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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수 자극으로 중증 파킨슨병 환자의 걸음을 되찾다.
파킨슨병(Parkinson's disease)은 알츠하이머병(Alzheimer's disease)과 함께 노년에 겪을 수 있는 심각한 퇴행성 질환으로 유명합니다. 의식은 있지만 몸을 마음대로 움직이지 못한다는 것은 어쩌면 환자에겐 더욱 무서운 일일 것 같군요. 통계에 따르면 2020년 전세계적으로 약 8백5십만명의 환자가 있고 우리나라의 경우 2016년 9만5천 여명에서 2020년 11만 명 이상으로 늘어 불과 5년 사이에 15% 이상 늘어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특히 나이가 들수록 유병률은 크게 증가하며 남성이 걸릴 확률이 더 높지만, 어리다고 또는 여성이라고 이 병에 걸리지 말라는 법은 없죠.
안타깝게도 아직 이 질환을 완치시킬 치료법은 없습니다. 다만 발병을 늦추고 증세를 호전시키는 치료법과 약들이 개발되어 예전에 비하면 비교적 진행을 늦출 수 있다는데 만족하는 정도입니다. 여기 소개한 연구도 파킨슨병을 치료한다기 보다는 증세를 호전시키는 방법으로 척수에 신경자극장치를 삽입하여 보행을 정상적으로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정도죠. 하지만 이것 만으로도 환자가 얼마나 삶의 질이 호전되고 기뻐하는지 비디오자료를 보면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런 치료법이 범용화되려면 비용문제를 비롯해 수 많은 난관이 있을 것이라는건 쉽게 짐작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옛날에는 꿈도 못꿨던 많은 일들이 실현되어가는 것을 보면서 파킨슨병뿐 아니라 척추손상이나 그 밖의 이유로 몸을 움직이지 못하는 사람들이 이런 장치의 도움을 받아 자신의 삶을 충분히 영위할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라는 걸 믿게됩니다.
척추 삽입물로 중증 파킨슨병(Parkinson's Disease, PD) 환자를 다시 걷게 할 수 있다.
비록 아직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지만, 이 기구의 전기 자극이 환자의 움직임에 도움을 준다.
실험 단계의 전기 자극기를 척추에 삽입하여 파킨슨병이 많이 진행된 환자의 운동성을 향상시켰음을 Nature Medicine에 보고 하였다. 이 기술은 Swiss Federal Institute of Technology in Lausanne(EPFL)의 연구진에 의해 개발된 것으로, 예전에 그가 하지 못했던, 보행과 주위 적응 등을 가능하게 해주었다. 파킨슨병은 제어가 안되는 행동과 조정의 어려움을 야기하고 점점 더 악화되는 경향이 있다.
이 치료법은 지난 2년간 그 효과가 유지되었다. “파킨슨병 말기에 발생하는 심각한 보행 장애를 치료하는 방법은 없었는데 이제 그가 걷는 걸 보니 감격스럽습니다.” EPFL의 신경전문의이자 본 논문의 주저자인 Jocelyne Bloch의 말이다.
하지만 이런 치료를 받은 사람이 한 명에 불과하다 보니 다른 이 질환 환자들에게도 효과가 있을 지는 불확실하다. 다음 단계로는 “무작위적이고 잘 설계된 임상을 진행하는 것이겠죠.” 이와 비슷한 연구를 하는 University of Louisville in Kentucky의 신경생물학자인 Susan Harkeman의 말이다.
이 방법이 파킨슨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의 걸음을 향상 시킨다는 것은 알려져 있지만, 그 결과는 미미하거나. 단기간 이거나 일정치 않는 면이 있었다. “연구자들은 감각기능을 조정하기 위해 이 기구를 척수 위쪽 이나 중간에 심는 경향이 있었지요.” 그녀의 말이다.
그런데 스위스그룹은 척수의 요추와 미추에 걸친 더 낮은 곳에 신경보조기구(neuroprosthesis)를 삽입했다. 그 곳에서 이 기구는 척수와 다리를 연결하는 신경망을 자극하는 것이다. 이미 이 연구진은 척수손상에 의한 하반신 불수의 사람들에게 성공적으로 적용한 바가 있고 파킨슨병 환자에게도 가능할 것으로 생각한 것이다.
이 치료를 받은 Marc Gauthier씨에 맞추어, 연구진들은 그의 걸음걸이를 분석하기 위해 그의 다리와 발에 센서를 달아 데이터를 얻었다. 그리곤 비정상적인 걸음을 보완해주는 자극이 무엇인지 찾아낸 것이다. 이런 비정상적인 걸음은 무릎 신장 신호나 엉덩이 근육의 수축이 미약한 데에 기인할 수 있다.
“우리의 전문성이라면 다리의 움직임을 아주 정확하게 하기 위해 척수를 어떻게 자극해야 하는지를 잘 이해하는데 있습니다.” 이 기술을 개발한 EPFL의 신경과학자인 Grégoire Courtine의 말이다. “이 연구의 새로운 점은 이런 지식과 기술을 파킨슨병에 적용했다는 것입니다.”
대규모 연구가 필요하다.
Courtine의 전략이 파킨슨병에대한 척수 자극의 옳바른 방향인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이 논문의 방법이 기존의 방법들에 비해 더 나은지는 더 많은 데이터가 나와봐야 알 것입니다.” Harkeman의 말이다. 척수자극이 파킨슨씨병 환자들의 보행 장애를 해결할 수 있는지 대한 연구가 수 십차례 있었지만 대부분이 참여 환자가 몇 명에 불과해 치료법의 효용성을 밝히기는 어려웠다. Harkeman에 따르면 이 분야의 대규모 연구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Bloch와 Courtine에 따르면 내년에는 6명의 환자에 대한 자극실험이 계획되어 있다고 한다. 한편 Gauthier는 치료 후 그의 삶에 질이 크게 향상되었다고 한다. 예전에 그에게 가장 어려웠던 점은 보행 중에 갑작기 다리가 움직이지 못하는 보행 경직(freezing of gait)이라고 한다.
“매일 5, 6번은 넘어졌죠.” 기자 간담회에서 말을 이었다. “그냥 집에 머무는게 나았죠. 그래서 3년전부터는 걷기를 멈춰야 했어요. 예를 들면 걸어서 가게에 가는 건 불가능했죠 왜냐하면 그곳은 보행 경직이 일어날 수 있는 환경이거든요. 하지만 이젠 그럴 일은 없습니다.” Gauthier는 예전에 건축사로 일 했었고 프랑스 Bordeaux시와 가까운 도시의 시장이기도 했다.
Gauthier는 예전에 파킨슨병과 관련된 치료를 받아왔다. Deep brain stimulation(DBS)치료도 받았는데 이는 뇌 깊숙한 곳에 신경보조기구를 삽입하는 것이다. DBS는 강직현상(rigidity) 등 몇 가지 증세를 완화시킬 수는 있었으나 보행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했었다.
이 연구에서 Courtine와 Bloch는 척수자극만으로 시행하는 경우와 DBS를 병행하는 경우를 비교했는데, 두 가지 자극을 같이 사용하는 경우가 최대 효과를 보였다.
Gauthier에 적용된 DBS system에 비해 최근에 나온 DBS기구는 뇌의 활동도 기록할 수 있어서 보행 경직 시에 나타나는 특이한 뇌 신호를 찾고자 한다. 이런 데이터를 모아 피드백 형태로 만들면 다리근육이 가장 필요할 때에 맞춰 척수에 자극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이글은 아래의 가사를 번역한 것입니다.>
Emily Waltz, 2023, Spinal implant helps man with advanced Parkinson’s to walk without falling. Nature News 06 Nov 2023. doi: https://doi.org/10.1038/d41586-023-03452-1
<원문 references>
Refer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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