열과 이동이 잘 일어나지 못하게 된다. 이런 knockdown연구는 CASIMO1 microprotein이 세포분열에서도 역할을 하고 있음을 제안했다.
“오랫동안 수 많은 프로그램들이 이게 비암호화 부위라고 알려줬기 때문에 우리도 그렇게 알고 있었고 정말 짧았기 때문에 우린 좀 놀랬죠. 하지만 결국 찾아냈어요.” Diederichs의 말이다. “만약 우리가 가장 긴 단백질이 만들어지는 시작 암호를 택하면 곧 그 기능이 없어집니다.”
Diederichs와 그의 동료들은 이어 CASIMO1과 결합할 것으로 보이는 12개의 단백질을 찾아냈다. 이중에는 발암유전자로 알려진 squalene epoxidase(SQLE)라는 콜레스테롤 생홥성에 관여하는 효소도 포함된다. 이들은 CASIMO1을 과발현 시킬 경우 SQLE 단백질양이 증가하고 CASIMO1을 knockdown시킬경우 SQLE의 양이 줄어든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CASIMO1의 knockdown실험에서 외부신호에 조정되는 Kinase의 활성이 낮아졌으며 이는 암 증식에 관여하는 MAPK의 일부가 줄어든 것이다. 이 연구는 2018년에 출판되어 CASIMO1이 발암활성을 가진 첫 microprotein으로 등극하게 된다.
이어 발암활성을 가진 microprotein의 발견이 이어지는데, 예를 들어 작년에는 중국의 연구진이 특정 항암제-내성 유방암에서 많이 발현되고 있는 lncRNA를 발견하였고 이 RNA가 PACMP(PAR-amplifying and CrlP-maintaining micropeptide)라고 부르는 44개 아미노산으로 구성된 micropeptide를 암호화하고 있다는 사실도 밝혔다. PACMP는 DNA 손상 반응을 제어하며 따라서 암의 진행과 약물-내성을 조절한다. 이 펩타이드를 제거하면 배양 암세포의 증식이 감소하고 화학치료제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게 된다.
Microprotein이 암을 멈추게 할 때
어떤 microprotein은 암의 진행을 억제한다. 2017년 연구자들은 HOXB-AS3라고 불리우는 lncRNA가 진화적으로 잘 보존된 53개 아미노산의 펩타이드가 대장암의 생장을 억제한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이들의 작용은 2가지 동형을 갖는 pyruvate kinase M (PKM)를 통해 이루어진다. 연구진은 HOXB-AS3가 존재할 때 PKM1의 스플라이싱을 도모하여 정상적인 생장이 일어나도록 한다. 실험실에서 HOXB-AS3를 결핍시키면 유산소 해당과정을 자극하는 PKM2가 만들어지고 암세포의 빠른 성장을 유도한다. 예전의 연구를 통해 PKM2는 종양세포가 빨리 자라도록 하는 특징이 있으며 이는 대부분의 암세포에서도 나타난다. 대장암 환자의 조직에서 낮은 수준의 HOXB-AS3는 암이 더 진행된 것을 볼 수 있었고 예후도 좋지 않았다.
이와 유사한 암-억제 microprotein이 유방암에서도 발견되었다. 2020년에 CIP2A-BP라고 부르는 microprotein의 발현이 줄어들면 전이성이 증가하고 triple-negative 유방암 환자의 생존율을 떨어뜨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생쥐 모델에서 이 microprotein을 주입할 경우 폐 전이가 감소하고 생존율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CIP2A-BP가 발암유전자인 CIP2A에 결합하여 PI3K/AKT/NFkB신호를 통해 유방암의 이동과 침윤을 억제한다는 것을 보여 주었다.
같은 해에 다른 연구진들은 여러 lncRNA의 microprotein을 연구하여 두경부 편평 상피세포암(head-and-neck squamous cell carcinoma)에서 MIAC(micropeptide inhibiting actin cytoskeleton)이라고 부르는 microprotein을 발견하였다. 이들의 연구에 따르면 MIAC의 발현이 적으면 이 암 환자의 생존율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32가지 암을 포함한 사람의 조직 9,657개에 있는 RNA를 분석하여 MIAC가 다른 5가지 종양의 진행에 관계한다는 것을 알아냈다. 이후 MIAC는 주로 신장에서 작용하는 아쿠아포린 2(aquaporin 2)와 관계되는 것을 알아냈다. 이런 관계가 액틴 세포내 골격을 억제하고 결국 종양의 생장과 전이를 억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MIAC의 상이한 발현정도는 암환자의 예후와 종양의 상태와 깊이 관련되어 있습니다.” 이 연구를 주도한 중국의 China Pharmaceutical University in Nanjing의 Hanmei Xu가 말했다. “따라서 이를 암의 진단과 치료에 응용할 가능성이 충분합니다.”
비록 이 분야는 이제 막 시작한 셈이지만 암과 관련된 microprotein의 명단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 “이들 microprotein은 아주 중요합니다... 모두 암과 관련된 것은 아니겠지만 여기에는 수 많은 가능성이 있어요.” Chen은 말한다. 아직 많은 질문이 남아 있다. 예를 들어 얼마나 안정한지, 기능이 무엇인지도 모른다. “아직 모르는 게 너무 많죠, 현재로서는 아주 흥미로운 분야라고 생각합니다.” Xu는 동의했다. “Microprotien의 발견은 미래가 밝습니다.” “최근의 –omics 연구에 따르면 아직 많은 microprotein이 밝혀지지 않고 있죠. 아직 발견되지 않은 보물들이 잔뜩 있는 셈입니다.” 그녀의 주장이다.
이 연구분야는 이미 예전에 보지 못했던 한 단계 높은 복잡성을 보여주고 있다. 한 예로, Diederichs에 따르면 lncRNA는 그 자체로도 작용하지만 microprotein의 정보로도 이용될 수 있다. 연구자들은 2013년도에 종양억제 단백질인 p53를 조절하고 세포의 증식과 생존을 도와주는 Pint라고 부르는 lncRNA를 보고했다. 2018년도에는 PINT87이라는 87개 아미노산으로 구성된 microprotein을 암호화하는 환형의 lncRNA를 보고하기도 하였다. 이 연구진은 이 유전자를 제거한 악성 성상 세포종(anaplastic astrocytoma)을 생쥐에 주입하면 유전자를 조작하지 않은 세포에 비해 큰 종양으로 자란다는 사실을 보고하기도 하였다.
“제 생각에는 암호화인지 비암호화인지는 중요하지 않은 것 같아요.” Diederichs는 말한다. “우리가 보고 있는 전사체들은 비암호화의 기능은 물론 암호화의 기능도 갖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이글은 아래의 기사를 번역한 것입니다.>
Rachael Moeller Gorman, 2023, Long noncoding RNAs and microproteins can spark cancer-or sometimes squelch it. The Scientist Mar 1, 2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