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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스포손이 암세포의 표식이 될 수 있을까?

전이 인자(transposable element)라고 불리우는 트랜스포손(transposon)은 우리 유전체안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지만 실직적인 기능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의견이 분분합니다. 그저 진화의 흔적으로 남아 있는 것인지 아니면 아직도 우리 유전체에서 특정한 기능들을 수행하고 있는건지 새로운 사실들이 밝혀질때마다 논란이 되고 있지요. 최근에 이 트랜스포손이 암발생과 깊은 관계가 있음이 알려지기 시작하였고, 여기 소개할 글도 트랜스포손이 암 치료에 활용될 수 있음을 밝힌 글입니다. 암 백신까지는 아니더라도 각 환자에 맞는 T세포 면역치료에는 바로 활용될 수 있는 내용이 담겨있습니다. 항체나 면역세포를 이용한 암의 제거와 예방은 암으로 고생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이 되면 좋겠내요.
암은 물론 루게릭병, 알츠하이머씨병 등 난치병 치료에 새로운 생물학적 지식과 기술들이 활용되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입니다. 여기에 모두 소개하지는 못하겠지만 인터넷을 찾아보면 어디선가 누군가는 끈질기게 난치병을 치료할 수 있는 약이나 방법들을 연구하고 있음을 알게 될 것입니다. 이런 노력들이 모여 난치병을 이해하고 유효한 치료법을 발견하게되는 것입니다. 올바른 방법을 찾기위해선 과학적인 검증이 꼭 필요하다는건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 같습니다. 다만 건설적인 검증이면 더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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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 유전자가 암세포의 표식이 될 수 있다.

일반 세포에는 없는 종양 특이 항원(tumor-specific antign)이 엑손(exon)과 전이 인자(transposable element)의 스플라이싱 조합으로 만들어진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엑손은 일반 유전자의 단백질 암호화부위를 말하며 전이 인자는 우리 유전체 안에 존재하는 트랜스포손을 말한다.

T 세포는 종양-특이 항원이라고 부르는 암세포에만 나타나는 단백질을 표적으로 삼아 공격을 가한다. 이 과정을 통해 많은 경우 종양을 제거할 수 있는데 과학자들은 아직 그 종양-특이 항원에 대한 분석을 못하고 있었다.

지난 2월3일 Science지에 발표된 사람과 생쥐를 이용한 2개의 연구 논문이 종양-특이 항원의 기원을 찾는데 한 발 더 가까이 가도록 해주었다. 이 두 논문 모두 종양-특이 항원은 소위 “도약 유전자(jumping gene)”라고 부르는 전이 인자가 mRNA의 엑손에 끼어들어간 결과임을 주장하고 있다. 이들 중 일부는 오직 종양세포에서만 발견되며 이들이 면역반응을 일으키는 것으로 보인다. 이 발견으로 연구자들은 좀더 효과적인 암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논문들은 정말 재미있군요.” 몬트리올 대학교의 면역유전학자인 Claude Perreault의 말이다. “이들은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거죠: 암환자로부터 종양을 구별해서 제거할 수 있게 해주는 항원은 무엇인가? 라는 질문입니다.”

DNA에서 처음 RNA가 만들어질 때는 단백질 정보가 없는 인트론도 포함되어 있다. 나머지 단백질에 관한 정보를 가진 엑손부위들만이 연결되면서 mRNA가 완성되어 단백질 합성할 준비가 된다. 이 과정을 스플라이싱(splicing)이라고 부른다. 인트론으로 전이 인자가 들어 올 수 있다. 이들은 “도약 유전자 (jumping gene)”라고 부르는 전이 인자들이다.

두 논문 모두에 관여한 Institut Curie(큐리 연구소)의 암 면역학자인 Sebastian Amigorena는 약 8년전 전이인자와는 상관 없이 후생유전학 분야에서 연구를 했었다. 그러다 그는 전이 인자도 후생유전학적 조절을 받는 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전이인자에 신경을 쓰게 되었다. 그런데 당시 NGS (Next Generation Sequencing, 차세대 염기서열분석법)를 이용한 단일세포 mRNA sequencing을 통해 엑손 옆에 온전한 트렌스포손의 염기서열이 붙어나오곤 했다. “이 결과들은 많은 사람들이 인위적인 실험결과로 생각해서 무시했어요.” Amigorena의 말이다. 그러나 이런 결과들은 계속 나왔고, Amigorena 박사는 이런 이상한 스플라이싱이 암과 같은 생물학적 기능 상실과 연관이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하게 되었다.

“이건 아주 초기 아이디어였죠. 하지만 결국 그게 맞았던 거에요.” Amigorena가 말했다.

이 초기 가설을 조사한 첫 연구사례

이 아이디어를 실험해보기 위해 우선 이 엑손-트렌스포손 연결체(Junction of Exon-Transposon, JET)에 의해 만들어진 펩타이드가 면역반응을 일으키나를 실험해 보는 것이었다. 첫 논문에서 생쥐의 비소세포성 폐암(non-small cell lung cancer)세포주 3가지와 정상세포의JET를 알아보았다. 이 실험에서 정상과 암세포 모두에서 다수의 JET를 발견할 수 있었는데 그 중 1%의 JET가 암-특이적 이었으며 아미노상서열로 추정컨데 막단백질일 가능성이 높았다. 이들은 암세포의 막단백질에 대한 질량 분광기(Mass Spectrometry)를 이용한 분석 결과 주로 막단백질임을 알 수 있었다.

연구자들은 이 펩타이드들이 면역반응을 일으켜 종양에 대항하여 생쥐를 보호할 수 있느냐를 물어 보았다. 이들 생쥐에 암세포를 주입하면서 일부는 동시에 JET를 이용해 합성된 단백질들을 주입하였다. 그 결과 생쥐들에서 종양이 발생했는데 단백질들을 같이 주입된 경우 그 크기가 훨씬 작게 나타났고, 이는 JET 유래 딘백질들이 종양-특이적 면역반응을 일으켰다는 것을 말한다.

“JET들이 생쥐에서 면역반응을 일으킨다는 걸 알아낸 건 중요한 발전입니다.” Amigorena의 주장이다.

두번째 논문에서 연구자들은 비슷한 방법을 이용해 사람에서도 비슷한 결과를 얻었다. 비소세포성 폐암환자의 RNA sequencing data를 이용하여 환자에게서 발견되는 특이한 트렌스포손-엑손 스플라이싱 조합을 찾아보았다.  “처음에는 압도되었죠, 너무 거대한 덩어리 였어요.” Amigorena의 말이다. 환자들에게서 수 천 가지의 독특한 스플라이싱을 발견한 것이다. 하지만 마침내 Amigorena는 환자들 간에 같은 스플라이싱을 발견할 수 있었다. “큰 진전이었어요.”

이들에 연구를 집중하여 환자들 간에 공통적으로 나오는JET가 있음을 알았고, 바로 이들이 종양-특이적 항원일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종양세포의 막단백질들을 Mass spec.으로 분석한 결과 이 종양-특이 항원과 잘 맞는 것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에 더해 5명의 환자의 생체시료에서 anti-JET T 세포를 발견하였다.

JET는 사람에서도 면역반응을 유도하였다. 실험실에서 이 JET를 이용하여 항암 T 세포를 생산하였고, 이 제조된 T 세포들이 암세포를 표적삼아 제거하는데 성공하였다.

Amigorena는 이 발견이 임상에도 활용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그는 이제 JET가 암치료에 마커로 사용될 수 있는지 알아보고자 한다. “현재 우리는 암세포에서 일어난 비정상적인 스플라이싱을 인식할 수 있는 T세포 수용체나 항체를 만들수 있죠.”라고 그는 말했다.

Perreault박사는 이 발견의 발전가능성에 대해 동의하면서도 첨가하기를 JET는 사실 종양-특이 현상은 아니며 이는 걸림돌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종양-특이성이 때론 공유되기고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는 아닙니다.” 이것이 아마 암 백신을 만드는데 걸림돌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가설은 아주 참신합니다. 이들의 작업은 아주 중요한 것들 이구요.”라며 마무리 지었다.

첨언 하자면 이번에도 단일세포 RNA sequencing이라는 새로운 실험법을 통해 많은 경우 트랜스포손이 엑손과 결합된 형태로 발현된다는 것을 알게된 것을 볼 수 있다. 그 의미는 차치하고라도 이런 현상을 알게된 것이 새로운 세계를 여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마치 현미경이 발견되면서 미생물이라는 새로운 세계가 소개된 것과 같은 효과다. 새로운 발견을 이용해서 어떤 일들을 할것인지는 인류가 판단해야할 몫이다.

<이 글은 아래의 기사를 번역한 것입니다.>

Natalia Mesa, 2023, Juming Genes put a target on cancerous cells, The Scientist, Feb. 14,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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