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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ng noncoding RNA와 microprotein의 암에서의 역할 (1)

우리 인간의 유전체(DNA)에는 단백질을 암호화하고 있는 유전자가 불과 2% 정도 밖에는 안된다고 합니다. 우리 몸은 단백질로 구성되어 있고 단백질이 갖는 다양한 활성과 특성이 형질로 나타나는 것이죠. 그래서 단백질을 암호화하지 않는 비암호화부위(noncoding region)는 형질로 나타나지 않고 따라서 쓸모 없는 부분으로 인식되던 시절이 있습니다. 그런데 98%의 DNA가 쓸모 없다면 세포가 분열할때 마다 굳이 몽땅 복제를 하고 돌연변이가 일어나지 않도록 유지하는 엄청난 에너지를 소모할 이유가 있을까요? 그동안 이런 생각에 noncoding region에 대한 연구들이 진행되었고 비록 단백질을 암호화하지는 않지만 생물의 생존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 알려지고 있습니다.
교과서에 나온 noncoding region의 기능을 보면 유전자의 발현 조절 부위와 염색체의 구조 유지에 필요한 부위도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그 기능과 작용 기전을 모르는 noncoding region이 많다는 것이 연구자들의 생각입니다.
아래의 글은 비교적 새롭게 알려진 long noncoding RNA와 여기서 나온 microprotein에 대한 글입니다. 주로 암의 발생과 진행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를 소개한 글이죠. 아직 우리가 잘 모르는 생물의 조절방식을 엿 볼 수 있는 새로운 분야로 원문의 내용이 길어 1, 2편으로 나누어 소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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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에서 긴 비암호화 RNA(Long noncoding RNA, lncRNA)와 마이크로-단백질(microprotein)의 역할

Long noncoding RNA (lncRNA)마이크로 단백질(microprotein)은 한때 유전체의 잡음 정도로 인식되었는데 이제 이들이 특정 암의 발달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 밝혀졌다.

Sven Diederichs는 University of Münster에 박사과정 학생으로 있던 2000년대 초반에 병원 캠퍼스의 작은 실험실에 출근하기 위해 매일 3 km를 자전거로 출퇴근 했다. 그 곳에 있던 작은 유리병에 들어 있던 폐암 샘플을 꺼내 녹이고 RNA 1 microgram을 얻었다. 어떤 샘플은 나중에 전이가 일어난 암환자의 것이고 어떤 것은 전이가 없었던 샘플이다. Diederichs는 각 그룹에서 RNA를 얻어 두 집단간에 유전자 발현에 차이가 있었는지 알아본 것이다.

그 결과 가장 먼저 눈에 띄는 특정 유전자의 발현이 전이가 일어나지 않은 샘플에 비해 전이가 일어난 샘플에서 3배나 높게 나타났다. Diederichs와 그의 박사후 동료연구원 Ping Ji 그리고 다른 동료들과 함께 길이가 무려 8,000 염기이상 되는 이 RNA를 MALAT-1(metastasis-associated in lung adenocarcinoma transcript1, MALAT1)라고 이름 붙였다. 이 RNA의 높은 발현은 좋지 못한 예후를 의미한다는 것을 알아냈다. 하지만 Diederichs는 “우린 단백질 암호화부위를 찾을 수 없었어요, 그리고 이 RNA로 부터는 어떤 단백질도 만들지 못했습니다. 우린 이게 비암호화 RNA일 것이라고 결론을 내렸죠.”라고 언급했다.

당시 과학계는 긴 비암호화 RNA가 암 전이와 연관되어 있다는 생각에 부정적이었어요. Diederichs 의 말이다. 생물학 교과서에도 단백질의 중요성에 대해 장황하게 언급하던 시절이다. RNA는 유전자와 최종 산물을 연결하는 분자로서 인정할 뿐 비암호화 RNA는 쓸데없는 부산물 정도로 알려져 있었다고 설명한다. “많지 않은 사람들이 비암호화 RNA가 중요하다고 믿었죠. 대부분이 단지 전사의 부산물 정도로 알고 있었어요.” 그가 받았던 논문 심사평에는 ‘만약 단백질을 만들지 않는다면 아무것도 안한다는 말인데 왜 우리가 이런 것에 신경써야 하죠?’라고 써 있었다.

Diederichs는 2003년 Oncogene에 그의 연구를 출판되기 전까지 수없이 거절 당했었는데, 20년이지난 지금 이 논문은 약 1,500회 이상 인용되었고 이는 그들이 뭔가 중요한 일을 해냈다는 걸 말한다.

사실 최신 기술에 의해 비암호화 유전제는 lncRNA와 다른 RNA분자들을 만들고 이들은 세포내 모든 과정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알려지고 있다. “인간 유전체의 거의 70 내지 90%는 RNA로 전사되고 있습니다.” Diederichs의 말이다. 2022년 기준으로 인간의 lncRNA가 약 100,000개 발견되어 있다. 이들 중에 기능을 갖는 것이 얼마나 되는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적어도 30개 내지 100개 이상이 암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도 세포증식이나 신진대사와 같은 일반적인 생리현상은 물론 조현병(정신분열증) 이나 심장질환과도 관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lncRNA가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는 아직 숙제로 남아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RNA분자들이 DNA나 다른 RNA, 단백질들과 결합하여 세포증식 생장 억제, 혈관형성, 그리고 세포불멸 등을 조절하는 등의 확실한 기전들을 차츰 알아내기 시작했다. 이에 더해 일부 lncRNA는 사실 비암호화가 아닌 것으로 밝혀졌고 이들의 숨어있는 암호를 이용해 microprotein이라고 부르는 작은 펩타이드를 만들어 생리적 기능이나 발생 과정과 암의 발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이 입증되었다.

비암호화 RNA는 여러 가지 기능을 가질 수 있다.

유전학자인 Haward Chang의 lncRNA에 대한 연구는 그가 2000년대 중반 Stanford University에 처음 실험실을 열면서 곧 시작되었다. 그는 단백질을 암호화하고 있는 인간 유전체의 2%에 집중하기 보다는 나머지 비암호화 부위를 연구하기로 하였다. 그의 기억에 “우리는 RNA를 유전체 array에 붙여본 결과 mRNA도 나왔지만 놀랍게도 온갖 종류의 신호들이 잡혔죠.” “그건 우리 실험에 심한 background가 있거나, 아니면 우리가 분석할 방법을 고민해야 할 새로운 종류의 RNA가 있다는 거죠.” (Chang은 lncRNA를 이용한 약품회사의 창업에 관여하였지만 직접 참여하지는 않고 있다.)

비암호화 RNA(noncoding RNA, ncRNA)는 300 염기 (100개 아미노산에 해당)이상의 open reading frame(단백질 암호화 가능 부위)를 갖지 않는다.  “연구자들의 생각에는 100개 이하의 아미노산으로 구성된 단백질은 기능을 갖기 어렵다고 본 것입니다.”라고 Altos Lab이라는 캘리포니아와 영국에 본사를 둔, 세포의 역노화 프로그램에 특화된 Biotech회사의 유전학자인 Jin Chen은 설명한다. 이런 ncRNA의 정의는 기능을 갖는 단백질을 암호화하지 않는 모든 RNA를 담으려는 것이다. 200 염기보다 더 긴 ncRNA를 긴 비암호화 RNA(long noncoding RNA)라고 이름 붙인 것이다.

Chang과 그의 동료들은 1990년 말에서 200년대 초반에 이 분자에 관심을 갖고 연구하기 시작했다. 이때 lncRNA의 생리적 기능에 대한 예들이 축적되기 시작했다. Xist(X chromosome-inactive specific transcript)등이 유명한 예라고 할 수 있다. 연구자들은 처음엔 이것이 단백질 암호화 유전자에서 나온다고 생각했지만 곧 사실이 아님이 밝혀진다. 대신 RNA전사체 그 자체가 어린 여아의 X 염색체에 붙어 불활성화 시키는 것이었다. Harvard Medical School의 유전학자이자 RNA-targeting 제약회사인 Skyhawk Therapeutics사의 고문인 Jeannie Lee는 RNA의 기능에도 구조가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건 매우 큰 RNA입니다. 각 부위마다 다른 단백질들이 결합할 수 있어요. 따라서, 전체 RNA는 아마 100개도 넘는 단백질들로 둘러싸인 큰 입자의 형태일 겁니다. 이런 일군의 단백질들이 결합된 전사체 구조물이 X 염색체를 침묵시키는데 필요한 거죠.”

호주의 University of New South Wales의 분자 생물학자인 John Mattick은 지난 2000년부터 lncRNA를 연구해왔고 RNA therapeutic회사인 미국의 NextRNA Therapeutics와 영국의 e-therapeutics의 고문이기도 하다. 그는 “이런 성질이 lncRNA의 공통점이라고 한다. 이들 RNA는 일부 특정 DNA염기서열에 위치하도록 하며 또 다른 부위는 그 위치로 옮겨지는 단백질들과 결합하는 것이죠.” 라고 말한다.

MALAT1이 암의 전이에 관여한다는 것이 밝혀진 이후 Diederichs는 RNA가 병을 일으키는데 관여하는지 아니면 단순히 암이 퍼지면서 나타나는 현상인지 알고 싶었다. 그는 독일의 University of Heidelberg의 German Cancer Research Center 에 자신의 실험실을 열면서 MALAT1이 정말 어떤 작용을 하는지 알아보기 시작한 것이다. 그는 인간 폐 종양 세포에 유전자 침묵을 시키면서 첫 단서를 발견한다. “우리가 처음으로 MALAT1이 없는 세포가 이동을 멈춘 것을 발견한 때가 있었어요.” 그는 이어 “그 순간 저는 이 현상이 기능과 관계가 있다는 걸 확신했죠.”라고 말했다.  그 연구팀은 이어 MALAT1이 전이와 관련된 유전자들의 발현을 조절한다는 사실과 이후 연구에서 RNA가 세포의 nuclear speckle이라는 구조에 위치한 다는 것을 알아냈다.

많은 연구자들이 뒤를 이어 다양한 암의 양상과 연관된 수많은 lncRNA를 발견하였다. Chang의 경우 HOTAIR(HOX antigenic intergenic RNA)라고 이름 붙인 lncRNA를 발견하였는데, 이는 체절 생성에 중요한 HOX유전자를 표적으로 침묵시키는 lncRNA구조물(scaffold)을 형성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과 그리고 다른 연구팀들이 HOTAIR가 발암 분자임을 밝혔는데 이는 세포의 증식, 아폽토시스, 침투성, 공격성, 전이성 등에 영향을 주었다. 이 lncRNA는 두 종류-polycomb repressive complex 2(PRC2)와 lysine-specific demethylase 1(LSD1)-의 단백질과 결합하는데 이들이 억제하는 유전자 중에는 종양, 전이 억제 유전자들이 포함된다. HOTAIR는 폐, 유방, 췌장 암 등과 연관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RNA 종류와 약어, 대략의 길이(염기수)

Coding RNA : messenger RNA(mRNA)

Noncoding RNA: ribosomal RNA(rRNA), transfer RNA(tRNA; ~80 base long), small nuclear RNA(snRNA; 150 base), small nucleolar RNA(snoRNA; 60~300 base), Piwi-interacting RNA(piRNA; 24~30 base), microRNA(miRNA; 21~22 base), Long noncoding RNA(lncRNA; >200 base)


<다음 내용은 2편으로 이어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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