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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균의 캡슐은 어떻게 진화되어 왔나?

대장균(E. coli)은 우리 몸 속 장안에 살고 있는 박테리아 중 하나입니다. 평소에는 장 속에서 별 문제를 일으키지 않고 함께 잘 공생하는데, 때에 따라 우리 혈액 안으로 들어와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대부분은 우리 몸 면역 시스템에 의해 금방 제거되는데 어떤 종류는 면역반응을 피해 혈액으로 침투해 살 수 있는 놈들이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역대로 인간의 혈액 속에서 발견된 대장균의 유전체를 대대적으로 분석한 결과 이들 중 많은 경우가 특수한 성분의 캡슐을 만들수 있는 능력이 있었던거죠. 그 중에서 K 계열 캡슐은 우리 몸에 세포외 기질에서 발견되는 물질로 구성되어 우리 몸의 면역세포가 제대로 반응하지 못하게 만든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여기 소개한 글은 이런 캡슐성분의 진화가 어떻게 이루어 졌는지 유전체 정보학을 통해 분석한 논문을 소개한 글입니다. 이런 진화는 어쩌면 숙주와 공생 관계에서 만들어진 진화라고 할 수 있겠는데, 이 논문을 통해 이런 진화가 빈번하게 독립적으로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죠. 이와 함께 면역 공격으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캡슐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과 이 캡슐을 제거하면 다시 면역반응에 공격을 받아 제거될 수 있음을 보여 주었습니다. 생물간에 치열한 생존경쟁이 진화의 원동력이란 사실을 다시 알게 해주는 경우라고 생각됩니다. 박테리아의 이런 위험한 유전자가 다른 미생물에게도 전달될 수도 있으니 주위깊게 살펴봐야할 것 같습니다. 어쨋든 이런 진화현상들을 이해하는 것이 앞으로 위험한 미생물의 출현을 막고 효과적인 항생제나 치료제를 개발하는데 중요한 정보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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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균의 캡슐에 대한 연구가 미래 의약품에 정보를 제공할 듯.

미생물의 캡슐은 다당류 껍질로 면역시스템으로부터 보호해주는 역할을 한다. 대장균(E. coli)같은 박테리아는 수 십가지의 캡슐을 만드는데 이중에서 병원성과 관련된 것은 몇 가지에 불과하다. 올해 Nature Communication에 발표된 논문에서, 연구자들은E. coli의 캡슐 중 강력한 K1 캡슐의 유전적 역사에 대해 조사하여 이 캡슐이 보여준 성공의 비밀을 풀어보고자 했다.

미생물의 다당류 껍질은 대부분 진핵생물의 것과는 구성성분 자체가 달라 선천성 면역세포에 의해 쉽게 인지되고 제거될 수 있다. 하지만 K계열의 캡슐은 polysialic acid(K1)나 chondrodontin(K4), heparosan(K5) 등 인간의 조직에서 발견되는 성분들을 포함하고 있어 면역 공격으로부터 비교적 안전하게 침투할 수 있는 것이다. 이 중에서도 K1 캡슐은 가장 성공적인 병원성 균들에서 많이 발견된다.

영국 Imperial College London의 미생물학자인 Alex McCarthy와 그의 연구진들은 전세계적으로 축적된 5,000건 이상의 혈액 감염균에 대한 유전체 전체 염기서열 데이타를 분석하였다. 이중에 일부는 항생제가 개발되기 이전의 것도 포함되었다. 이들은 E. coli의 진화 역사를 재구성하여 K1 캡슐을 만드는 유전자가 어느 시기에 어디서부터 나왔는지 알아보았고, 그 결과는 McCarthy 연구팀을 놀라게 만들었다.

약 25%의 시료 박테리아에 K1 캡슐 유전자가 있었고, 이들의 유전자 부위는 지난 500년 동안 여러 계열에서 나왔음을 알 수 있었다. “이건 놀랍고 흥미로운 결과 였어요.” McCarthy의 말이다. “이전에는 캡슐이 박테리아의 여러 계통에서 독립적으로 출현했다고는 생각도 못했어요.”

“이런 결과를 얻게된 이 연구의 강점은 편향되지 않은 데이터베이스를 사용했다는 점일 겁니다.” 이 연구에 직접 참여하지 않은 Pasteur Institute의 미생물학자인 Olaya Rendueles의 말이다. McCarthy 연구진은 여러 종류의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했고 이 점이 모든 병원성 E.coli에 대한 왜곡되지 않은 정보를 얻을 수 있게 한 것이다.

이 연구진들은 실험실에서 K1 캡슐이 인간의 혈청에서 살아 남는데 역할을 하는지도 시험했다. 일단 다른 종류에 비해 K1 캡슐을 가진 종류는 인간 혈청에 의한 공격에 내성이 있었고 complement C3b에 잘 결합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에 더해 K1 캡슐을 분해하는 효소 유전자를 박테리오파지에 넣어 감염시키면 K1 캡슐이 분해되고 그 결과 인간 혈청에 의해 제거가 될 수 있음을 입증하였다.

여기서 한 가지 알아두어야 할 점은 E. coli중에 설사를 일으키는 O157 계열과는 무관하다는 것이다. 설사를 일으키는 E. coli에서 K1 캡슐 유전자를 보유한 경우는 0.4%에 불과했다. 즉, K1 캡슐은 장내에서 독소를 만드는 것과는 무관하며 혈액이나 몸에 침투했을 때 면역반응을 피하게 하는 효과가 있는 것이다.

앞으로의 연구에 McCarthy와 그의 연구진은 K1이 어떻게 진화해 왔는지를 이해하여 이들을 막고 치료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하기를 원한다고 한다.

<이글은 아래의 기사를 번역한 것이며, 일부 정보를 원 논문을 참고하여 작성하였다.>

Danielle Gerhard, PhD, 2023, Capsules may inform future medicines. TS Digest Nov, 2023 Issue 5.

<원문의 References>

Nucci A, et al. Nat Commun. 2022;13:4751.

Arredondo-Alonso S, et al. Nat Commun. 2023;14:32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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