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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보동물의 단백질이 방사선으로부터 생쥐 세포를 보호한다.
세상에는 이상한 동물들이 많지만 그 중에서 가장 생존력이 좋은 놈을 꼽으라면 늘 1위로 뽑히는 동물이 있습니다. 바로 완보동물(Tardigrades; 또는 곰벌레)이죠. 맨 눈으로 볼 수는 없기 때문에 보통 사람들은 살아있는 놈을 본적은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끼 같은 곳에 거의 항상 발견되며 현미경을 통해 보면 그 움직임이나 생김새가 너무 귀여워 한번 보면 잊기 어려운 존재입니다. 이들의 생존력은 물이 거의 없는 환경이나 절대온도 0.05도(섭씨 – 272.95도)에서 섭씨 150도의 범위에서도 살 수 있고, 40,000 Kilopascal의 압력에도 견디며, 우주의 뜨거운 방사선에도 살아 남을 정도죠. 그렇다고 이들이 늙지 않고 영원히 산다는 얘기는 아닙니다. 사실 이들은 불과 수 개월 밖에 살지 못하죠. 하지만 이들을 얼려서 보관하면 30년 이상 살 수 있습니다. 완보동물은 지구 역사에 있었던 5번의 대멸종 시기를 모두 넘긴 아주 오래된 지구의 토착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들의 비상한 생존 능력의 비밀은 이 생물의 유전체 연구를 통해 조금씩 밝혀지고 있습니다(2). 이렇게 밝혀진 사실 중에 완보동물에서만 발견되는 Damage suppressor (Dsup) 유전자에 의해 DNA가 보호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사람세포에 이 유전자를 발현시키면 방사선에 잘 견디게 된다는 사실 까지 알아냈죠(2).
아래에 소개한 글은 이런 발견을 이용하여 암의 방사선 치료에 부작용을 최소화 시키기 위한 in vivo 실험의 시도를 소개한 것입니다. mRNA기술이 발전하면서 살아있는 생쥐에게 일시적으로 유전자를 넣어 발현 시키는 방법을 사용했죠. 이는 지난 COVID-19시기에 mRNA 백신이 허용되면서 mRNA를 이용한 실험 기술이 크게 발전한 영향도 있습니다. 그런데 원래 생쥐에게 없던 DNA 결합단백질을 발현 시킨다면 어떻게 될까요? 사실 본인은 Dsup의 DNA 손상 보호 효과보다 원래 없던 DNA결합 단백질을 발현 시켰을 때 어떤 현상이 일어나는지 궁금해지는게 사실입니다.

완보동물의 단백질을 발현하는 생쥐세포는 방사선을 조사 했을 때 DNA 손상을 덜 입었다. 이는 암치료시 건강한 조직을 보호할 수 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완보동물(Tardigrades) 또는 물곰(곰벌레, water bear)은 현미경으로 볼 수 있는 그리고 믿기 힘든 생존력을 가진 동물이다. 극한 온도나 진공상태에서도 살 수 있다. 또한 이들은 강한 방사선에서도 살아 남을 수 있다. 연구자들은 이 생물이 사람에게 치명적인 수준의 약 1,000배나 강한 방사선에서도 살아 남는다고 보고하였다(1). 어떻게 이 작은 생물은 스스로를 잘 방어해내는 걸까?
해답은 damage-supressing protein(Dsup)이라는 DNA에 결합하는 보호 단백질이 DNA의 가닥이 끊어지는 것을 막기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2). 연구자들은 완보동물의 놀라운 방사선 내성을 이용하여 방사선 치료를 받는 암 환자들을 도울 방법을 찾고자 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Massachusetts Institute of Technology, Brigham and Women’s Hospital과 University of Iowa의 연구진은 Dsup의 mRNA를 나노입자에 넣었다. 이 나노 입자를 생쥐의 구강암세포에 집어 넣었고 이 세포들이 Dsup 단백질을 만들며 방사선 조사에 강하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이 결과들을 Nature Biomedical Engineering 학술지에 방사선 치료시 건강한 조직을 보호하는 방법으로 제시하였다(3).
방사선 치료는 주위의 건강한 조직에 손상을 주고 염증반응을 유발하지만 이를 막을 방법이 없었다. 연구자들이 세운 가설은 이 완보동물의 보호 단백질에 대한 mRNA를 방사선 치료하기 얼마 전에 세포에 넣어주면 DNA의 손상을 막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몇 시간 후에는 mRNA와 단백질은 유전체에 끼어들기 전에 분해될 것이다.
mRNA의 전달을 극대화 시키기 위해 다양한 폴리머(polymer)와 지질의 성분들을 시험하였고, “우리는 현재까지 알려진 최선의 두 가지 방법을 -폴리머와 지질- 함께 사용하면 더 좋은 mRNA 전달이 가능할 것이라 생각했죠.” University of Minnesota의 약물학자이며 공동 연구자 이기도 한 Ameya Kirtane의 말이다.
우선 처음에는 폴리머-지질 나노입자의 효율성을 알아보기 위해 녹색형광 단백질(GFP) mRNA를 생쥐의 입과 직장에 처리해 보았다. 이들은 약 6시간 뒤에 GFP가 최대로 발현되는 것을 알 수 있었고 96시간 후에는 완전히 없어지는 것을 알았다. 나노입자는 주사된 근처에 남아 있었고 GFP와 Dsup-GFP는 세포 안에서 발현되었다.
다음으로는 Dsup mRNA을 포함한 나노입자가 방사선을 쪼인 입과 대장 암세포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평가하였다. 이들은 double-stranded DNA의 손상도를 측정하였고 그 결과 완보동물의 mRNA가 방사선으로부터 세포를 보호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 연구진은 Dsup 전달 시스템을 건강한 생쥐에서 조사해 보았다. 발현을 극대화 하기 위해 생쥐의 구강에 주입한 후 6 시간 뒤에 방사선을 조사하였다. Dsup 처치를 받은 생쥐는 DNA 이중나선에 손상이 줄어들었다. 연구진은 의도치 않은 효과들에 대해서도 조사하였으며 억제성 또는 염증성 사이토카인의 양에 변화가 없었다.
이 치료법을 질병 모델에서도 연구하고자, 구강암세포를 생쥐의 턱 한쪽에 주입하였다. 일단 종양이 50mm로 커지면 연구자들은 반대편 턱에 Dsup 처치를 하였다. DNA 손상은 앞과 같은 방법으로 시행하였고 그 결과 앞선 실험과 비슷한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즉, Dsup 처방이 주입한 부위의 방사선에 의한 DNA손상을 현격하게 줄였다. 주목할 점은 이 mRNA 처방은 방사선 치료 전에는 암에 아무런 효과도 보이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는 Dsup-치료는 방사선 치료 중 정상 조직을 보호한다는 새로운 개념을 입증한 셈이다.
“이건 건강한 조직을 보호하기 위한 완전히 새로운 접근법이라고 생각됩니다. 또한 방사선 치료에 부작용을 최소로 줄이는 방법을 제시한 거죠.” University of Iowa의 의사-연구자이며 이 연구의 공동연구자이기도 한 James Byrne의 말이다.
완보동물의 특이한 단백질이 갖는 보호 기능을 이용하여 앞으로 방사선, 화학요법, 그리고 우주 여행 등에서 DNA를 보호하는 방법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 이 글은 아래의 가사를 번역한 것입니다,>
Laura Tran, PhD, 2025, TTardigrade Protein Shields Mouse Cells from Radiation. The Scientist, Mar 4, 2025.
<원 기사의references>
(1) Clark-Hachtel CM, et al. The tardigrade Hypsibius exemplaris dramatically upregulates DNA repair pathway genes in response to ionizing radiation. Curr Biol. 2024;34(9):1819-1830.e6.
(2) Hashimoto T, et al. Extremotolerant tardigrade genome and improved radiotolerance of human cultured cells by tardigrade-unique protein. Nat Commun. 2016;7(1):12808.
(3) Kirtane AR, et al. Radioprotection of healthy tissue via nanoparticle-delivered mRNA encoding for a damage-suppressor protein found in tardigrades. Nat Biomed Eng. 2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