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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와 니코틴의 역사 2

니코틴은 니코틴성 아세틸콜린 수용체(nicotinic Ach receptor, N-AchR)에 결합하여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N-AchR은 우리 근육에서 신경자극으로 방출된 신경전달 물질 아세틸콜린에 반응하여 근육을 수축시키는 막단백질이죠. Na+통로 이기도 하고 근육 외에도 수 많은 신경세포에 분포되어 있습니다. 니코틴은 이 N-AchR에 결합하여 작용하기 때문에 근육뿐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영향을 미치는 것이죠. 심하게 흡입하면 결국 폐암이나 폐기종 으로 고생하게 됩니다. 하지만 세상 모든 것이 그렇듯이 유해한 부분이 있으면 유익한 부분도 있기 마련입니다. 아래에는 담배가 가진 유익한 효과도 일부 소개되었죠. 하지만 담배의 유해함은 유익함에 비해 너무 크고 분명하기 때문에 금연을 권하는 것입니다. 최근에는 전자 담배가 마치 무해한 것 처럼 인식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전자 담배의 증기에도 많은 물질들이 들어가 있고 무엇이 되었던 그렇게 다량으로 우리 폐속으로 들어온다면 결코 우리 몸에 좋을리가 없다는 걸 알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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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와 니코틴의 역사(2)

니코틴이 신체에 미치는 영향

니코틴은 암페타민, 오피오이드, 또는 알코올 등과 같은 순수 알칼로이드 화합물과는 달리 남용시 치사율이 그렇게 높지 않다. 물론 여기에는 다른 약물들과 투여 방법이 전혀 다르기 때문인 이유도 있다. 어쨌든 담배로 인한 치사율은 암, 폐기종, 심혈관질환 등 9천여 가지 성분과 태울 때 나오는 69 가지 성분 때문에 생기는 복합성분에 기인한 질병 때문인 것이 대부분이다. 앞으로 더 두고 봐야겠지만 니코틴 자체는 이런 질병 발생에 크게 기여하지는 않는다고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니코틴이 안전하다는 말인가? 현재 미국에서 10대 중 약 15%, 성인 중에는 약 3% 정도가 전자담배를 애용하고 있다. 즉, 담배의 해로운 성분을 배제한 순수한 니코틴을 섭취한다면 이런 담배의 부작용(?)들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전자담배가 유행하고 있는 듯하다. 실제로 증거도 있다. 예전에 심혈관계 질환을 앓지 않았던 성인의 경우 전자 담배가 일반 담배에 비해 이 질환을 일으킬 확률이 적다는 것이 알려져 있다. 하지만 실험실에서 심장세포들이 니코틴 유도체에 의해 손상된다는 보고도 있다.

전자 담배는 천식, 만성 기관지염, 폐기종 그리고 만성 폐색성 폐질환(chronic obstructive pulmonary disease, COPD)의 발병률을 높인다. 니코틴이 이런 질환을 유발할 수도 있다. 생쥐에게 니코틴이 포함된 연기를 하루에 한 시간 흡입하게 하면 4 달 뒤에 COPD가 유발된다. 반면에 니코틴이 빠진 연기를 흡입하게 하면 확실히 줄어든다.

이밖에도 전자 담배의 증기 속에는 aldehyde와 acroline 그리고 metal등의 독성 물질들이 존재한다. 이들은 혈관 내벽세포에 손상을 주고 산화 스트레스를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밖에도 제조사나 전자담배의 브랜드에 따라 여러 유해물질이 포함되어 있다. 전자담배의 사용이 그리 오래되지 않았기 때문에 장기적인 영향은 아직 잘 알려지지 않고 있다. 참고로 지난 2019-2020년에 미국에서 있었던 폐 손상의 대유행은 전자 담배의 니코틴에 의한 것이 아니라, 전자담배에 포함되었던 tetrahydrocannabinoid(THC, 대마성분)와 vitamin E acetate가 원인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여기에 더해 최근의 연구에 따르면 니코틴도 장기적으로 흡입하면 발암효과가 있다는 것이 동물실험에서도 입증되고 있다. 한 예로 생쥐를 이용해 니코틴이 함유된 증기와 함유하지 않은 증기를 흡입시켰을 때 니코틴이 폐에 선암종(adenocarcinoma tumor)을 발생시키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이와 유사한 실험으로 방광의 과다증식(hyperplasia)이 니코틴 함유 증기흡입에 의해 유발된다는 보고도 있다.

니코틴의 발암효과는 생물의 니코틴 분해능력의 부족과 관계가 있다. 원래 니코틴은 간에서 cotinine으로 전환되어 오줌으로 배출되도록 되어 있다. 그런데 이 해독과정이 충분히 일어나지 못하면 일부가 나이트로사민(nitrosamine) 또는 nitrosamine ketone으로 분해되어 DNA에 손상을 주는 methyldiazohydroxide가 되기도 한다. 이는 돌연변이 발생의 원인이 되는 것이다. 그런데 전자 담배의 경우 일반 담배에 비해 nitrosamine의 발생이 95% 정도 낮기 때문에 자칫 암 발생에 훨씬 안전하다는 의식을 줄 수도 있다. 하지만 니코틴보다 증기에 포함된 다른 물질들이 다량으로 흡입되기 때문에 이런 의식은 자칫 더 큰 피해를 부를 수도 있다. 증기에 포함된 어떤 물질이던 담배를 피우는 정도로 다량 흡입한다면 그 영향은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런 해로운 영향이 분명함에도 불구하고 일부 학자들간에는 니코틴이 파킨슨병에 좋은 효과가 있다고 주장한다. 아다시피 파킨슨병은 뇌의 도파민 생성 신경세포들이 죽는 특징이 있다. 그런데 니코틴은 소위 니코틴성 아세틸콜린 수용체에 결합하고 이는 니코틴 환각상태를 유발하여 도파민 방출을 유도한다. 신경세포는 활동을 많이 할 수록 생존율과 기능이 강화되는 특징이 있어 도파민 생성 신경세포의 생존을 도와주고 결국 파킨슨병의 진행을 막는다고 생각된다. 물론 아직 알려지지 않은 기전일 수도 있다.

하지만 작은 규모로 이루어진 최근의 임상 연구에서 니코틴패치는 파킨슨병의 진행을 막지 못했다는 보고가 있다. 이와 별개로 이런 패치가 기억력을 높이고 집중력을 강화시킨다는 보고도 있다. 재미있는 것은 토마토, 감자, 그리고 고추와 같은 가지과 식물을 재료로 한 음식들이 파킨슨병의 위험을 줄인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들 음식을 통해 흡수되는 니코틴의 양은 흡연을 통해 들어오는 양에 비하면 아주 적은 양이다. 따라서 니코틴이 이런 효과를 발휘했는 지는 불분명하다.

사실 사람의 뇌에만 이런 효과를 보이는 것은 아니다. 꿀벌들도 니코틴이 함유된 식물즙을 먹으면 색을 인지하고 이들 꽃으로 돌아오는 능력이 향상된다는 사실이 알려져 있다. 하지만 우리 인간 에서와 마찬가지로 애벌레를 돌보고 사회생활에 게을러지는 특징도 나타난다는 것은 앞에서 이미 언급하였다. .

사람을 비롯한 포유동물들의 몸 속으로 들어온 니코틴은 간에서 해독과정을 거쳐 코티닌(cortinine)과 3-hydroxycotinine으로 전환된다. 이 과정에 관여하는 효소가 CYP2A6(cytochrome P계열의 산화효소로 알카로이드를 수용성 분자로 만들어 오줌을 통해 배설되게 만든다.)이며 이 효소에 대한 유전자에서 발견된 돌연변이 중에는 담배에 의한 암이나 다른 담배 또는 니코틴 관련 질환에 발병율을 높인다고 알려져 있다. 또한 니코틴성 아세틸콜린 수용체의 단위체 중 하나에 생긴 돌연변이도 암의 발생이나 상습흡연 가능성을 높인다고 알려져 있다.

비슷한 연구들에서도 폐암, 방광암, 그리고 만성 기도 폐색증의 위험요인을 높이는 돌연변이들이 이들 유전자에서 발견된다. 즉, 이런 CYP2A6 돌연변이 중에 니코틴 분해를 잘 하는 돌연변이를 갖고 있으면 골초가 될 가능성이 높아 진다. 이는 분해를 잘 시키다 보니 과다하게 흡입해도 몸에 축적되는 니코틴양이 적기 때문이다. 하지만 담배 속 유해물질들은 더 많이 흡입하게 되는 셈이어서 암이나 담배관련 질환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 것이다. 한편 반응성에 차이를 보이는 Ach 수용체의 돌연변이도 많은 양의 니코틴을 견딜 수 있기 때문에 더 많은 흡입을 하는 것으로 이해된다. 그리고 이렇게 잘 분해하는 사람들은 니코틴 대체제에 잘 반응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예를 들어 varenicline은 니코틴 대체물질로 사용되는데, 이는 CYP2A6에 의해 해독되질 않는다. 따라서 대체물질로서의 효과가 좋게 나타나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니코틴은 신경독이라고 할 수 있다.  다량으로 흡입되면 여러 부작용들이 나타나는 대표적인 신경 독성물질이다. 특히 담배를 필 경우 엄청난 양이 흡입되기 때문에 남용되기 쉬운 물질이다. 니코틴은 중독성이 높기 때문에 흡연시 생기는 각종 유해물질들도 다량 흡수하게 된다. 그 결과 암이나 폐기종 등 심각한 질환의 발병률이 크게 증가하게 된다. 또한 전자담배의 경우도 증기 속에 니코틴만 함유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다량으로 흡입되는 물질의 해로운 효과를 계속 가중시키는 셈이다.  가장 좋은 것은 애초에 접하지 않는 것이고 우연히 담배를 피우게 되었다면, 자신과 가족의 건강을 위해 당장 금연을 하는게 옳바른 길임을 알아야 한다.

<원문>

Noah Whiteman, 2023, Most delicious poison. ISBN 9780316386579. pp155-1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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