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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세포의 동종포식에서 접착성 단백질의 역할은?
세포분열이 제어되지 않고 빨리 일어나 신생조직으로 자라는 것을 종양(tumor)이라고 부르죠. 암(cancer)은 종양조직에서 세포들의 전이(metastasis)가 일어나기 시작한 경우를 말합니다. 종양이 제자리에서 계속 커지면 안쪽에 있는 세포들은 영양분이나 산소공급이 제대로 일어나지 못해 죽게 됩니다. 종양세포들은 살아남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활용하게 되는데, 신생혈관인자들을 분비하여 혈액이 종양조직으로 안으로 들어오도록 한다거나, 산소가 적은 상태에서도 살아 남도록 신진대사를 변형하는 방법으로 적응하게 됩니다. 그러다 어느 순간이 되면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전이현상이 일어나게 되죠. 이때부터 아주 위험해지는 겁니다. 이동하는 장소나 정도에 따라 혈관이나 신경을 막거나 누를 수 있고, 아주 고통스러운 증상을 유발하게 됩니다.
이 글에서 암세포의 끔찍한 생존전략이라고 할 수 있는 엔토시스(entosis)현상을 소개하고 이를 차단하는 JAM-A라는 세포간 접착단백질의 기능에 대해 설명하고 있습니다. 엔토시스는 일면 동종포식이라고 생각되는 부분도 있지만 그보다는 죽은 세포들의 사체를 이용하여 영양분과 그밖에 필요한 것들을 암세포들이 재사용하는 과정이라고 생각됩니다.
암을 치료하기 위해 세포분열을 멈추게 하거나 전이를 막거나 혈관형성을 막는 방법들이 사용되고 있죠. 여기에 최근에는 면역치료법들이 암의 종류에 따라 좋은 효과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암을 치료하는 확실한 방법은 못 찾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매년 수 많은 사람들이 암으로 죽어가고 있는 것을 보면 알 수 있죠. 이런 연구들이 암을 치료하는 또 다른 방법을 찾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어쨋든 살기위해 발버둥치는 암세포를 보면 생물의 가장 깊은 내면에는 생존의 의지가 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이 암세포들의 살고자 하는 본능을 이기기가 쉽지 않은 겁니다.
암세포의 동종포식에서 접착성 단백질의 역할은?
접착성 단백질에 의한 접촉성 이동 억제(contact inhibition of locomotion, CIL)는 암세포의 동종포식(cannibalism)을 억제한다.
2023년도에는 아마도 미국에서만 약 2백만명이 암 진단을 받을 것이고, 약 61만명이 암으로 사망할 것이다. 이 죽음의 주된 원인은 암이 진행되면서 신체의 각 부위로 이동하여 새로운 암조직이 만들어 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체 깊숙히 돌아다닌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 즉, 암세포는 영양분과 산소가 적은 거친 환경에 살아남아야 한다.
이런 영양분 고갈을 해결하기 위해 암세포에겐 몇 가지 해결책이 있다. 그 중 하나는 엔토시스(entosis)라고 부르는 일종의 동족포식으로 다른 암세포를 공격하는 것이다. 일단 종양세포가 안쪽에 갇히면 라이소솜 성분들에 의해 분해되고, 이는 바깥쪽을 둘러싼 세포들에겐 영양분과 다른 자원으로 이용된다. University of Münster의 Klaus Ebnet과 동료들이 최근에 iScience에 발표된 논문에 엔토시스의 중요 분자 기전을 밝혀냈다.
이를 연구하기 위해 연구자들은 분화된 상피세포간에 결합을 시켜주는 접착성 분자인 Junctional Adhesion Molecule-A(JAM-A)가 없는 유방암세포를 이용했다. Ebnet은 예전에 JAM-A가 없는 유방암세포는 운동성이 강하고 접촉성 이동 억제(CIL: 정상 세포간에 접촉이 일어날 경우 이동을 멈추거나 세포막 돌기의 방향을 바꾸는 현상)는 일어나지 않는 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이미 연구자들은 이런 CIL의 부재가 전이과정에서 암세포의 전파와 관계있음을 알고 있었다.
“만약 JAM-A가 없다면 세포들은 끊임없이 돌아다닐 것이고 더 이상의 제어는 없는 겁니다. 따라서 세포의 입장에서는 다른 세포를 잡아먹거나 또는 공격을 받기가 훨씬 쉬워지는 거죠.”라고 Ebnet은 설명한다.
형광으로 표지된 암세포들이 충돌했을 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알아보기 위해 연구자들은 세포를 미세구조 위에서 키웠다. 즉, 세포외 기질 단백질들이 깔린 좁은 줄 위에 키운 것이다. 이렇게 하면 이동하는 몇 개의 세포들을 높은 해상도로 관찰할 수 있다. 이 좁은 줄이 세포가 움직일 수 있는 1차원적인 공간을 제공하여 세포들 간에 접촉이 확실히 일어나도록 만든 것이다.
“이런 접근법으로 우리는 어떤 종류의 접촉이 일어나는지 확실히 결론을 내릴 수 있었습니다. 사진찍기도 쉬웠고 이동과 침입과정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보기도 쉬웠죠.” 이 연구에 직접 참여하지 않은 University of Durham의 Patricia Muller의 말이다.
연구자들은 종양세포에 JAM-A가 결핍되어 CIL이 안 일어나면, 그들은 서로를 향해 이동하여 세포안에 세포가 갇히는 엔토시스의 형태를 만든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또한 Ebnet은 안쪽 세포들이 바깥쪽 세포들의 라이소솜에서 나온 각종 효소들에 의해 분해되는 것을 관찰했다. 놀랍게도 엔토시스에 대한 JAM-A의 역할은 종양세포에서만 볼 수 있었다. 즉, 암세포가 아닌 상피세포에서 JAM-A를 knockdown시킨 경우에는 CIL 현상이 없어졌지만 이런 엔토시스는 볼 수 없었다.
엔토시스가 어떻게 조절되는지에 대한 분자 기전은 아직도 밝혀야 할 부분이 많이 남아 있는 것 같다. “우리 연구 결과 중 하나는 일반적인 현미경으로 좀더 면밀하게 세포내 세포(cell-in cell)의 구조를 관찰하여 엔토시스가 어떻게 조절되는지 보다 잘 이해하게 되었다는 점입니다.”라고 Ebnet은 말했다.
어쨌든 이 연구는 CIL과 JAM-A와 같은 접착성 분자의 결핍이 암세포의 몸 속 여행을 도와주는 엔토시스를 어떻게 유발하는지에 대한 연구에 또 다른 길을 제시했다.
<이글은 아래의 기사를 번역한 것입니다.>
Elina Kadriu, The role of adhesion receptors in cancer cannibalism. The Scientist, Mar 13, 2023.
<원 기사의 References>
1. R.L. Siegel et al., “Cancer statistics, 2023,” CA Cancer J Clin, 73(1):17-48, 2023.
2. B. Muz et al., “The role of hypoxia in cancer progression, angiogenesis, metastasis, 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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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S. Fais, M. Overholtzer, “Cell-in-cell phenomena in cancer,” Nat Rev Cancer, 18(12):758-66,2018.
4. B. Stramer, R. Mayor et al., “Mechanisms and in vivo functions of contact inhibition of
locomotion,” Nat Rev Mol Cell Biol, 18(1):43-55, 2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