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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재료를 신경재생에 활용하기

연구생활을 하다보면 엉뚱한 곳에서 아이디어를 얻는 경우가 있죠. 물론 다른 연구자들의 논문이나 세미나 또는 토의과정에서 연구방향과 실험법 등 중요한 정보를 얻는건 당연합니다. 하지만 일상 생활에서 실험에 필요한 아이디어를 얻는 경우도 생각보다 많죠. 특히 생물학 실험실은 여러 모로 부엌일과 비슷합니다. 음식을 만드는 법을 알려주는 요리책은 마치 실험법을 알려주는 protocol과 비슷하고, 실험을 하기 위해 준비하는 과정은 요리를 준비하는 과정과 유사하죠. 미리 준비해 두어야 할 것들을 미리 챙겨두지 않으면 제시간에 일을 마칠 수가 없고 망치게 되는 것도 똑 같습니다. 실제로 실험하는 시간은 요리하는 시간이고, 음식을 먹는 시간은 실험 결과를 얻는 시간이라고 할 수 있죠. 식사 후 포만감을 느끼는 것은 데이타를 분석하는 시간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 단 실험 결과가 어떻게 나왔느냐에 따라 식후 감은 다르겠죠. 실험이 끝나면 정리하고 그릇도 닦아서 채워넣고 많이 사용한 시약들은 재고를 체크하는 등 부엌에서 벌어지는 일과 별반 다르지 않죠. 무엇보다 내 자신이 대학원 생활을 하면서 설겆이 등 부엌일에 능숙해지는 걸 보면서 얼마나 공통점이 많은지 실감한 적이 있습니다. 실험의 고수가 요리에서도 고수인 경우도 많구요.
아래에 소개한 글은 요리에 사용하는 아스파라거스를 신경재생에 활용한 경우입니다. 저자도 얘기 했듯이 실험실 생활을 오래하다보면 모든 것이 아이디어의 원천이 될 수 있습니다. 정상적인 생활을 위해서는 별로 바람직한 현상은 아니지만 충분히 이해가 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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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paragus 줄기를 신경줄기세포 배양에 이용하기

살짝 데친 아스파라거스 줄기가 손상된 축삭돌기의 회복을 위한 신경줄기세포 치료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아스파라거스를 요리하는 방법을 처음 기술한 사람은 Marcus Gavius Apicius로 서양에서는 최초의 요리책을 쓴 것으로 알려진 로마의 요리사다. 완벽한 아스파라거스 요리를 위한 가장 중요한 비법은 지금도 유효하다. 과하게 익히지 말라는 것이다. 축늘어진 줄기와 사각사각한 것 사이의 차이는 식물의 형태를 유지해주는 탄수화물, 셀룰로오스(cellulose)의 차이로, 너무 익히면  구조가 무너져 버리기 때문이다. 어떤 의미에선 일종의 부엌이라고 할 수 있는 실험실- University of Ottawa의 물리생물학 교수인 Andrew Pelling의 실험실 -에서 다양한 전공의 연구자들이 신경재생을 위한 새로운 요리법을 시도했다.

신경줄기세포 치료는 훼손이나 질병으로 인해 손상된 신경을 치료하는 방법 중에 가능성이 높은 방법으로 여겨진다. 이 치료법의 성패는 세포배양에 있다. 세포의 생존과 분화 그리고 축삭돌기의 생성을 도와주는 3D 배양틀(scaffold)이 얼마나 잘 작동하는 지가 중요하다. “일년 전 쯤에 집에서 아스파라거스를 요리하다가 그 끝부분에 수 많은 통로가 있는 걸 봤죠. 우리는 그 동안 생물공학적으로 만들어진 통로를 갖춘 배양틀들에 대해 이미 엄청난 연구를 했었고 나는 혹시 이걸 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Pelling의 말이다.

이 미세통로의 다발은 아스파라거스의 줄기에 물이나 영양분이 이동하는 통로로 쓰인다. 이런 선형 배치구조는 일반적으로 이와 비슷하게 배치된 축삭돌기를 갖는 신경의 생물재료(biomaterials)로 활용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게 해주었다. 신경세포는 일반적으로 접촉 안내(contact guidance)라고 부르는 선형의 돌기들을 따라 자라는 특징이 있기 때문에 이런 통로는 세포들이 배치되고 이동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Pelling은 아스파라거스에서 얻은 이런 자연의 셀룰로오스 통로가 척수의 손상된 끝부분과 말초신경을 연결하는데 도움이 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식물유래 물질을 이용한다는 건 재미있는 아이디어입니다. 어디서나 쉽게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연구에 직접 참여하지 않았던 Harvard Medical School의 Human Neuron Core에서 Cell Development and Differentiation 분야의 assistant director로 있는 Dosh Whye의 말이다. “조직의 틀이 되고 다른 세포 들과도 조합을 이루는 생물공학 소재는 아주 환상적이라고 할 수 있죠.”

최근에 preprint형태로 출간된 논문에 따르면, Pelling의 연구팀이 어떻게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아스파라거스의 통로를 이용해서 신경줄기세포가 자랄 수 있는 3D 배양틀은 만들었는지 설명해주고 있다. “우린 식료품 가게에 가서, 아스파라거스를 사고, 생체시료채취용 펀치를 이용해 원통형의 아스파라거스 조직을 얻습니다.” Pelling의 설명에 따르면 계면활성제(detergent)를 이용해 식물세포, 단백질, 그리고 DNA 등을 씻어내고 미세통로를 구성하고 있는 셀룰로오스 틀을 얻는다. 여기에 신경줄기세포를 얻어 키우고 이들이 어떻게 행동하는지를 추적한다. Pelling의 연구진은 이 아스파라거스의 셀루로오스 틀 위에서 신경줄기세는 부착, 증식, 그리고 분화가 가능하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는 앞으로 줄기세포치료에 새로운 선택지를 제공한 것이다.

Pelling은 요리법과 실험실 기술 사이의 공통점을 설명했다. “요리를 많이 하다 보면 직감적으로 이게 될지 혹은 안될지를 알게 되죠.” “실험실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다 보면, 직감이 더 날카로워 지고 더 나은 과학자가 되는 겁니다 - 실수를 경험하고 지혜를 얻는 것이 핵심입니다.” Pelling의 말이다.

<이글은 아래의 기사를 번역한 것입니다>

Iris Kulbatski, PhD. Food for thought: A recipe for regenerating nerves. The Scientist Oct 23, 2023.

REFERENCES:

1. Project Gutenberg's Cooking and Dining in Imperial Rome, by Apicius. Accessed September 26, 2023. https://www.gutenberg.org/files/29728/29728-h/29728-h.htm#transcrip_01

2. Tejeda G, et al. Biomaterial strategies to bolster neural stem cell-mediated repair of the central nervous system. Cells Tissues Organs. 2022;211(6):655-669.

3. Heyes JA, Clark CJ. Magnetic resonance imaging of water movement through asparagus.

Funct Plant Biol. 2003;30(11):1089-1095.

4. Provenzano PP, et al. Engineering three-dimensional collagen matrices to provide contact

guidance during 3D cell migration. Curr Protoc Cell Biol. 2010;Chapter 10:Unit-10.17.

5. Couvrette L, et al. Plant cellulose as a substrate for 3D neural stem cell culture. bioRxiv. 2023; 202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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