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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가 노화에 브레이크를 거는 법
사람에 따라 노화되는 시기와 양상이 다르다는 것은 주위를 살펴보면 쉽게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차이의 원인을 생각해보면 유전인지 환경인지, 스트레스인지 성격인지, 아니면 먹는 음식 때문인지 쉽게 알 수가 없죠. 그래서 젊게 살고 싶다면, 일단 유전자는 바꿀 수 없으니까, 스트레스를 피하고 건강에 좋다는 음식들을 찾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여기 소개한 논문은 노화와 관련하여 새로운 면을 보여주는데요. 아직 동물실험 단계이지만 재미있는 가설이고 실험적 증거들은 확실한 것 같습니다.
이 논문에 따르면 신체 각 기관의 노화를 뇌가 조절하고 있다고 합니다. 특히 하루 주기와 섭식을 조절하는 신경들이 혈액에 각 기관들의 대사과정을 조절하고 젊음을 유지하게 해주는 물질을 분비하여 신진대사를 전체적으로 조절하고 노화를 늦춘다고 합니다. 노화는 다양한 가설과 실험들이 시행되고 있는 분야입니다. 사람들의 관심도 높고 특히 경제적으로 부유한 사람들의 관심은 젊음 유지와 윤택한 생활이기에 상대적으로 노화관련 시장은 엄청나게 커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유명한 대학의 노화 연구자들은 개인회사를 설립하여 자신의 연구 성과를 곧바로 시제품화하여 시장에 내놓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상업적인 성공 사례들은 많지만 아직은 효과면에서는 그다지 성공적이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이것저것 노화방지 효과가 있다는 물질을 섞어서 파는 수준의 것들이 대부분이고 이들의 효과는 나이, 성별, 체질 등에 따라 다를 수 밖에 없는데 무분별하게 소비되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보약 먹듯이 노화를 방지 한다니 먹어 둬서 손해 볼 것 없다는 생각인 것 같습니다. 여기에 더해 이제는 뇌의 건강이 노화방지에 효과가 있다는 가설이 첨가된 셈입니다. 우리 생활에 어떻게 적용될지 모르지만 이것 하나는 잊지 말아야 할 것 같습니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것 말입니다.
(그림 출처: Tokizane K, et al. 2024)
대사과정에 연계된 신경세포들이 생쥐의 노화를 늦춘다.
뇌는 신체의 조절 센터다. 수 십 억개의 신경은 멀리 떨어진 기관에 지시사항을 전달하기 위해 사방으로 뻗어있다. 이 지시 사항은 근육 수축을 유도하기도 하고, 장이 음식물을 소화할 준비를 시키기도 하며 그 밖에도 수 많은 중요한 일들을 조절한다. 그런데 뇌는 보편적인 현상, 즉 노화에 대해서도 뜻밖의 기능을 갖고 있을지 모르겠다.
지난 Cell Metabolism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연구자들은 뇌 속에서 노화를 제어할 뿐 아니라 다른 대사 과정도 늦추는 신경세포들을 찾아냈다. 이 신경세포들의 주요 유전자들을 바꾸면 분자 수준에서 시작하여 연쇄적인 변화가 일어나 결과적으로는 생쥐의 수명이 연장되는 결과를 보였다. Washington University School of Medicine의 발생 생물학자이자 이 논문의 공동 저자인 Shin-Ichiro Imai는 이 발견이 인간의 노화를 이해하고 막는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한다.
노화는 여러 신체 기관에서 일어나는 복잡한 과정이다. Imai는 10여년 전에, dosomedial hypothalamus(DMH) 부위에 있는 하루 주기와 섭식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sirtuin-expressing neurons들이 노화에 중요하다는 것을 알아낸 후 노화에서 뇌의 역할에 대해 흥미를 갖기 시작했다. “분명 뇌는 포유류에서 노화와 수명 결정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입니다.” Imai의 말이다.
최근의 연구에서 Imai의 연구팀은 관련 신경세포들을 protein phosphatase 1 regulatory subunit 17(Ppp1r17)을 발현하는 신경세포로 범위를 좁힐 수 있었다. 이 유전자의 기능을 알 수 없었지만, DMH neuron에서 이 유전자의 발현을 바꾸면 생쥐의 살이 찌고 덜 활동적으로 되며 지방의 분해를 잘 못하게 된다. 좀더 자세히 관찰한 결과 지방조직으로 뻗은 신경들이 줄어들었고 덜 활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체중과 섭식에 영향을 주는 신경이 노화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 연구에 직접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섭식행동에서 Ppp1r17 neuron의 역할을 연구하는 Bezmialem Vakif University의 분자생물학자인 Caner Çaglar의 말이다.
Ppp1r17은 생쥐의 신진대사를 억제하는 한편 연구자들은 이 분자 자체가 아주 이상하게 행동하는 것을 포착하였다. 생쥐의 나이가 듦에 따라 Ppp1r17은 각 세포의 핵에서 세포질로 이동하는 것이다. 연구자들의 이렇게 Ppp1r17이 세포질로 이동하면 신경에서 나오는 중요한 수명연장 신호의 분비가 멈추게 된다고 보고 있다. 이러한 세포내 이동은 protein kinase G(PKG)에 의해 조절된다. 연구자들이 이 PKG의 발현을 줄이면 생쥐의 신체 전반에서 그 영향을 볼 수 있다. 이 경우 30 개월이 지난 생쥐(사람으로 치면 70세 이상에 해당한다)도 털색이 하얘지지 않았고 활동량도 높게 유지되었으며, 꼬리에 나타나는 나이와 관련된 꺾임 문제도 발생하지 않았다. 이 생쥐들은 정상 Ppp1r17을 갖는 생쥐들에 비해 늙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생존률이 높았다.
이 신경의 Ppp1r17 조절에 따른 다양한 측면에서의 신체 변화는, 이 신경이 가진 신체 기관들에 대한 광범위한 영향을 반영한다고 Imai는 말한다. Çaglar는 Ppp1r17 신경들이 뇌의 다른 부위에도 신호를 보낸다고 한다. “저 같으면 각 연결이 노화에 미치는 특수한 영향에 좀더 초점을 맞추었을 것 같군요.” Çaglar의 말이다.
Imai의 연구진은 지난 1, 2년간 (Ppp1r17의 양이나 위치와는 별개로) 수명 연장 효과를 갖는 이 신경들의 chemogenetic activation 능력을 보여주었고, 이는 포유류 노화를 조절하는 신경에 관한 첫 사례임을 확신하게 해주었다.
과학자들은 이전에 선충이나 초파리에서 이와 유사한 양상을 보여준 적이 있다. 즉, 대사 기관과 연결된 신경을 제어하여 수명을 연장하는 것이다. 이제 Imai는 사람의 노화도 신체 기관 들간에 상호 연결과 결부되어 있다고 확신한다. “생쥐와 인간은 당연히 다르죠, 하지만 사람에서도 비슷한 종류의 조절 과정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Imai는 특히 Ppp1r17 신경세포의 활성과 관련된 미지의 분비물에 관심을 갖고 있다: 에너지 대사와 관련된 효소 extracellular nicotinamide phosphoribosyltransferase (eNAMPT)를 포함하는 작은 캡슐의 혈액내 양이 증가한다. 이 소포(vesicle)는 온 몸에 전달되어 각 기관의 활성을 조절한다. 흔히 기능을 향상 시키고 노화를 늦춘다. “이건 기관들 간에 정말 놀라운 상호 연락 시스템입니다.” Imai의 말이다.
그와 그의 연구진은 이 eNAMPT를 각 기관의 기능을 회복시켜 작용하는 항노화제로 투여하는 것을 시험하고 있다. 아직은 생쥐 실험이 진행되는 단계로 사람에 대한 임상과는 거리가 많이 떨어진 단계이다. 하지만 Imai는 언젠가는 신체 전반에서 오는 노화로 고생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 낙관론자이다.
<이글은 아래의 기사를 번역한 것입니다.>
Aparna Nathan, Ph.D. 2024, How the brain hits the breakes on aging. The Scientist Mar. 18, 2024
<원 기사 REFERENCES>
1. Tokizane K, et al. DMHPpp1r17 neurons regulate aging and lifespan in mice through hypothalamic-adipose inter-tissue communication. Cell Metab. 2024;36(2):377-392.
2. Satoh A, et al. Sirt1 extends life span and delays aging in mice through the regulation of Nk2 homeobox 1 in the DMH and LH. Cell Metab. 2013;18(3):416-430.
3. Caglar C, Friedman J. Restriction of food intake by PPP1R17-expressing neurons in the DMH. Proc Natl Acad Sci USA. 2021;118(13):e2100194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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