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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테리아의 군체밀도 감지

박테리아는 단세포생물이라 독립생활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죠. 그런데 박테리아 들도 이웃에 누가 사는지, 얼마나 사는지에 관심이 많은 것 같습니다. 혼자만 있어도 "나는 외롭지 않아."하며 잘 살 수 있을 것 같은데 왜 굳이 이웃에 대한 정보를 신경쓸까요? 흔히 생물은 "뭉쳐야 산다."는 얘기를 하지요. 사실 박테리아가 혼자서 살 수야 있겠지만, 집단으로 모여 사는 놈들에 비하면 피곤한 삶이 되기 쉽상입니다. 바이오 필름이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죠. 물속 바위에 붙어사는 생물을 생각해보면 각자 붙어있는 것보다는 필름을 형성해서 붙어있는 것이 훨씬 안전하고 좋은 환경을 유지하기도 편할 것입니다. 다세포생물은 아니지만 서식지를 공유하고 적으로부터 보호하며 영양분이나 필요한 성분들을 서로 공급해주는 경우로 발전하게 되었죠. 그러다 보니 이 군체의 크기를 감지할 수 있는 능력이 박테리아의 진화과정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된 것 같습니다. 주위에 얼마나 많은 동족들이 사는지 또는 경쟁자가 있는지 아는 것은 생존에 아주 중요한 정보가 되었을 테니까요. 예를 들어 밀도가 너무 높아지면 독성물질을 분비해 다른 생물이나 동족이라해도 필요이상으로 자라지 못하게 막는 거죠. 이 처럼 군집의 밀도를 감지하여 반응하는 능력을 쿼럼센싱(quarum sensing)이라고 부르고 여기서는 쿼럼센싱의 개념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 글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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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테리아들의 쿼럼센싱(quorum sensing: 군체밀도 감지)

미생물들은 그들 이웃에 얼마나 많은 미생물들이 있는지 밀도를 감지하고 여기에 반응하는 능력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사람이라면 눈으로 보고 수를 헤아리면 되겠지만 미생물들은 눈도 없고 수에 개념도 없으니 과연 가능할까? 정확히 말하자면 수를 헤아리는 것은 아니고 주위에 얼마나 다른 미생물들이 붐비는지 밀도를 감지하는 능력을 말한다. 학계에서는 쿼럼센싱(quorum sensing: 군체밀도 감지)이라고 부르는 능력이다.

쿼럼센싱이란 무엇인가?

세포 농도 변화를 감지하고 반응하는 하나의 그룹으로 활동하기 위해 각 박테리아 개체들은 쿼럼센싱을 이용한다. 처음 쿼럼센싱이 보고된 것은 세포 농도에 반응하여 빛을 내는 해양 박테리아로 이들은 다양한 해양 숙주 생물에서 생물 발광(bioluminescence)을 일으킨다. 연구자들은 다양한 유전자들을 이웃들과 함께 조절하는 박테리아들을 많이 발견했다. 이 유전자들은 공생, 병원성, 항생체 내성, 그리고 바이오 필름 생성 등에 관련되어 있다.

쿼럼센싱은 어떻게 작동하는 걸까?

쿼럼센싱은 박테리아 스스로가 만들어 분비하는 그래서 세포 밖에서 검출되는 신호물질, 즉 자가유도물질(autoinducer)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박테리아가 분열할 때 자가유도물질이 분비된다. 세포 농도가 낮을 때는 이들 분자가 주위로 확산되어 없어지고 박테리아들은 독립적으로 유전자 조절을 한다. 세포가 계속 분열하면 이 자가유도물질의 농도가 증가하고 어느 시점에서 역치 값을 넘게 되고 각 박테리아들이 이를 감지하게 된다. 그 결과 이들은 주위 세포군집에 반응하여 신호전달 과정과 유전자 발현이 반응하게 된다. 박테리아가 쿼럼센싱을 하면 대개 자가유도물질의 생성과 관련된 단백질들의 합성이 증가하고 이는 양성 되먹임의 역할을 하여 고밀도에 관련된 행동을 유지하도록 조정한다. 양성되먹임 고리를 형성하는 쿼럼센싱물질을 자가(auto)-유도물질이라고 부르는 이유이다.

쿼럼센싱에 사용하는 물질은?

그람양성, 그람음성 박테리아 모두 쿼럼센싱을 하며, 일반적으로 그람음성 박테리아는 acetylated homoserine lactone을 자가유도물질로 사용한다. 반면 그람양성 박테리아는 oligopeptide를 주로 사용하며 이는 세포에서 능동적으로 분비된 것이다.

종간 쿼럼센싱이란?

같은 종의 박테리아끼리 반응해서 소통하고 변화를 가능하게 하는 것은 종내(intraspecies) 쿼럼센싱이다. 그런데 종간(interspecies) 쿼럼센싱도 있어 다른 종의 박테리아 사이에 대립이나 협조에 관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사람의 장내 미생물군체는 유해한 미생물에 대항하여 조직적인 행동을 한다. 불행하게도 종간 쿼럼센싱은 사람에게 늘 이로운 것은 아니다. 어떤 박테리아는 다른 종과 반응하여 병원성을 더 높이기도 하고 공생하여 바이오 필름을 만들어 항생제로부터 보호해주기도 한다.

박테리아는 어떻게 쿼럼센싱을 이용하여 병원성을 조절할까?

박테리아는 전염성을 비롯한 병원성 관련 유전자들을 쿼럼센싱과 함께 조절한다. 수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전염성이 활발해지면 숙주의 면역반응을 자극하여 박테리아가 정착하기도 전에 제거될 수도 있다.  따라서 기회 감염성 박테리아들은 그들이 충분히 높은 농도로 자라 숙주의 방어기전에 견딜 수 있을 때까지 쿼럼센싱을 통해 감염성 유전자들의 발현을 제어한다. 일단 자가유도물질의 농도가 역치 값에 이르면 감염성 인자들을 합성하여 감염과 생존을 확실히 하는 것이다.

새로운 항생물질

병원성 박테리아는 언제나 항생제 내성을 키운다. 그 결과 연구자들은 이런 박테리아를 공격할 새로운 치료전략을 찾게 된다. 이 쿼럼센싱을 표적으로 삼는 항생물질들이 미생물들의 종간 혹은 종내 교류를 막아 항생제-내성을 갖게 만드는 진화적 압박을 없엔다.  과학자들은 종특이적 쿼럼센싱 수용체를 막거나 쿼럼센싱 분자를 제거하여 박테리아의 독소생성이나 바이오필름 형성과 같은 병원성을 멈추게 하는 연구를 하고 있다.

바이러스의 쿼럼센싱

박테리아의 바이러스 감염시 쿼럼센싱의 역할에 대해 연구하던 중 박테리오 파지(bacterio phage) 에도 쿼럼센싱에 비견될 만한 정보교환 시스템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바이러스는 용균 과정(lytic pathway)를 통해 박테리아를 죽이지만, 용원성 주기(lysogenic cycle)에서는 박테리아 유전체에 끼어들어가 숙주가 살아가도록 한다. 이때 일부 파지들은 아비트리움(arbitrium; 바이러스의 자가유도물질에 해당하는 것)의 농도를 감지하여 언제 lysogenic으로 갈지 lytic으로 갈지를 결정한다. 이런 결정은 용균현상이 일어난 박테리아가 얼마나 되는지 감지하는 것으로, 일대에 자신들이 사용할 숙주가 고갈되지 않도록 조절하는 셈이다. 과학자들은 이런 아비트리움 신호는 박테리아의 주요 유전자의 활성을 조절하는 것으로 생각하며 이런 쿼럼센싱 기구는 인간의 바이러스들도 갖고 있다고 본다.

합성 생물학의 회로

합성 생물학(Synthetic biology)에서는 마치 전기 회로와 같은 논리 회로를 세포성분들을 이용하여 만들고자 한다. 고전적인 예로 대장균에서 대사 전환을 하는 기전을 이용하여 만든 lac 오페론 회로를 들 수 있다. 비슷한 원리로 쿼럼센싱을 이용하여 자가유도물질을 이용해 독소 유전자를 조절하고 박테리아 군체의 크기나 자라는 속도를 제어하며, 포유동물세포의 군집밀도를 조절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다. 과학자들은 또한 바이오 필름을 조절하여  항생제의 접근성을 높이고자 합성 쿼럼센싱 회로를 연구하고 있다.

<이글은 아래의 기사를 번역한 것입니다.>

Deanna MacNeil, 2022, Brush up: Quorum Sensing in bacteria and beyond. The Scientist, Nov 1,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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