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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Ewe and Rechavi (2023)

동물에서 세대간 후생유전을 막는 세 가지 장벽 (2)

인간을 포함한 동물은 무슨 이유에서 인지 모르지만, 세대간 후생유전을 철저하게 막고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유성생식과정에서 일어나는 부득이한 현상도 포함되지만 무언가 재프로그래밍을 통해 다음 세대에서 새로이 적응하거나 형질을 획득하도록 설계된 것을 볼 수 있죠. 사실 부모세대에서 생긴 후성유전학적 변화는 결코 좋은 것이 아닙니다. 도리어 암을 유발하거나 노화를 일으키는 등의 바람직하지 않은 변화들이 여기에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죠. 그러니 부모의 후성유전학적 변화는 될 수 있는데로 제거하는 방향으로 진화하는 것이 유리하겠죠. 하지만 부모 세대에서 획득한 형질 중에는 삶에 득이되는 것도 있을 수 있고, 어쩌면 환경 변화에 따라 새로운 페러다임을 제공하는 생존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변화가 포함되어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이 진화의 역사 속에 입증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일부 후성유전학적 변화들이 세대를 넘어 유전될 수 있도록 길이 트여 있는 것이 유리할 수도 있겠는데요. 그렇다면 어떤 것이 좋은 형질이고 어떤 것이 나쁜 형질인지 구분해서 전해진다는 말인가요? 갈 수록 미궁에 빠지는 기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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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에서 세대간 후성유전을 막는 세 가지 장벽 (2)

2번째 장벽: 생식선에서 일어나는 후성유전학적 재프로그래밍 (2)

두 번에 걸친 생식세포의 후성유전학적 재프로그래밍(reprogramming)은 수정난(접합자, zygote)의 전분화능을 부여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때 DNA 메틸기를 포함한 histone단백질의 변형도 대부분 제거된다 (Hajkova et al, 2008; Guibert et al, 2012). 수정 직후 부계와 모계 DNA모두 능동적, 수동적 시토신 탈메틸화(cytosine demethylation)과정을 거치는데 뒤이어 곧 세포분화를 위한 메틸화가 일어난다. 생식선 세포에서는 착상 후 발생과정에서 생긴 메틸기를 다 제거하는 재프로그래밍 과정이 또 일어난다. 따라서 후성유전적 특성의 전달에 큰 장애가 된다. 하지만 극히 일부 전이요소(transposable element)를 비롯한 부위는 이런 재프로그래밍을 피해 세대를 건너 후성유전특성을 전달할 수 있다. 대표적인 경우가 쥐의 agouti gene 돌연변이로, 이 쥐는 먹이에 포함된 메틸-공여분자의 양이 많아 짐에 따라 털 색이 노란색에서 agouti색으로 변하는데, 이 효과는 2 세대까지 전달되고 3 세대에서는 사라진다. 이때 DNA 메틸화(methylation)가 일어나는 조절부위에 전이요소가 위치한다 (reviewed in Heard & Martienssen, 2014). 

여기서 한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C. elegans와 여러 무척추동물들의 경우는포유동물에서 볼 수 있는 cytosine methylation은 일어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대신 adenine N6위치에 methylation이 일어난다). 또한 포유동물이 아닌 척추동물 중에는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는데 DNA methylation을 사용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이들의 메틸화 양상은 초기 배아기에 급격한 재프로그래밍을 거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Ortega-Recalde et al, 2019; Xu et al, 2019). 하지만 이는 생물 종에 따라 나타나는 변이이고 많은 경우에 초기 발생이나 탈피나 변태와 같은 변혁기에 재프로그래밍이 일어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한 DNA methylation과 관계된 유전자들도 진화적으로 잘 보전되어 있는 것으로 미루어 적어도 동물의 경우는 DNA의 methylation이 후성유전학적 변화의 핵심인 것이 사실이다(Planques et al., 2021). 어쨋든 C. elegans도 완벽하진 않지만 생식세포가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재프로그래밍을 거치며 이때 히스톤3(H3)의 변형이 급격하게 제거된다. 이런 과정이 몇 차례 더 일어나지만 이런 재프로그래밍에도 불구하고 생식세포의 세포질에는 생식세포 과립(germ granule)의 small RNA와 유전자발현 조절에 관한 정보들이 남아 있다. 또한 C. elegans에서는 신경셰포를 비롯한 체세포에서 제공된 small RNA들에 의한 수평적 유전정보의 전달 때문에 부모 형질의 유전을 완벽하게 차단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3 번째 장벽: 체성세포의 후성유전학적 재설정 (somatic epigenetic resetting)

포유동물의 경우 착상 전(preimplantation)에 일어나는 재프로그래밍으로 배아 세포의 후성유전학적 변형이 대부분 제거한다. 이때 남아 있는 것은 생식세포의 각인(imprinting)된 유전자와 트랜스포손에 있는 표식들 정도이다. 이 과정은 생식선 세포가 만들어질 때 다시 반복되며 이때는 각인된 유전자도 제거되고 성별에 따라 다시 각인 유전자에 표식이 일어난다. C. elegans의 경우처럼 RNAi를 이용한 후성유전적 형질의 유전현상을 제외하면 유전자 발현양상이 세대를 넘어 유전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임을 알 수 있다. 

그런데 C. elegans의 경우도 RNAi를 이용한 유전자의 침묵이 전달되는 RNA-dependent RNA polymerase(RdRP)-mediated siRNA기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RNAi를 이용한 특정 유전자의 침묵이 다음 세대에게 전달되는 경우는 드물다. 즉, RNAi를 이용해 인위적으로 생식세포나 체세포에 유전자 발현을 knock down 시킨 실험의 경우, 다음 세대에서는 오직 생식세포에만 국한되어 나타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는 체세포의 후성유전적 형질을 제거하는 재설정이 일어나기 때문으로 생각되며 이를 “reverse-Weismann barrier(역-바이스만 장벽)”이라고 부른다. 즉, 생식세포에서 체세포로 전달되는 길이 막힌 것이다. 또한 수정 후에도 후성유전학적 특징이 생식세포에서 체세포에게로 전달되지는 못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C. elegans의 생식세포의 세포질은 생식세포로의 분화를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여기에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는 small RNA가 많이 존재하고 있다. 이 RNA들은 주로 부모세대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으로, 이런 RNA가 획득된 형질을 전달해주며, 이들은 생식세포에 존재하는 RdRP에 의해 증폭되어 생식세포에서 일정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 하지만 생식세포에 존재하는 RNA가 체세포로 수평전달되는 길은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에 “역-바이스만 장벽”이라고 부른다.

포유동물의 경우는 생식세포의 특수한 세포내 환경은 부모세대에서 만들어진 것 보다는 발생초기에 생식세포의 분열에 따라 새로이 만들어진다. 따라서 포유동물에서 후성유전학적 변화를 다음 세대로 전해주는 분자가 있다면 생식세포가 분열, 분화되는 과정에서 만들어져야 한다. 그리고 이렇게 생산, 전달된 분자는 다음 세대인 배아에 전달될 것이고, 그 다음 세대의 생식선 세포에서도 다시 만들어져야 한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희석되는 효과 때문에 다음 세대나 늘어난 생식세포에는 효과가 미미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특징들은 포유류에서는 C. elegans와는 다른 방식으로 차단이 되어 있을 것임을 암시하지만, 어쨌든 포유류의 배아세포들도 초기에 재프로그래밍이 일어나기 때문에 생식세포에 어떤 후성유전학적 표식이 있다해도 체세포로 전달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역-바이스만 장벽에 대해서도 예외의 경우가 알려지고 있다. Kaletsky 등(2020)의 연구에 따르면, C. elegans가 병원균인 P. aeruginosa(PA14)나, 또는 특이하게 “P11”이라고 부르는 박테리아의 짧은 RNA에 노출되면 이 박테리아를 회피하게 된다. 이런 학습 행동은 4 세대를 이어 유전되었다. 이때 dsRNA가 중요한 역할을 하며, dsRNA-mediated communication에 작용하는 SID-1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하지만 이후에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선충의 RNA와는 다른 박테리아의 short RNA가 생식세포에서 신경세포로 전달되면서 박테리아에 대한 회피행동이 전달된 것으로 보인다. 즉, 역-바이스만 장벽을 깨고 다음 세대의 체세포로 전달된다는 것이다.

위에서 언급한 3 가지 방식으로 동물에서 후성유전적 형질의 유전 현상은 철저하게 차단되고 있다. 이는 진화적으로 부모의 취득 형질이 자손에게 그대로 전달되는 것은 매우 불리하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후성유전적 형질은 다음 세대로 전해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최근의 연구는 주로 C. elegans를 통해 이루어 졌다. 따라서, 포유류를 비롯한 다른 동물에서도 이런 방식으로 후성유전학적 형질이 전달되는지, 그리고 RNA이외의 다른 분자 기전이 관여하는지도 중요한 질문이라고 할 수 있다. 생물들에 따라 어떤 후성유전학적 형질이 어떤 방식으로 유전되는지 밝혀지기 까지는 아직 많은 연구가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 이글은 아래의 논문을 요약하여 작성한 것이다.>

Ewe CK & Rechavi O, 2023, The third barrier to transgenerational inheritance in animals: somatic epigenetic resetting. EMBO reports 24: 256615

<요약에서 인용된 references>

Guibert S, Forne T, Weber M (2012) Global profiling of DNA methylation erasure in mouse primordial germ cells. Genome Res 22: 633 – 641

Hajkova P, Ancelin K, Waldmann T, Lacoste N, Lange UC, Cesari F, Lee C, Almouzni G, Schneider R, Surani MA (2008) Chromatin dynamics during epigenetic reprogramming in the mouse germ line. Nature 452: 877 – 881

Heard E, Martienssen RA (2014) Transgenerational epigenetic inheritance: myths and mechanisms. Cell 157: 95 – 109

Ortega-Recalde O, Day RC, Gemmell NJ, Hore TA (2019) Zebrafish preserve global germline DNA methylation while sex-linked rDNA is amplified and demethylated during feminisation. Nat Commun 10: 1 – 10

Planques A, Kerner P, Ferry L, Grunau C, Gazave E, Vervoort M (2021) DNA methylation atlas and machinery in the developing and regenerating annelid Platynereis dumerilii. BMC Biology 19: Article number 148.

Kaletsky R, Moore RS, Vrla GD, Parsons LR, Gitai Z, Murphy CT (2020) C. elegans interprets bacterial non-coding RNAs to learn pathogenic avoidance. Nature 586: 445 – 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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