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of page

최초로 인간에게 시도된 유전자 편집기술: 심혈관계 질환의 새로운 치료제

우리나라를 비롯한 여러 나라의 통계를 보면 1970년대 이후 꾸준히 심혈관계 질환으로 목숨을 잃는 경우가 줄어든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이 질병에 대한 연구와 관리법 그리고 치료법이 발달하면서 이루어진 성과임을 짐작할 수 있죠.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료 그림에서 보듯이 아직도 전세계적으로 인간의 목숨을 위협하는 가장 무서운 질병은 뇌졸중, 심장마비, 동맥경화 등을 포함한 심혈관계 질환입니다. 

심혈관계 질환이 무서운 이유는 언제든 갑작 스럽게 발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평소에 금연, 금주, 건강한 식단, 심리적 안정, 그리고 적절한 운동을 통해 관리해야 하는데, 바쁜 사회생활을 하는 사람에겐 어려운 일입니다. 또한 이렇게 관리한다고 안전한 것도 아니죠. 그렇다면 발병을 예측할 수 있는 심혈관계질환의 전조현상은 없는 것일까요? 협심증 등을 생각할 수 있지만 과학적인 유의성은 없는 것으로 판단됩니다. 그나마 가장 믿을 만한 건강검진 수치는 나쁜 콜레스테롤로 알려진 LDL-cholesterol 수치를 들 수 있습니다. 절대적인 것은 아니지만 이 수치를 지속적으로 100 mg/dL 아래로 유지한다면 심혈관계질환이 발병할 확률은 현격하게 줄어든다는 것이 알려진 사실이죠. 1960년대에 개발된 콜레스테롤 강하제인 statin은 Co-enzyme A reductase 억제제로 콜레스테롤 합성을 억제하여 혈중 콜레스테롤치를 낮추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이 약은 일부 환자들에게는 효과가 없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이후 유전자 연구를 통해 유전성 고콜레스테롤증 환자들 중에 PCSK9이라는 유전자가 잉여로 발현된 돌연변이가 발견되었습니다. 이 효소를 제어하면 콜레스테롤수치를 조절할 수 있을 것이라는 아이디어을 갖고 제약회사들이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아래의 글은 여러 방법 중에 유전자편집을 통한 영구적인 치료법을 연구한 결과입니다. 평생 약을 먹을 것인가? 아니면 유전자 치료 한번으로 문제를 해결할 것인가? 어느 방향으로 성공할지는 두고봐야 할 것 같습니다. 

  • Facebook
  • Twitter
  • LinkedIn
  • Instagram

최초로 인간에게 시도된 유전자 편집기술

사람에게 콜레스테롤 수치를 떨어뜨리기 위해 처음 시도된 “염기 편집” - 그러나 제기된 안전 문제

초정밀 유전자-편집으로 간의 ‘나쁜’ 콜레스테롤 조절 유전자를 끄다.

염기 편집으로 알려진 정확한 유전자-편집 기술을 이용해 콜레스테롤 수치를 유지시키는데 성공했다.

이는 VERVE-101이라는 제재를 투여하여 간세포의 Proprotein convertase subtilisin/kexin type 9 (PCSK9) 유전자를 영구적으로 불활성화 시키는 것으로, 이 유전자는 심장병을 일으키는 나쁜 콜레스테롤, 즉 저밀도 지방단백질(Low-density lipoprotein, LDL) 수치를 조절한다.

이번 실험을 수행한 Verve Therapeutics는 보스톤에 위치한 생물공학 회사로 VERVE-101치료에 참여한 환자 중 1/3은 1회 투여에 LDL수치가 55%까지 줄어들었다고 보고하였다. 이들은 평생 고 LDL상태로 살아가야 할 운명이었다.

“이는 과학계의 기념비적인 업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이들은 최초로 인간에게 CRISPR 기술을 적용하여 DNA 단일 염기 편집을 하였고 실질적인 임상결과를 얻었기 때문이죠.” University of Pittsburgh in Pennsylvania의 심장전문의인 Ritu Thamman의 평가다. “임상의의 관점에서 보면, 이는 심혈관계 질환 환자에 대한 새로운 처치법이 될 가능성을 열어준 것이지요.” 즉, 매일 먹는 약 대신 ‘한번의 투여’를 받으면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 발견은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번 실험에서 사망을 포함한 두 번의 심각한 부작용이 안전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그리고 이런 보고가 있은 뒤 Verve사의 주가는 그들의 공약에도 불구하고 40% 폭락했다.

Verve사는 영국과 뉴칠랜드에서 시행된 임상 1b의 중간 결과를 지난 11월 12일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미국심장학회(American Heart Association Meeting)에서 발표했다. 그리고 이 연구는 미국 FDA에 허가를 받아 내년 미국에서도 진행될 예정이다.

정확한 편집

염기 편집은 CRISPR-Cas9 시스템을 이용해 정교한 유전자 편집을 수행한다. - 다른 유전자 조작 기술과는 달리 DNA 이중나선을 자르지 않고도 하나의 염기를 화학적으로 바꿀 수 있다. 이 기술은 2018년에 Harvard University in Cambridge, Messachusetts의 화학생물학자인 David Liu에 의해 처음 개발되었다.

VERVE-101은 유전자에 의해 만들어지는 PCSK9을 영구적으로 제거한다. 이 효소는 주로 LDL-cholesterol에 대한 수용체가 세포 안으로 들어가도록 촉진한다. LDL 수용체가 적어지먄 혈액내 LDL수치가 올라가기 마련인데 PCSK9이 불활성화되면 이 효소가 작용하지 못하게 되고 수용체가 표면에 많이 노출되면서 혈액내 LDL수치가 감소하는 것이다. 콜레스테롤 농도가 높은 사람들의 유전적 소인을 연구하다가 이 유전자의 과발현 돌연변이가 원인임을 발견하였고 그 반대로 이 유전자가 고장난 돌연변이를 갖는 사람들의 경우 아주 낮은 LDL-cholesterol수치를 보여주었다(Hajar, 2019). 

이 치료법은 뇌졸중이나 심장마비를 예방하기 위한 것이다. “만약 혈액네 LDL-cholesterol수치가 평생 낮게 유지된다면 심장마비에 걸릴 위험은 아주 적어집니다.” Verve사의 공동 창업자이나 최고책임자인 Sekar Kathiresan의 말이다.

VERVE-101은 두 분자의 RNA가 지질 나노입자에 들어있는 형태다. – DNA의 아데닌 염기를 바꾸는 mRNA분자와 다른 하나는 PCSK9을 인지하는 ‘guide RNA’이다. 치료제를 주입하면 간세포가 이 나노입자를 받아들이고 일단 세포내로 들어온 이들은 핵으로 이동한다. 여기서 PCSK9 유전자 특정 부위의 아데노신을 구아닌으로 바꾸는 것이다. 이런 변화는 간세포가 더 이상 PCSK9을 생산하지 못하도록 만든다.

투약 전략

Verve사는 치명적인 유전 질환인 Familial hypercholesterolemia(HeFH) 이형접합자 환자 10명에게 임상을 실시하였다. 이 유전병 질환자는 태어날 때부터 높은 콜레스테롤치를 보인다. 미국과 유럽에서 약 3백만명 이상에게서 볼 수 있는 이 상태(높은 LDL 콜레스테롤치)는 미숙아기나 어린시절에 심장마비를 일으킬 수 있다. 피실험자들은 이미 심한 관상동맥 질환을 앓고 있었으며 지질-강하 약품인 statin을 이미 최대치로 복용하고 있었다.

VERVE-101을 투여하기 전에 환자들의 평균 LDL수치는 193 mg/dL였다. 많은 또는 적은 양의 VERVE-101을 투여 받은 환자들은 28일이 경과한 후 PCSK9은 84%, LDL 수치는 55%가 감소하였다.

이런 차이는 예전에 사용되던 치료법에 비해 큰 것이다. “우리는 statin으로는 이런 효과를 본 적이 없어요, 여태 보지 못했던 큰 차이입니다.” Thamman의 말이다. VERVE를 고용량으로 맞은 환자들의 LDL수치가 55% 줄어든 후 약 6개월 유지되었다. 원숭이를 이용한 임상 전 실험에서 LDL-cholesterol의 감소는 2.5년 이상 유지되었다. “우리는 유전자 편집기술로 믿을 만한 LDL 감소 치료법을 얻었다는 걸 알았죠. 예전에는 성공 못했던 일입니다.” University of California, Los Angeles의 심장 전문의인 Karol Watson이 지난 11월 12일 새로운 발견을 공표하면서 한 말이다.

안전 문제

이 치료법은 몇 가지 부작용을 가지고 왔다: 피실험자들은 감기 비슷한 증세를 경험했다. 두통과 근육통, 일시적인 간 효소들의 증가(일부 간세포에 무리가 있었음)가 있었지만 몇일 후 정상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더 심각한 사건이 걱정을 몰고 왔다. 10명 중 2 명이 심혈관계 부전을 경험했다. 그 중 한 명은 VERVE-101을 맞은 지 5주 후에 심장마비로 목숨을 잃었고 다른 사람은 하루 뒤에 심장마비를 경험했다. 독립적인 안전관련 위원회의 결정은 첫 사건의 경우 심화된 심장 질환 환자에게서 볼 수 있는 현상으로 치료와는 무관하다고 보았다. 위원회는 치료법 변경 없이 임상을 진행하도록 권고했다.

일부 분석가들은 VERVE사의 주가가 떨어진 것은 안전과 관련되어 있다고 보았다. 예전의 치료법이 작동하는 질병에 대해 위험할 지도 모를 유전자 치료를 감행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도 했다. 일부 연구자들도 치료법이 없는 경우에나 유전자치료가 선호될 것이라고 말했다. {참고로 2023년 초에 PSCK9의 작용을 억제하는 생화학제재(항체)들이 개발되었고 임상실험이 진행 중이다. (Hajar, 2019)}

”현재 가능한 치료법이 있을 때 유전자 편집을 택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지속 가능한지는 시간이 말해 주겠지요.” 암전문가 이자 유전자치료 회사인 ReCode Therapeutics의 공동 창업자인 Michael Torres가 X(트위터)에 올린 글이다.

“과학적인 입장에서 이 기술의 핵심내용이 적용된 많은 연구들이 진행 중입니다.” Vita-Salute San Raffaele University in Milan, Italy의 유전자치료사인 Luigi Naldini의 말이다. “나노입자를 이용한 투약은 안전성에 있어서 아직 초기 단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설계된 변화

Naldini에 따르면 유전자 변형의 장기적인 효과는 아직 알려지지 않은 게 있다고 한다.

유전자-편집은 유전체 내 ‘표적 외’ 편집의 위험이 있다. Verve사에 따르면 동물실험에서, 생쥐의 경우 ‘표적 외’ 편집은 발견하지 못했다고 한다. 또한 원숭이 실험에서 PSCK9의 변화가 유전된다는 어떤 증거도 발견하지 못했다고 한다. Verve사가 내년부터 시작해서 2025년 임상 2단계를 진행해서 얻고자 하는 것은 최선의 투여량을 정하는 것이다.

회사에서도 피실험자들을 14년 동안 추적 관찰할 것이다. 이는 FDA의 요구사항이기도 하다. “이는 유전자 편집에 관한 연구입니다. – 유전자를 영원히 바꾸는 거죠. 안전이 가장 중요한 항목이 될 것입니다. 특히 최근에 개발된 (PCSK9을 통해) 혈중 지질 수치를 낮추는 안전하고 효율적인 방법들이 있기 때문이죠.” Watson의 언론 브리핑에서 나온 말이다.  

<이글은 아래의 기사를 번역한 것입니다.>

Miryam Naddaf, 2023, First trial of ‘base editing’ in human lowers cholesterol – but raises safety concerns. Nature news 13 Nov 2023. doi: https://doi.org/10.1038/d41586-023-03543-z

<References>

R Hajar, 2019, PCSK9 Inhibitor: A short history and a new era of lipid-lowering therapy. Heart Reviews 20(2): 74-75,  doi: 10.4103/HEARTVIEWS.HEARTVIEWS_59_19

bottom of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